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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리터의 단위는 특수문자나 필기체로 쓴 ℓ이 아닙니다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성제훈 박사


안녕하세요.

요즘 또 휘발유 값 이야기가 나오네요.
과연 진실이 뭘까요?

며칠 전에 정부가 내 놓은 석유제품 실제판매가와
정유사가 말하는 이윤이 서로 맞지 않다고 합니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힘없는 백성은 머리가 혼란스럽네요.

"정유사들이 대리점과 주유소에 넘긴 휘발유의 실제 세전 가격이 ℓ당 563.32원이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여기서 'ℓ'를 좀 볼게요.

리터는 미터법에 따른 부피의 단위로
10cmx10cmx10cm 크기의 상자에 물을 가득 채웠을 때의 분량입니다.
곧, 10x10x10=1000 세제곱 센티미터죠.
부피는 길이를 세 번 곱한 것입니다.
따라서 부피의 단위는 길이의 단위인 센티미터를 세 번 곱한 세제곱 센티미터입니다.
이런 1000세제곱센티미터를 나타내기 불편해서 만든 게 1리터입니다.

이 리터의 기호는 ℓ이 아니라 'l(알파벳 소문자 엘)'입니다.
이게 숫자 1과 헷갈리니까 'l(알파벳 대문자 엘)'도 쓸 수 있게 했습니다.

리터의 단위는 특수문자나 필기체로 쓴 ℓ이 아니라
소문자나 대문자 알파벳 엘(l, l)입니다.

언제부터 그랬느냐고요?
1979년부터 그랬습니다.
파일을 붙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리터의 단위가 ℓ로 나와 있습니다.
다행히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큰사전에는 'l'(소문자 엘)로 정확하게 나와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정부에서 7월부터 si단위를 쓰라고 하면서
이런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평을 쓰지 말고 세제곱미터를 쓰라고 하고,
돈을 쓰지 말고 그램을 쓰라는 말은 많이 해도,
리터의 단위가 흔히 쓰는 ℓ이 아니라는 것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더군요.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자리끼/밤잔물]

오늘이 말복입니다.
"복날마다 벼는 한 살씩 나이를 먹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줄기마다 마디가 있는 벼는
복날마다 마디가 하나씩 늘어나는데
이것이 곧 벼의 나이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본거죠.
이 마디가 셋이 되어야만 비로소 이삭이 패게 됩니다.
오늘이 복날이니 이제 곧 벼에 이삭이 패겠죠?

진짜로 오늘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요즘 날씨 덥죠?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그러다 보니 밤에 자다가 일어나 물을 찾게 됩니다.

바로 그런 물,
"밤에 자다가 마시기 위하여 잠자리의 머리맡에 준비하여 두는 물"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 있습니다.
바로 '자리끼'인데요.

'자리'는 잠자리의 준말이고,
'끼'는 끼니를 말합니다.
말 그대로,
"잠자리에서 먹는 끼니"가 바로 '자리끼'입니다.

그리고 "밤을 지낸 자리끼"는 '밤잔물'이라고 합니다.
밤에 잠을 잔 물이니 '밤잔물'이 맞잖아요.

우리말 참 멋지죠?

한 대접의 물일 뿐인 자리끼,
그렇지만 마시는 사람에게는 목마름을 씻어주는 자리끼.

저도 누군가의 목마름을 씻어줄,
시원한 자리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 꿈이 너무 큰가요?

[예전에 보낸 편지에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습니다]

어제 보내드린 편지에서

"자기네 나라를 일으켜 세우거나 힘을 기르고자 야수지는 것은 뭐랄 수 없으나,"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야수지는이 아니라 야수는이 맞습니다.
틈이나 기회를 노리다는 뜻의 낱말은 야수지다가 아니라 야수다 이므로
야수는 것은...이라고 써야 합니다.
다만,
"너무 야수지만 말고 용기를 내라."처럼 쓸 수는 있습니다.

ljy???님께 우리말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주소를 알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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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8/01 [13:20]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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