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기일 엄수가 아니라 날짜를 꼭 지키는 겁니다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김기석 기자 | 기사입력 2007/06/13 [11:01]

우리말, 기일 엄수가 아니라 날짜를 꼭 지키는 겁니다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김기석 기자 | 입력 : 2007/06/13 [11:01]
안녕하세요.
 
우리말 편지에서 가끔 공문서에 있는 잘못된 점을 꼬집는데요.
오늘도 그런 것을 하나 짚어야겠네요.
며칠 전에 받은 공문을 보니
'oo까지 기일 엄수하여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되어 있네요.
 
'공문서'는
"공공 기관이나 단체에서 공식으로 작성한 서류"입니다.
당연히 깨끗한 우리말을 써야 하고 공문을 받는 기관이나 사람에게 예의를 갖춰야 합니다.

관공서에서 보낸 문서라고 권위를 내세우면 안 됩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관공서가 국민에게 권위를 내세웁니까?
엄수(嚴守)는
"명령이나 약속 따위를 어김없이 지킴"이라는 뜻이긴 하나
국립국어원에서 '꼭 지킴'으로 다듬은 말입니다.
 
국가기관인 국립국어원에서 다듬은 말을
같은 국가기관이 공문을 보내면서 쓰면 안 되죠.
그건 세금 낭비로 국민의 따끔한 꾸중을 들어도 쌉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아직 다듬지 않은 말도 앞장서서 다듬어 써야 할 곳이 바로 관공서입니다.

깨끗한 우리말로 글을 써야 하는 게 바로 공문서고요.
그래야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이 제 할 일 다 하는 겁니다.
'엄수'라는 쓰레기 낱말을 쓰면서 권위를 앞세운 공문을 만들면 안 됩니다.
 
'oo까지 기일 엄수하여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oo까지 꼭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나
'oo까지 날짜를 지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로 바꿔쓰시면 됩니다.
공무원이 똑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섭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이대일 >> 이 대 일]
짜릿한 역전승 보셨죠?
참 멋진 경기였습니다.
요즘 국민의 모든 신경이 월드컵 경기에 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부화뇌동(附和雷同)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이번 기회에 경기와 관련 있는 우리말이나 맞춤법을 소개하는 것도 뜻깊은 일인 것 같아,
월드컵 기간에는 그런 우리말이나 맞춤법을 중심으로 우리말편지를 쓸게요.
 
다음 경기도 '이대일'로 이기길 빌면서,
오늘은 '이대일'의 띄어쓰기를 알아볼게요.
 
여기에 쓰인 '대'는,
대할 대(對), 또는 상대 대 자로,
'사물과 사물의 대비나 대립을 나타내는 말'을 뜻합니다.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 개인 대 개인, 지상 대 공중, 청군 대 백군처럼 앞 낱말과 띄어 씁니다.
 
따라서,
이대일도,
'이 대 일'로 띄어 써야 합니다.
다음 경기도,
이 대 일로 이기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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