주역으로 보는 세상 읽기(28)

변화의 도리

이응국 | 기사입력 2007/06/04 [13:43]

주역으로 보는 세상 읽기(28)

변화의 도리

이응국 | 입력 : 2007/06/04 [13:43]
  주역에서 음양을 말하고 있지만 괘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剛柔(강유)로써 설명한다. 물론 음양 속에 강유 역시 포함되는 것이지만, 이를 굳이 구별해서 설명하자면 음양은 하늘의 기운이 유행하는 이치로 말한 것이고, 강유는 形質(형질)로서 땅의 딱딱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표현한 것이다.

  「주역」설괘전 2장에 ‘옛날에 성인이 易(역)을 만드신 이유는, 사람들로 하여금 性命(성명)의 이치를 順(순)하게 따르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 때문에 하늘의 도를 세워서 말하기를 ‘음양’이라 하고, 땅의 도를 세워서 말하기를 ‘강유’라 하고, 사람의 도를 세워서 말하기를 ‘인의’라 한다’라고 하였으니 음양은 天道(천도)로서 말한 것이고, 강유는 地道(지도)로서 말한 것이다.

  그런데 ‘강’과 ‘유’는 본래 그 성질을 달리 하지만, 이들은 상대적인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게 된다. 상대적 관계 속에서 ‘강’과 ‘유’에는 ‘變化(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자는 그의 저서인「易傳(역전)」서문에서 ‘역은 變易(변역)이니 隨時(수시)로 變易(변역)해서 道(도)를 따르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주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자의 변역설과 관점을 같이 하면서도 “程伊川(정이천)이 역을 변역이라고 말한 것은 다만 상대적인 음양이 유행하는 것만을 말한 것이고 착종하는 陰陽交互의 이치를 말하지 않았으니, 역을 말할 때는 이 두 가지를 겸해야 한다.”고 하였다(주자어류 권65). 그리고 주자는 이를 ‘交易(교역)’이라 표현하고 있다. 남녀가 서로 사귀어서 자식이 생기듯이, 천지가 서로 사귀어서 만물이 생하는 것이다. 세상사는 이렇게 ‘음양’과 ‘강유’가 서로 사귀면서 변화하는 것이다.

  변화의 의미를 음양으로 구분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태극 모양의 그림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化 消 鬼 魄

   變 息 神 魂

 

  그림에서 보듯이 태극 모양이 머리와 꼬리가 서로 맞물려 있듯이 음양은 서로 포개져 있다. 낮과 밤이 서로 교대해서 하루가 이루어지듯이, 더위와 추위가 서로 왕래해서 일 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때 음이 극해서 양이 생하는 것을 ‘變(변)’이라 하고, 양이 극해서 음이 생하는 것을 ‘化(화)’라 한다. 이를 다시 표현하면, 오전 자시부터 기운이 점차 생하는 것을 ‘양기가 생한다’ 하며 이를 ‘변’이라 하고, 오후 오시부터 기운이 점차 쇠하는 것을 ‘음기가 생한다’ 하며 이를 ‘화’라 하는 것이다. 일 년으로 말하자면, 冬至(동지)에서부터 一陽(일양)이 생하기 시작해서 만물이 점차 소생하는 즉 无(무)에서 有(유)로 나아가는 것을 ‘變(변)’이라 하고, 夏至(하지)에서부터 一陰(일음)이 생하기 시작해서 만물이 점차 성장을 멈추고 죽어가기 시작하는 즉 有(유)에서 无(무)로 들어가는 것을 ‘化(화)’라 한다. ‘늙을 로(老)’자 아래에 ‘화(匕)’자를 쓴 것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운의 旺衰(왕쇠)로 말하자면 양기가 생하는 것을 ‘息(식)’이라 하고 음기가 생하는 것을 ‘消(소)’라 한다. 흔히 말하는 “너 요즘 소식이 어떠하냐?”라는 말은 즉 ‘음양지사가 어떠하냐?’라는 뜻이다. 또한 이를 만물의 자취로서 말하자면, 物(물)이 생해서 오는 것을 ‘神(신)’이라 하고 物(물)이 돌아가는 것을 ‘鬼(귀)’라 하니, 이는 음양의 신령한 뜻으로 말한 것이다. 사람 몸속의 신령한 기운으로 魂魄(혼백)을 말하는데, 魂(혼)은 양으로 정신을 뜻하고 魄(백)은 음으로 體魄(체백)을 말한다. 따라서 魂飛魄散(혼비백산)이라는 말은, 혼은 양신이므로 죽어서는 구천으로 날아가서 흩어지게 되고, 백은 음신이므로 죽어서는 땅 속에 들어가 땅으로 화해버린다는 것이다. 이 모두가 변화의 도를 여러 가지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역시 유념할 것이 있다. 이러한 변화의 도를 밖에서만 찾으려고 해서는 주역을 수천 번 읽어도 不通(불통)한다. 오직 내 마음 속에서 그 변화의 도를 찾아야 한다. 吉凶(길흉)의 이치는 비록 주역 책 속에 있지만, 避凶趣吉(피흉취길)의 道(도)는 내 마음 속에 있기 때문이다. 길흉은 밖에서 오는 것이지만, 변화의 도는 내 마음에 있는 것이다.

  모든 글이 마찬가지이겠지만 주역 또한 그 이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선 용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용어에 대한 定義(정의)가 불명확하면 여러 번 글을 읽어도 깊은 글맛을 모르지만, 기본적인 용어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글을 읽게 된다면 아마도 무릎을 쳐 가면서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大學(대학)」의 글에 ‘아는 것을 지극히 한 뒤에 뜻이 성실해진다(知至而后에 意誠)’라는 말이 있다. 즉 사람의 行實(행실)은 精誠(정성) 여하에 달려 있지만 그 정성을 이루려면 먼저 알지 않고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 일이 선한지 악한지를 알지 못하면서 어찌 정성을 들일 수가 있겠는가? 주역에 대한 용어를 정확히 이해함은 주역의 도를 알기 위한 捷徑(첩경)이며, 주역의 도에 들어가기 위한 關門(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 필자는 대전광역시 유성문화원과 학회에서 주역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14:00~16:00 : 주역상경.(학회강의실)
매주 목요일 19:00~21:00 : 주역기초.(유성문화원)
매주 화요일 19:00~21:00 : 대학중용.(학회강의실)
※ 수강료 : 50,000원 / 월

☞ 연락처 : 대전동방문화진흥회 (042)823-8812
 
광고
광고
이응국의 주역강의 많이 본 기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