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해체 위기, 류근찬 의원 탈당

‘자민련 해체, 충청권신당 합류에 차질 빚어’

김종연 기자 | 기사입력 2005/04/14 [11:21]

자민련 해체 위기, 류근찬 의원 탈당

‘자민련 해체, 충청권신당 합류에 차질 빚어’

김종연 기자 | 입력 : 2005/04/14 [11:21]


 자민련소속 국회의원 류근찬 의원이(보령, 서천) 14일 11시에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자민련 탈당기자회견을 가졌다.
 
 류근찬  의원은 자민련을 탈당한 뒤에 심지사와 뜻을 같이 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와 관련해 자민련 소속 이시우 보령시장과 최용묵 계룡시장, 진태구 태안군수도 18일 자민련을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8일 류근찬 의원은 이인제, 김낙성 의원과 함께 심대평 도지사와 김학원 대표 측에 전달했던 ‘자민련 해체, 충청권신당 합류’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지난 8일 김학원 대표는 “충청권 단일화를 위해서 자민련을 해체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며, 지난 달 30일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과의 보수대연합 구축’에 관한 한나라당과의 교감을 밝힌 적이 있어 자민련의 정책상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류근찬 의원은 김학원 대표가 ‘한나라당과의 보수대연합 구축’을 발표할 때부터 “과거 자민련을 와해시키기 위해 광분했던 한나라당과 교감을 하다니 김 대표의 사당인갚라고 광분한 적이 있으나, 류 의원은 탈당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사표시를 한 적이 있다.

 류 의원이 자민련을 탈당하고 심지사와의 교감을 나누면서 김학원 대표가 밝힌 ‘자민련 해체, 충청권신당 합류’ 의사는 수그러들 것으로 보이고 있으며, 이로써 이인제 의원과 김낙성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류 의원의 결정에 따라 이인제 의원과 김낙성 의원이 자민련 탈당을 결정하게 되면 자민련의 해체는 불가피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자민련 해체 후 한나라당 출신인 김학원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류근찬 의원 탈당 성명서


 小利를 탐하기 보다는 大義를 선택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보령, 서천 주민 여러분,
그리고 자유민주연합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4월 14일)부로 제가 그동안 몸담아 왔던 자유민주연합을 탈당하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 2003년 4월, 30년 가까운 기자생활을 정리하면서, 제 생의   나머지를 대한민국의 정치발전과 고향인 충남 보령, 그리고 서천 발전을  위해 바치고자 그해 6월에 자민련에 입당해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4월 총선거에서 저는 자민련 후보로 충청남도 보령, 서천선거구에서 출마해 우리 지역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17대 국회의원에 당선, 현재까지 의정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스럽게도 제가 속해있는 자민련은 지난 총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았습니다.

지난 95년 전국 정당으로 출범했던 자민련이 한때는 원내 50석이 넘는 막강한 힘으로 정권을 창출하는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국회의원 4명의 초미니 정당으로 그 위상이 추락해 소수 지역 정당으로서의 역할마저도 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이처럼 자유민주연합이 충청인을 포함한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당을 변화시킬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또한, 자민련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신행정수도를 둘러싸고 드러난 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간의 충청에 대한 몰이해와 정략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석고대죄를 해도 부족하다는 점을 깊이 자책하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새로운 시대와 변화된 환경 그리고 지역민심을 아우르기 위해 더 이상 자민련에 남아서 해야 할, 할 수 있는 역할이 남아있지 않다는   비참한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자민련이라는 정당이 충청인 뿐만 아니라 전국의 수많은 당원  동지,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에게 더 이상 희망을 주거나 기대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의 희망과 기대가 될 수 있는 것처럼 허세를 부리는 것은 크나큰 배신행위라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이제 자민련은 그 명이 다됐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해야합니다.

지금의 욕되고 구차스런 겉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스스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만이 그나마 자민련이 영원히 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달 초 김 학원 대표에게 必死卽生 必生卽死(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정신을 발휘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 바 있습니다.

즉, 기득권에 집착하여 小利(소리)를 탐하기보다는 자민련이 이미 그 명이 다 됐음을 인정하고 당을 해체하는 것이 자민련의 지지기반인 충청의 정서이고, 정치발전이라는 大義(대의)에 충실 하는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인제, 김 낙성 의원과 함께, 자민련을 탈당해 새로운 정치 결사체를 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심 대평 충남지사와 김학원 대표가 더 큰 그릇을 만들기 위해서 합의해야 할 사항을 중심으로 3개항 (◆신당  창당 노력, ◆4.30 재보선 이후 자민련 해체, ◆재보선에서의 협력)을 제안하는 등 충청도민의 의지와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미력이나마 노력을 다  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심대평 지사가 이 제안의 수용을 유보한 채 미국에  출장을 간 사이, 정작 충남 아산지역에서는 후보조차 내지 못한 자민련   김대표는 얼마 전까지 한솥밥을 먹다 당을 나간 무소속 정진석 후보에 맞서기 위해 당내 현역의원들 조차도 잘 모르는 사람을 후보로 내세우고 급기야는 어제(4월 13일) 충남 연기에서 후보 사무소 개소식까지 서둘러 치름으로써 공멸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습니다.

함께 망하는 것이 뻔한 것을 어떻게 그냥 지켜 볼 수만 있겠습니까?

김 대표는 어제의 당 행사에 저를 포함한 현역의원 3명이 불참한 이유를 깊이 새겨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김대표는 자민련의 ‘발전적 해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발전적’이라는 수사는 자민련을 해체하겠다는 김대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더해  주는 발언이라고 봅니다.

자민련을 해체시킨 뒤 더욱 발전시키자는 뜻이 아니지 않습니까?
자민련은 조건 없이 해체돼야 합니다.

그 바탕위에 500만 충청인과 국민의 정서, 그리고 기대를 담아낼 수 있는 큰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제 이런 목표를 향한 불씨를 키워야 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도로 자민련’이나 ‘충청당’이 아닌, 절망에 빠져있는 충청에 희망을 불어넣고 국가발전을 이뤄낼 새로운 전략과 비전입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4.30 재선거는 이러한 희망의 싹을 틔우는 놓칠 수 없는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변화를 갈망하는 많은   사람들을 또다시 깊은 암흑과 좌절의 터널에 몰아넣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저부터 그 작은 불씨를 키우고 막힌 물꼬를 트기 위해 앞장서려고 합니다.

존경하는 보령, 서천 주민 여러분,
그리고 자유민주연합 당원 동지 여러분!

자민련의 오늘이 있기까지 희생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시면서 한 가닥  회생의 믿음으로 버텨 오신 여러분들에게 안타깝게도 앞장서 당을 떠나는 저의 충심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탈당에 따른 비난과 비판 그리고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2005년 4월 14일

      국회의원 류  근  찬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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