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으로 보는 세상 읽기(16)

神妙萬物(신묘만물)의 수 72

이응국 | 기사입력 2007/03/12 [13:24]

주역으로 보는 세상 읽기(16)

神妙萬物(신묘만물)의 수 72

이응국 | 입력 : 2007/03/12 [13:24]
  하늘의 중심은 北極星(북극성)이다. 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二十八宿(28수)가 포진하고 그 사이에 북두칠성이 돌고 日月五星(일월오성)이 운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땅의 중심은 어디일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崑崙山(곤륜산)이라고 말하고 있다.「성리대전」을 보면 ‘천하의 산맥이 곤륜에서 일어났다.’ 하니 모든 산은 곤륜산을 조종 삼는 것이다. 곤륜산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세 갈래로 나뉘어져 용이 꿈틀거리듯 뻗어 내려가니, 이 중 한 갈래가 위쪽으로 달려가 혈을 맺은 곳이 바로 백두산이다.

  그런데 천하의 중심지인 곤륜산의 主峰(주봉)이 七十二峰(칠십이봉)을 이루고 있다 한다. 이 산맥의 運氣(운기)는 개암고원으로 연하여 長白(장백)산맥으로 이어져 白頭山(백두산)이 솟았고, 또한 이 산맥은 금강산으로 뻗어내려 一萬一千五百二十峰(일만일천오백이십봉)을 형성한 것이다. 이 11,520이라는 수는 주역에서의 64괘인 384효를 노양과 노음의 책수로서 합산한 것으로 ‘만물의 수’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萬物(만물)’이란 바로 주역의 11,520의 수를 줄여서 말한 것이다. 또한 금강산 봉우리를 일컫는 ‘일만이천봉’이라는 용어도 만물지수인 11,520의 수를 개략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즉 곤륜산의 정기가 금강산에 이르러 활짝 피었다는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일만이천 봉우리의 장엄함을 한갓 감상적으로만 노래한 것은 아닐 것이다. 옛 선현들은 天機(천기)를 보고 우리나라에 장차 일만이천의 도통군자가 나올 것임을 예언한 것이다.

  그런데 일만이천 꽃송이가 피어오른 금강산 精華(정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남쪽으로 뻗어내려 이 동북간방 최남단인 지리산으로 이어져 있다. 지리산의 주봉 역시 칠십이봉이라고 한다. 곤륜산이 72 봉우리로 出脈(출맥)해서 다시 72 봉우리로 끝을 맺은 것이다. 처음과 끝을 72라는 數理(수리)로 표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곤륜산의 72 봉우리는 先天期數(선천기수)로서 꽃을 피웠고, 우리나라 지리산의 72 봉우리는 후천기수로서 꽃 피울 것임을 말하려는 것이다.

「택리지」에서 우리나라의 산수에 대해 말하기를, ‘대저 古人(고인)이 말하기를 우리나라는 노인형국으로 亥坐巳向(해좌사향)이 되니 서쪽을 향하여 開面(개면)해서 中國(중국)에 拱揖(공읍)하는 모양이므로 예로부터 중국과 친하게 지냈다.’ 하니, 이는 중국과 우리나라는 황해(서해)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하는 모습으로 설명한 것이다.

  일찍이 하나라를 세웠던 우임금이 治水(치수)할 당시에 단군의 아들인 夫婁(부루)를 塗山(도산)이라는 곳에서 만나 오행치수의 법을 전수받았으므로 그 은공을 잊지 못해서 동쪽으로 물줄기를 향하게 했다는 말이 있다. 이 때문인지 중국은 곤륜산을 중심으로 山川(산천)이 동쪽 우리나라를 향하고 있고, 우리의 산천은 서쪽 중국을 향하고 있다. 이는 주역의 雷火豐卦(뇌화풍괘)에서 말하는 초효의 ‘遇其配主(우기배주)’와 사효의 ‘遇其夷主(우기이주)’의 의미와 같은 형국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또한 택리지에서 말하기를, ‘우리나라는 千里(천리)나 되는 물과 백리나 되는 들이 없으므로 거인이 나지 않는다. 西戎(서융) 北狄(북적)과 東胡(동호) 女眞(여진)들이 중국에 들어가서 황제가 되지 않은 자 없었는데 유독 우리나라에만 없었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어찌 지형의 大小(대소)로써 인물의 대소를 논할 수 있겠는가? 무릇 산천의 기운은 하늘의 일월성신의 감응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人傑(인걸)이 태어나서 제왕이 되고 안 되고는 그 사람의 德(덕)에 말미암는 것이지 地力(지력)에만 의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러하다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반도국가인 로마가 그 옛날 어찌 세계를 制覇(제패)할 수 있었을 것이며, 영국이나 가까운 일본도 帝國(제국)으로서의 역량을 어찌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인가! 또한 중국의 聖山(성산)인 곤륜산을 살펴본다 하더라도, 물길 향하는 곳이 용맥의 달려 나가는 곳이니 곤륜산의 한 가지가 동쪽으로 치달아서 結穴(결혈)한 곳이 백두산이요 백두산의 龍脈(용맥)이 꺾여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오다 大海(대해) 앞에서 멈추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용의 脈絡(맥락)을 나무에 비유한다면, 꽃이 피고 과실이 열리는 일은 가지 끝에서 이루어지는 법이므로 즉 그 나무의 생기처는 동북간방에 위치한 우리나라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고려해 볼 때, 한 나라의 발흥이라는 것은, 단지 위치나 모양에 의한 것이 아니라 때와 기운이 응집되어 있어야 가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제 후천에 이르러 終萬物始萬物(종만물시만물)하는 東北艮方(동북간방)의 우리나라가 후천의 개벽을 여는 선두주자로서 勃興(발흥)하리라는 것을 역대 선현들은 누누이 강조했던 것이다.

  공자의 삼천제자 중 身通六藝者(신통육예자)가 72인이라 했으니, 이는 요임금의 도를 후천에 전하려는 묘수를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또한 우리나라에 현인 72인이 있다는 秘傳(비전)도 같은 맥락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72라는 수는 요임금이 바둑판으로 전한 72 用數(용수)요 신묘만물의 수로서 예사롭지 않은 수임을 알 수 있다.
▶ 필자는 대전광역시 유성문화원과 학회에서 주역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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