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으로 보는 세상 읽기(25)

卦爻에 대하여

이응국 | 기사입력 2007/05/14 [15:43]

주역으로 보는 세상 읽기(25)

卦爻에 대하여

이응국 | 입력 : 2007/05/14 [15:43]
 1. 변화의 도, 爻
  주역의 글은, 문자 이전의 卦(괘)나 爻(효)라는 일종의 상징부호로 그 의미를 드러내기 때문에 먼저 괘효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가 주역을 배우려는 목적은 천지자연의 이치를 통해서 人事(인사)를 알려는 것이다. 따라서 주역의 도를 표현하고 있는 괘효의 의미를 모르고 주역을 대한다면 이는 沙上樓閣(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이 된다.

  爻(효)는 變化(변화)의 道(도)를 밝힌 것이다.「주역」계사전에 ‘효는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爻者言乎變者也]’ 한 것처럼 세상사는 때와 더불어 항상 변화하고 있다. 무엇이 변화한다는 말인가? 天地間(천지간)에는 一氣(일기)가 있으니 그 一氣가 流行(유행)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一氣는 무작정 흐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법칙을 가지고 흐른다. 하루로 비유하자면 子時(자시)에서부터 午時(오시)에 이르는 午前(오전)은 陽氣(양기)가 생하는 때이고, 未時(미시)에서부터 亥時(해시)에 이르는 午後(오후)는 陰氣(음기)가 생하는 때이다. 이러한 양기의 흐르는 상태를 ‘動(동)’이라 말하고, 음기의 고요히 그쳐있는 모습을 ‘靜(정)’이라 표현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음양은 주역상의 용어다. 이 氣(기)가 ‘동’하고 ‘정’하는 원리를 주역에서 陰陽(음양)이라 정의한 것이다. 기운이 음양으로 유행하기 때문에 하루의 밤낮이 생기고 일 년의 사계절이 있어 순환 반복하는 것이다. 동정의 모습을 또한 주역에서는 ─과 ­­--의 부호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 를 陽爻(양효)라 하고, --를 陰爻(음효)라 부른다.

  爻(효)라는 글자를 破字(파자)해 보면, 乂(예)가 중첩한 상이니 乂(예)는 ‘사귈 예’라는 訓(훈)과 音(음)을 가진 글자로서 즉 음과 양이 사귄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를 상하로 중첩한 것은 하늘에서도 음양이 사귀고 있지만 땅 아래에서도 剛柔(강유)가 사귀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세상만사 모두가 음양 밖을 벗어나지 못한다. 모두가 음양 안에서 존재하고 음양이 변화하며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주역」에서는 爻(효)에 대해 여러 군데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 중 계사하전 1장에서는 ‘爻(효)라 하는 것은 본받는 것이다(效)’ 하였고, 계사하전 3장에서는 ‘효라 하는 것은 천하의 움직이는 것을 본받는 것이다[爻也者 效天下之動者也]’라 하였는데 이를 잘 음미해 보면 學易之人이 천지자연의 이치를 본받는다는 뜻임을 알 수 있다. 결국 ‘效’라는 글자도 破字해 보면, ‘爻’에 모자(亠)를 씌어 형식을 갖추고 글(攵)로 장식한 것이니, ‘效’와 ‘爻’는 같은 뜻이 되는 것이다. 또한 변화하는 도로서의 爻는 天地人(천지인) 三才(삼재)를 망라한다.

  「주역」계사하전 9장에 말하기를, ‘역을 책으로 만든 것이 廣大(광대)하고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서 天道(천도)가 있으며 人道(인도)가 있으며 地道(지도)가 있다’ 했으니 곧 삼재의 도를 말한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말하기를 ‘道(도)에 變動(변동)이 있으니 고로 爻(효)라 말한다’ 했으니 도가 삼재 모두에서 변동하므로 효 역시 삼재 모두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陰爻(음효)와 陽爻(양효)의 모습에 대해서 최근의 학자들이 古代(고대) 生殖器(생식기)를 崇拜(숭배)하던 사상에 연유하여 양효는 男根(남근)에서 음효는 女根(여근)에서 근원한 것으로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최근의 설이 아니다. 옛날 명나라 때의 來瞿塘(래구당) 선생의 설이 이와 유사한데, 구당 선생의 陽에 대한 설명을 대략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陽爻[─]는 마치 나무 작대기[標竿]와 같으므로 고요할 적에는 온전히 있다가[專] 동할 적에는 뻣뻣해져서[直] 實(실)하므로 베풀기[施]를 주로 하고 홀로[奇]하니 양의 모습이 되며, 陰爻[--]는 마치 대문의 두 문짝과 같으므로 고요할 적에는 닫혀 있다가[翕] 동할 적에는 열려서[闢] 虛(허)하므로 계승함을 주로 하고 짝[偶]하니 음의 모습이 된다’ 하였다. 그러나 이 또한 주역에서 나온 말이니 온전히 구당 선생의 설이라고 볼 수는 없다.

  「주역」계사상전 6장에 ‘저 역이 넓고도 크다[夫易 廣矣大矣]’ 하면서 다시 말하기를 ‘저 乾은 고요할 적에는 온전히 있다가 동할 적에는 곧게 되니 이 때문에 커지며, 저 坤은 고요할 적에는 합해 있다가 동할 적에는 열리게 되니 이 때문에 넓어지니라[夫乾은 其靜也 專하고 其動也 直이라 是以 大生焉하며 夫坤은 其靜也 翕하고 其動也 闢이라 是以廣이 生焉하나니...]’ 했으니 건곤의 덕에 대한 이 말을 구당 선생이 음효와 양효의 모습으로서 풀이해서 설명한 것이다.

  세상사 모두가 음양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음양의 원리로 변화하고 있다. 주역은 천지자연의 이치를 설명한 책이다. 「주역」계사상전 4장에 ‘역이 천지와 더불어 똑같다[易이 與天地準이라]’라고 했다. 準(준)은 수준기를 말하는데, 수준기(準)는 좌우의 평평함을 재는 기구니 易이 천지와 더불어 복사판처럼 똑같다는 말이다. 역을 천지와 비교해볼 때 마치 수준기로 잰 것처럼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기 때문에, 옛날의 聖賢(성현)들이 주역의 글을 통해서 天文(천문)을 살피고 地理(지리)를 살펴서 幽明(유명)의 연고를 알았으며 死生(사생)의 說(설)을 알고 鬼神(귀신)의 情狀(정상)을 안 것이다.

  주역 속에서 음양의 爻(효)를 ‘본받는다’는 뜻으로 새김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이다. 따라서 역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일 없을 때 책을 읽든지, 일이 생겼을 때 점을 치든지 간에 卦爻(괘효)를 통해서 천지자연의 이치를 본받으려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천지자연의 도에 符合(부합)해 나가는 것이며, 부합이 되었을 때 비로소 避凶趣吉(피흉취길)이 되는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 필자는 대전광역시 유성문화원과 학회에서 주역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14:00~16:00 : 주역상경.(학회강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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