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선, "마음고생 말로 다 못해"

법원의 무죄 판결은 '사필귀정' 그래도 '억울'

김기석 기자 | 기사입력 2005/08/29 [09:32]

이재선, "마음고생 말로 다 못해"

법원의 무죄 판결은 '사필귀정' 그래도 '억울'

김기석 기자 | 입력 : 2005/08/29 [09:32]

  이재선 한나라당 대전시당 위원장이 오랜만에 밝게 웃었다.
 
  2002년 대선 직전 한나라 당에 입당 한 뒤 5천만 원을 지원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재선 위원장이 25일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 받은 뒤 본지와 만나 그동안 쌓아두었던 소감을 피력했다.
 
  이 위원장은 "사필귀정으로 무죄가 선고 될 줄 믿고 있었지만 몇 년 동안 '돈 받고 한나라 당에 간'정치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슴 아팠다"고 술회했다.
 
  이 위원장은 당시 돈 받은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여 "선거 때면 중앙당에서 지역구로 선거자금을 내려 보내는 건 상식"이라며 "노무현 후보도 당시 지역구에 선거자금을 내려 보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내가 받은 돈은 당시 다른 의원들보다 1/4의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언론과 여당에서 이를 문제 삼아 집중적으로 보도함으로써 그 뒤 17대 총선에서 낙선했다"고 주장하고 "명예회복을 위한 법적 절차를 중앙당과 상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자신의 수사를 맡았던 검사가 공소유지가 어려울 거 같자 사건 배당을 스스로 포기한 사연 등을 들려주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재판이 끝나는 날 까지 시민들에게 당당하게 다가 설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염홍철 대전시장의 한나라당 탈당·열린우리당 입당을 그냥 지켜 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내가 탈당을 한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염시장을 강하게 비판 할 수 없었다"고 전하고 "그러나 염시장의 탈당과 나의 탈당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나는 당시 대선정국에서 대통령 후보를 내지 못하는 불임정당에 있을 수 없어 탈당해 여당도 아닌 야당으로 갔지만 염홍철 시장은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대전시장으로 만들어 준 한나라 당을 탈당해 권력을 쫓아 여당으로 간 것이니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런 사실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릴 길이 없었고 특정 언론에서는 무조건 '철새'라고만 낙인찍어 총선에서 실패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며 "나의 무죄가 밝혀진 이상 앞으로는 이 같은 사실들을 당당하게 밝히고 여당의 독선에 대해서도 강력한 견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선 위원장은 대전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을 극구 부인하며 "난 정치인이지 행정가가 아니다. 대전시장 후보는 훌륭한 분을 찾아내 시민들에게 선보일 것"이라며 자신은 다음 총선에 '올인'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한나라당 대전시당이 제일 어려운 시절에 1년 넘게 맡았던 시당 위원장 시절을 회상하며 가장 힘들었던 일로 '탄핵사태'를 꼽았고 자신의 재판과 염시장 탈당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법원의 무죄 판결로 자신감을 회복한 이재선 위원장이 한나라 당에 어떤 활력을 불어 넣을지 주목된다.
 
  한편 한나라당 대전시당은 이재선 위원장의 뒤를 이어 오는 9월 2일 강창희 전 의원이 새로운 시당 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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