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역활'이 아니라 '역할', '역할'이 아니라 '할 일'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성제훈 박사 | 기사입력 2007/08/03 [13:21]

우리말, '역활'이 아니라 '역할', '역할'이 아니라 '할 일'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성제훈 박사 | 입력 : 2007/08/03 [13:21]

안녕하세요.

아침에 뉴스를 들으니 낙태율 이야기하면서
'남아선호사상'이라는 말을 하더군요.
선호... 며칠 전에 말씀 드렸듯이,
일본말에서 온 '선호'보다는 '좋아함'이 좋습니다.

다른 뉴스는,
텔레반에 잡혀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구하고자 우리나라 정부가 인질범들과 직접 만날 것이라고 하네요.
그 뉴스를 전하면서,
"우리나라의 역활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한 방송에서 이야기했습니다.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역활'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다만,
"자기가 마땅히 하여야 할 맡은 바 직책이나 임무"라는 뜻으로 '역할(役割)'이라는 낱말이 있는데,
이마저도 국립국어원에서 '구실', '소임', '할 일'로 다듬었습니다.
실은 役割(やくわり[야꾸와리])라는 일본말에서 온 게 바로 이 '역할'이거든요.

텔레반 인질범들과 우리나라가 직접 협상을 하기로 했다니,
우리나라 정부가 할 일이 더 커졌습니다.
아무쪼록 이야기가 잘 되어
하루빨리 우리나라 사람들이 풀려나길 빕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설레임 >> 설렘]

토요일은 언제나 기분이 좋습니다.
늦잠을 잘 수 있잖아요.
아침에도 거실에서 뒹굴며 텔레비전 리모컨으로 여기저기 채널을 바꾸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자막이 있더군요.
어떤 방송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사람 소개시켜줘'라는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기분좋은 설레임'이라는 자막을 내 보내더군요.

왜 그리 '설레임'을 좋아하는지...
'설렘'이 맞다고 그리 악을 써도 제 목소리가 작아 들리지 않는지...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리다."는 뜻의 낱말은
동사 '설레다'입니다.
'설레다'가 동사의 기본형이므로
명사를 만들려면 뒤에 '-ㅁ'만 붙이면 됩니다.
곧, 동사 '설레다'의 명사형은 '설레임'이 아니라 '설렘'都求?

다움 검색창에서 뉴스에 '설렘'을 넣고 검색하니
2,447건의 뉴스가 나오고,
http://tab.search.daum.net/dsa/search?nil_suggest=btn&w=news&oldw=news&sw=news&q=&rlang=0
'설레임'을 넣고 검색하니
1,587건의 뉴스가 나오네요.
http://tab.search.daum.net/dsa/search?nil_suggest=btn&w=news&oldw=news&sw=news&q=&rlang=0

다행입니다.
틀린 '설레임'보다 맞는 '설렘'의 검색 수가 더 많아서...

저는 오늘 오후에 이천에 갑니다.
누나네 밭에다 네 살짜리 딸과 두 살짜리 아들을 풀어놓고,
저와 아내는 그늘에 누워,
저는 이봉원 님이 보내주신 '국새'라는 소설을 읽을 것이고,
아내는 이명지 님이 보내주신 '중년으로 살아내기'라는 산문집을 읽을 예정입니다.
부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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