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조림

성제훈 박사 | 기사입력 2005/11/17 [10:48]

갈치조림

성제훈 박사 | 입력 : 2005/11/17 [10:48]

안녕하세요.

어제는 제가 근무하는 회사의 전 대장님이 오셔서 점심을 사 주시더군요. ^^*
덕분에 갈치조림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갈치조림...
갈치'조림'인지 갈치'졸임'인지...

'졸임'은 '졸이다'의 명사형으로
'마음을 졸이다'처럼 조마조마한 심리 상태를 나타낸 말로,
속을 태우다시피 초조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졸이다'는 '졸다'의 사동사로,
찌개를 졸이다/장이나 젓국을 졸이다처럼 씁니다.

'졸다'는
"찌개, 국, 한약 따위의 물이 증발하여 분량이 적어지다."는 뜻으로,
간장이 햇볕에 졸다/찌개가 바짝 졸았다.처럼 씁니다.

"생선살이나 채소 따위를 양념하여 간이 충분히 스며들도록 국물이 적게 바짝 끓이다."
또는 "국물 없이 바특하게 끓이다"는 뜻의 단어는,
'조리다'입니다.
생선을 조리다/멸치와 고추를 간장에 조렸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생선을 양념장에 국물 없이 끓인 음식은 '생선 조림'이 맞습니다.
당연히 '갈치조림'이죠

헷갈리시죠? ^^*

"여러 가지 재료를 잘 맞추어 먹을 것을 만듦"이라는 뜻의 명사가,
'조리'이므로,
갈치를 써서 먹을 것을 만들었기 때문에 '갈치조림'이다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오늘은 내용이 좀 길어지네요.
말 나온 김에,
"토막 친 갈치를 양념하여 조린 반찬"은,
'갈치 조림'일까요, '갈치조림'일까요?
띄어쓰는 게 맞을까요, 붙여 쓰는 게 맞을까요?

얼마 전에 말씀드렸듯이,
'갈치조림'이 사전에 있으면 붙여 쓰고, 없으면 띄어쓰시면 됩니다.
쉽죠?
'갈치조림'은 사전에 있으므로 붙여서 '갈치조림'이라고 쓰시면 됩니다.

대장님! 어제 갈치조림 참 맛있었습니다. ^^*

알아서 하는 애프터서비스 ^^*

"국물 없이 바특하게 끓이다"에서 '바특하다'는 단어의 뜻은?
[바트카다]로 읽고,
1. 두 대상이나 물체 사이가 조금 가깝다.
2. 시간이나 길이가 조금 짧다.
3. 국물이 적어 톡톡하다.

여기서는 당연히,
"국물이 적어 톡톡하다"는 뜻으로 썼죠.

그럼 '톡톡하다'는? ^^*
"국물이 바특하여 묽지 아니하다."라는 뜻으로,
된장찌개가 톡톡하게 되었다.처럼 씁니다. 

[삼가하세요 >> 삼가세요]

오늘은 일이 있어서 좀 일찍 나왔습니다.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하늘이 참 맑고 깨끗하네요.
모든 일이,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맑고 깨끗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

아침에 잠깐 도서관에 들렀습니다.
도서관 벽면에 있는 글귀가 생각나네요.
“... 하므로, ...는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고 문구에 흔히 나오는 말인데, 참 거슬립니다.

국어사전에 ‘삼가하다’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라는 뜻의 단어는,
‘삼가다’입니다.
‘말을 삼가다, 어른 앞에서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처럼 씁니다.

‘삼가다’가 기본형이므로,
활용을 하면 ‘삼가, 삼가니, 삼가면, 삼가게’가 되겠죠.
따라서,
‘삼가했으면’, ‘삼가해’는
‘삼갔으면’, ‘삼가’로 써야 바릅니다.
‘하다’를 덧붙여 쓸 필요가 없는 말입니다.

당연히,
‘흡연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흡연을 삼가주십시오.’로 고쳐야 옳습니다.
즉,
‘삼가하세요.’라고 쓰면 안 되고 ‘삼가세요’라고 써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꺼리다’도
‘꺼리지’, ‘꺼리고’, ‘꺼리게’ 따위로 활용하여 쓰므로
‘꺼려하지 마세요’라고 쓰면 안 되고
‘꺼리지 마세요.’라고 써야 합니다.

행복이란... 
생각하기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진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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