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분당 교훈에서 본 중부권 신당 진로

분열을 통한 통합주장은 위선, 자민련과 재통합 바람직

정광일 기자 | 기사입력 2005/07/18 [15:11]

민주당 분당 교훈에서 본 중부권 신당 진로

분열을 통한 통합주장은 위선, 자민련과 재통합 바람직

정광일 기자 | 입력 : 2005/07/18 [15:11]

  노무현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적 등돌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태동된 있는 중부권신당 창당움직임이 당초 계획 보다는 주춤거리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지난 4.30 재보선에서 자민련이 아닌 새로운 당을 만들 것이라는 공약 하나로 충청권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승리한 후보가 있었다는 사실은 충청권 유권자들이 오랫동안 지역정서를 대변해온 현재의 자민련 보다는 새로운 당의 출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정치결사체 출현에 대한 이같은 지역적 기대감에 힘입어 중부권신당 출현이 급물살을 탈 것 같았던 당초 예상과 달리 그 속도감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중부권신당을 구상하는 주류세력들 모두가 기존 자민련 출신이기 때문에 중부권신당은 역설적으로 자민련의 완전한 분당을 의미한다.
 
  자민련을 쪼게고 또 다른 정당을 만든다는 것은 표면적으로 충청권 분열을 의미할 수 밖에 없다.
 
  일부 해당지역 정치인들 중에는 '중부권'신당이 아닌 '전국적'신당이라고 그 용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지금까지 논의되는 현상은 분명 중부권 신당임에 틀림이 없다.
 
  때문에 현재 논의되고 있는 중부권신당 창당구상은 기존의 지역당이라고 할 수 있는 자민련의 분당이라는 논리를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자민련 이인제의원이 뒤늦게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새로운 당을 만들겠다는 인사들과 이를 비난하고 있는 자민련 인사들이 공감하는 큰 목표를 놓고 방법론에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공동의 목표를 위한 공동의 방법론을 찾아보자고 중재에 나선 것이다.
 
  이 시점에서 2003년 초 민주당 분당 과정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대통령의 당선으로 재집권에 성공한 민주당 안에서 '개혁정치'이라는 외침으로 분당을 감행했던 과정과 소수의 충청지역당으로 전락한 자민련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자민련을 탈당해 새로운 당을 만들어야한다고 신당창당 준비세력으로 남아있는 일부 인사들의 처지가 비숫하다.
 
  집권당이었던 민주당에서 일부 세력이 이탈해 열린우리당을 만들었고, 오랜 기간동안 충청권 당으로 인식되어온 자민련에서 일부가 이탈해 중부권 신당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기존의 집단을 박차고 나가는 정치세력은 그 때나 지금이나 모두가 통합과 화합, 새로운 정치개혁을 외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자민련의 분당과 중부권신당 창당준비는 현재 그  속도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예측하기는 이르지만 이미 끝난 버린 민주당 분당과 열린당 창당의 결과 속에서 값진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 교훈은 매우 간단명료하다. 분열을 조장하면서 통합을 외치는 것은  사기극이라는 것이다. 비록 쪼게는 대상이 작은 것이고 외치는 통합이 엄청 큰 것일지라도 분열을 통한 통합의 외침은 허구이고 위선이라는 것이다.
 
  민주당도 분당 과정에서 온갖 고통이 있었다. 분당만은 안된다고 삭발 단식을 하는 인사들도 있었고, 구시대인물들이 섞여 있는 상황에서 그들과 함께는 절대로 정치를 할 수 없으니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힌 인사들도 있었다.
 
  극단의 두 세력 사이에서 통합신당을 만들자는 인사들도 있었지만 결국 노무현대통령의 '안개속 의중'에 따라 집권당이 쪼게지는 세계민주정치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 후 결과는 어떤가? 민주당과 다시 통합하는 길만이 살길이라는 주장이 열린당 전당대회에서 과정에서 쏟아졌고, 민주당으로부터 "쪼겔 때는 언제고 웬 합당이냐"는 비아냥 속에  급기야는 민주당과의 합당 차원을 넘어 이제는 한나라과 연정을 하자고 읍소해야 하는 처절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질 않는가,
 
  이것이 바로 분열을 조장하면서 통합을 외친 위선의 결과 아니겠는가, 국민지지도 10%대로 전락한 집권당의 원죄는 국민통합 정치개혁 운운하면서 민주당을 쪼겐 것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정치집단은 시대의 변화를 이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부단히 자체 혁신을 통해 변화를 거듭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시대를 이끌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한 당시 민주당도 정권 재창출에 맞는 변화를 필요로 했다. 또한 충청권 지역당으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한 자민련 역시 변화하는 지역정서와 정치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강력한 자기혁신을 필요로 한다. 자민련 일부가 이탈해 중부권 신당을 만들겠다는 것을 선언했다는 것은 자민련이 시대변화에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치집단이 자기혁신을 능동적으로 해낼 수 없을 때 내부 분란이 싹트고 이것이 다시 분당과 분열로 이어져 1회성 정당이 출현, 민주정치의 꽃이라는 정당정치의 생명과 역사를 단절시키는 정치후진성을 보여주고 있다.
 
  임기절반을 넘긴 노무현 정권의 열린우리당이 민주당과의 분당을 통렬히 후회하고 있고, 집권세력의 이탈로 하루아침에 초라한 초미니 야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의 열린당에 대한 분노가 아직도 남아있는 현재의 상황은 열린당 출현이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의 시작이 아닌 국민분열과 정치불안의 잉태였다는 생생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분열을 통한 통합 주장은 허구라는 것이다.
 
  중부권 신당이든 전국적 신당이든 이제는 더 이상 분열을 통한 통합주장의 허구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살던 집을 개축할 것이냐, 신축할 것이냐, 아니면 새 집으로 이사할 것이냐의 문제는 다 같이 함께 산다는 대전제를 갖고 논의하는 것이 순리다.

  다 함께 산다는 것이 목표이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이 신당만들기냐 아니면 자민련 리모델링이냐, 아니면 신당추진세력과 자민련의 재통합이냐 하는 것 아닌가?
 
  한국정치사에 방법론이 다르다고 목표를 걷어 차버린 어리석음은 열린우리당 하나만으로 족하지 않을까? 방법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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