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최대값과 최댓값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성제훈 박사 | 기사입력 2007/06/06 [00:40]

우리말, 최대값과 최댓값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성제훈 박사 | 입력 : 2007/06/06 [00:40]

안녕하세요.
 
이곳에서 차를 빌려서 타는데 기름값이 싸서 참 좋네요.
우리나라에서는 '휘발유 값 사상 최고치 눈앞'이라는 기사를 며칠 전에 본 것 같은데...
어쩌려고 이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최대값, 최소값, 절대값 따위를 배웠습니다.
그 뜻이 뭔지는 다 아실 것이고,
오늘은 그 쓰기입니다.

교과서에는
최대값, 최소값, 절대값이라고 나와 있지만
맞춤법규정에 따르면 최댓값, 최소값, 절댓값이 맞습니다.
최대, 최소, 절대가 한자지만 값이 순 우리말이라서 두 낱말이 합쳐져 한 낱말이 될 때 사이시옷을 넣어줘야 합니다.
 
이렇게 교육부에서 만든(?) 교과서와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맞춤법이 달랐다가,
작년 6월 교육인적자원부와 국립국어원이
현행 어문규정에 따라 표기법을 단일화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교과서에 최대값이라고 나올지라도 앞으로 만들 교과서에는 최댓값이라고 나올 겁니다.
 
그러나
'최고치'는 '최곳치'가 아니라 '최고치'가 맞습니다.
왜냐하면, 뒤에 오는 낱말이 된소리(ㄲ,ㄸ,ㅃ,ㅆ,ㅉ)나 거센소리(ㅊ,ㅋ,ㅌ,ㅍ)이면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다는 규정 때문입니다.

이미 알고 계셨죠?
제발 휘발유값이 더는 오르지 않기만을 빕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건데기 >> 건더기]
어제는 전투가 좀 치열했습니다.
오늘, 아침밥을 먹으면서,
밥 몇 술과 국물만 끼적끼적 억지로 먹었더니,
이를 본 딸내미가 저에게 한마디 하네요.
 
'아빠, 국물만 먹지 말고 건데기도 먹어야 키가 쑥쑥 크지!'
평소 엄마에게 들었던 말을 때를 잘 맞춰 저에게 써먹네요.
속은 쓰리지만 어찌나 귀여운지...
그 김에 한 수 가르쳐줬죠.
 
'아빠에게는 먹는다고 안 하고 드신다고 해야 하고,
이건 '건데기'가 아니라 '건더기'고,
어른에게는 크가 쑥쑥 큰다고 하지 않고 건강하시다고 해야 하는 거야, 알았지?, 자 다시 해봐!'
 
세상 밖에 나와 31개월 동안 열심히 살아온 딸내미가,
한참을 생각하더니, 드디어 입을 열더군요.
'아빠, 국물만 드시지 말고 건더기도 드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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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빨리 깨지!!!! '
허걱!,
저 술 다 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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