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도 진땀 뺐다?

다한증 - 두피, 안면, 손, 발, 겨드랑이 부위에 주로 나타나

이윤경 | 기사입력 2005/05/09 [22:19]

토니 블레어도 진땀 뺐다?

다한증 - 두피, 안면, 손, 발, 겨드랑이 부위에 주로 나타나

이윤경 | 입력 : 2005/05/09 [22:19]

  지난 5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토니 블레어가 이끄는 노동당이 창당 이후 처음으로 3회 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노동당 당수이자 영국의 총리인 블레어는 45세의 젊은 나이로 전 세계 지도자들 가운데 최연소 기록을 달성하며 ‘영국의 케네디’라는 극찬을 받을 만큼 내내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그런 그에게도 한때 진땀을 빼게 만드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다한증(多汗症)이다.

  1994년 그가 노동당 당수로 선출됐을 당시, 연설 중에 팔을 치켜 든 순간 겨드랑이 부분이 땀에 흠씬 젖어 있는 모습이 tv 등을 통해 방송됐다. 그는 평소 손에도 땀이 많이 나서 지지자들과 악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처럼 남들보다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려서 문제가 되는 다한증은,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질환이지만 심한 경우 사회생활을 하는데 무리가 올만큼 심각한 경우가 있다. 비단 여름뿐 아니라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슬그머니 나타나 브레이크를 걸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100년만의 더위가 찾아온다는 일기예보에 다한증 환자들이 일찌감치 긴장하고 있다. 보는 사람은 잘 모르지만 겪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장애로 다가오는 다한증의 치료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흉부외과 김도형(金度亨) 교수(042-611-3159)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일상생활에 지장 줄 만큼 땀나면 다한증

   다한증은 쉽게 말해 땀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극도의 긴장상태나 세밀한 작업 및 집중하여야 할 상황에서 교감신경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두피, 안면, 손, 발, 겨드랑이 부위에 과도한 땀이 나는 경우이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국소 부위에 과도한 땀이 나는 것이 느껴지거나 그 부위에서의 체온 저하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손·발바닥, 겨드랑이, 안면 등 병소 다양

 다한증은 기본적으로 일차성 다한증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구분된다.

 일차성 다한증은 그 원인을 모르며, 빈도는 전체 인구의 0.6-1%정도에서 발생한다. 주로 젊은층에 많고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많다. 또 다한증 환자의 약 25-50%에서는 가족력을 보인다. 이차성 다한증의 경우 주로 갑상선기능항진증, 비만, 당뇨병, 폐경기 등의 후유증이나 갈색종, 전립선암 등의 호르몬 치료 후에 발병한다.

  땀이 주로 많이 흐르는 부위에 따라 구분하는 방법도 있다

  1) 손바닥-발바닥 다한증 : 긴장하거나 더우면 손,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증상으로 손바닥피부염이 생길 수 있고, 기구를 다루거나 인체접촉 하는 데 불편하다.

  2) 겨드랑이 다한증 : 겨드랑이 부위에 땀이 많이 나서 옷이 젖을 정도로 심한 경우를 말한다. 흔히 액취증과 혼동될 경우가 있다. 액취증의 경우는 겨드랑에 존재하는 아포크라인 한선에서 과도한 분비가 있어 악취가 나는 경우를 말하며 겨드랑 다한증의 경우는 교감 신경 과민 반응에 의한 땀샘의 과도한 분비에 의한 땀의 분비 증가를 말한다.

  3) 안면 다한증 : 가벼운 긴장이나 갑갑한 기분이 들면 얼굴과 머리털이 젖을 정도의 땀이 흐르는 증상이다.
 
  지속적, 반복적인 내과 치료 필요

  치료방법은 일반적으로 내과적 치료와 외과적 치료로 나눌 수 있는데, 내과적으로는 극도의 긴장상태를 제거해 주는 항불안제제나 수면제, 항콜린제 투여 등이 있으며, 그 이외에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이온영동법을 사용하거나 해당 부위에 구루타알데하이드․염화 알루미늄․타닌산 등의 약물을 피부에 직접 바르는 방법이 있으나 이 경우 피부의 착색 및 접촉성 피부염 등의 부작용이 심해 최근에는 그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그리고 보톡스를 반복적으로 피하에 주사를 놓는 방법이 있으며 액화부위나 등쪽 척추 옆, 경부의 하부 등에 선택적으로 주사 바늘을 삽입하여 고농도의 알코올의 약제를 투여해 선택적으로 교감신경을 마비시켜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런 내과적 방법들은 지속적, 반복적 치료가 필요하다.
 
 땀샘 조절하는 교감신경 전도 차단 수술

  땀샘을 조절하는 교감신경 전도를 차단하는 수술로 다한증을 치료할 수 있다. 수술이 간단하며 수술 후 대부분의 경우 발한의 감소하여 많은 사람들이 다한증의 치료로 선호하고 있다. 현재 교감 신경을 차단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 교감 신경 줄기의 신경 전도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줄기 절단술과 클립 차단술이 있다. 줄기 절단술은 말 그대로 교감 신경 줄기를 자르는 방법으로 수술 방법도 간단하며 100%에 가까운 수술 성공률을 보인다. 클립 차단술의 경우 내시경용 티타늄 재질의 클립을 이용하여 교감신경 전도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수술 후 후유증 발생 시 1-3개월 이내 클립을 제거하면 수술 이전의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위의 방법들은 광범위한 교감 신경의 전도를 차단한다는 단점이 있다.

  둘째, 척추 신경에서 교감 신경 줄기로 들어오는 신경 가지를 절제하여 손이면 손, 얼굴이면 얼굴 등 해당 부위의 땀샘의 교감 신경 전도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교감 신경 교통지 절제술이 있다. 다른 방법에 비해 어려워 수술 경험이 많은 일부의 병원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다한증 치료에 가장 이상적인 수술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을지대학병원 흉부외과 김도형(金度亨) 교수는 “모든 수술 방법은 2mm 주사침 흉강내시경으로 전신마취 하에 시행되며 흉터가 거의 없고 당일 입원, 수술, 퇴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또한 수술 후 통증이 적고 미용적인 효과뿐만이 아니라 수술 후 사회생활의 복귀도 빠르며 수술 즉시 효과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인다.
 
   보상성 다한증 등의 합병증 최근 현저히 줄어

  수술 후 일반적으로 보이는 출혈, 혈종, 통증, 기흉, 호너증후군, 마취 후의 예기치 못한 합병증 등이 있을 수 있다.

  특히 다한증 수술 후의 발생하는 보상성 다한증은 수술 후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점으로 최근 다한증 수술의 예가 늘어나면서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보상성 다한증은 수술 후 감소된 수술 부위의 땀의 양이 다른 부위에서 발생하거나, 교감 신경 자극 차단 때문에 뇌의 발한 조절 기능의 혼돈을 유발하여 발생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환자에서 발생하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기후가 습도가 높아 서구인들보다는 보상성 다한증을 느끼는 비율이 높다.

  보상성 다한증은 대부분의 교감신경 수술을 시행한 환자에서 발생하지만 그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수술 방법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며 극히 일부에서는 평생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교감 신경 교통지 절제술은 과거의 교감 신경 줄기를 절제하는 방법에 비해 현저한 보상성 다한증의 발생률 및 정도를 줄일 수 있어 환자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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