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일터에 나왔습니다. 어제저녁에 술을 마셨거든요. 어제저녁은 그동안 우리 과에서 일했던 머드러기 박남건 박사가 제주도 난지농업연구소로 돌아가는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습니다. 3년이 넘게 타향에서 남들을 위해 고생하다 이제야 돌아가게 된 박 박사님의 눈가가 촉촉하더군요. 어제는 다들 건하게 먹었습니다. 그러니 다들 거나해졌죠. 해닥사그리한겁니다. 오늘은 건하다와 거나하다를 알아볼게요. 흔히, 저녁을 푸짐하게 먹었을 때 '거나하게 먹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건하게 먹었다'고 해야 합니다. '건하다'는 그림씨(형용사)로 "아주 넉넉하다."는 뜻입니다. '거한 술자리'는 '건한 술자리'라고 해야 하고, '거한 환송회'는 '건한 환송회'라고 해야 합니다. 어젯밤 박 박사님 환송회 때 건하게 먹었습니다. ^^* '거나하다'도 그림씨(형용사)로 "술 따위에 취한 그 기운이 몸에 돌기 시작하는 상태에 있다."는 뜻입니다. 거나한 목소리, 거나하게 취한 얼굴, 술기운이 거나하게 돌다처럼 씁니다. 어젯밤에 건하게 먹고 거나한 얼굴로 들어갔습니다. ^^* 이 '거나하다'의 준말이 '건하다'입니다. 앞에서 본 넉넉하다는 것과 같은 '건하다'죠. 그래서 헷갈리나 봅니다. 정리하면, '거나하다'는 술 취한 것을 뜻하고, '건하다'는 넉넉한 것을 뜻합니다. 다만' 거나하다의 준말이 건하다이므로 건하게 취한 얼굴도 말이 됩니다. 다시 한번 박남건 박사님의 복귀를 축하드리고, 박 박사님의 앞날에 항상 기쁨과 행복이 함께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분향소/빈소] 어떤 분은 저에게 조심스럽게 조언을 하십니다. 하루에 두 번씩 우리말편지를 보내면 읽는 사람이 소화불량에 걸린다고... 그러나 저는 꼭 보내고 싶은 내용을 보내지 않으면, 밤에 잠이 안 오고, 낮에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아마 어젯밤에 상상플러스 내용을 보내지 않았으면 잠을 자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 이 우리말편지를 보내지 않으면 오늘 하루가 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제가 싫으시면 '수신거부'를 살포시 눌러주세요. 오늘은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셨던 고 이종욱 님의 장례가 있는 날입니다. 평생을 빈곤국가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세계보건기구에 몸을 바친 고 이종욱 사무총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소식에 세계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애도에 동참하면서, '빈소'와 '분향소'의 차이를 알아볼게요. '빈소'는, '상여가 나갈 때까지 관을 놓아두는 방'으로, 사람이 죽으면 빈소는 한 군데밖에 없습니다. 고 이종욱 님의 빈소는 아마도 제네바에 있을 겁니다. '분향소'는, '영정을 모셔놓고 향을 피우면서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곳'으로, 여기저기에 많이 차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 이종욱 님의 분향소가 un 본부에도 있고, 서울대학교에도 있을 수 있는 겁니다. 어제, 5월 23일 자 경향신문 1면에 '이종욱 who 사무총장 순직'이라는 꼭지의 기사가 있는데, 맨 끝 문장이, '빈소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의대 구내 함춘회관 1층 사랑방에 마련됐다.'이네요. 아마도, 기사를 쓴 기자가 '빈소'와 '분향소'를 착각했나 봅니다. 인터넷에서 보니, 연합뉴스도 그런 착각을 했네요. http://www3.yonhapnews.co.kr/cgi-bin/naver/getnews_new?0420060522101002001 20060522 2001 서울대 의대에 있는 것은, 고 이종욱 님의 시신이 있는 '빈소'가 아니라, 명복을 비는 '분향소'입니다.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애도(哀悼) : 사람의 죽음을 슬퍼함.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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