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과 '자민련' 무슨차이?

순환임기제 약속 파기 놓고 아웅다웅

김기석 기자 | 기사입력 2005/03/16 [20:38]

'녹색당'과 '자민련' 무슨차이?

순환임기제 약속 파기 놓고 아웅다웅

김기석 기자 | 입력 : 2005/03/16 [20:38]


 1980년대 초반 독일의 녹색당은 당시로서는 전혀 생소한 '의원임기 2년순환제'라는 독특한 정책을 내놔 유럽사회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 뒤 운영과정에 대한 비효율성이 문제가 되어 86년 5월 하노버 당대회에서 전격 폐지 될 때 까지 녹색당의 '의원임기 2년순환제'라는 담론은 한 시대를 풍미하고 아직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에 반해 20여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 대전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의 '순환임기제'가 지역정가에 파열음을 내고 있다.
 
 한국노총 대전광역시지역본부 이종호 의장은 대전시의회 임시회 회기 첫 날인 16일 건장한 남자 수십명과 함께 대전시의회에 찾아와 송인숙의원(자민련 비례대표)에게 2000년 지방선거 당시 약속한 2년순환임기제를 지키라고 촉구했다.
 
▲이날 이종호 의장은 송인숙 의원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조직을 위해서라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 김기석

 
 이종호 의장의 주장에 의하면 2002년 당시 자민련 비례대표 1번으로 내정됐었으나 한나라당에서 비례대표 1번을 여성계 인사로 줬기 때문에 시장선거에 나선 홍선기 시장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비례대표 1번을 송인숙 현 의원에게 양보하고 대신 자신은 2년후 하반기 임기가 시작되는 2004년에 비례대표직을 물려받기로 약속을 하고 시지부위원장 지구당위원장이 모여 서명까지 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송인숙 의원의 대리인으로는 남편인 s씨가 서류에 서명을 했다고 전한 이종호 의장측은 이 서류를 현 자민련 사무처장인 오정섭씨가 보관하고 있는데 나설 처지가 되지 않자 분실했다고 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인숙 의원은 "자민련으로 영입당시 2년만 하기로 했다면 안 했을 것이다. 너무 분하고 원통해 어떡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런 서류가 있다는건 듣도보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종호 의장측이 서명 할 당시 참석했다는 당시 자민련 인사들은 한결같이 딱부러지게 대답하지 못하고 '난처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2002년 지방선거당시 택시노조대전지역본부장였던 이종호씨와 같이 부본부장으로 활동하던 현 택시노조 서성욱 본부장은 작년봄에도 같은 사안을 가지고 송인숙 의원에게 비례대표직을 사퇴해 약속을 지킬것을 요구했더니 송인숙 의원이 "전반기도 안 끝났는데 왜 이러느냐"는 말을 했다고 전하며 "이제는 정리를 해야겠다. 내일 오전에 산별 대표자회의를 열어 향후의 투쟁방침에 대해 상의하겠다"고 말해 송인숙 의원이 의원직을 양보해 줄 때까지 계속 항의 할 것임을 내비쳤다.
 
 서본부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민련은 한국노총과 택시노조 노조원들을 이용해 먹은거 밖에 되지 않는다. 아직 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당시 공탁금마저도 당비로 귀속당해 못찾고 있다"고 말해 비례대표 문제에 돈문제도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이종호의장과 서성욱 본부장은 "밀약 자체가 정당한 행위가 아니지 않느냐"는 지적에 "인정한다"고 답하면서 "그것때문에 여태 조용히 참아 왔지만 송인숙 의원이 계속 버틴다면 이미지가 나빠지는걸 각오하고 끝장을 볼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간단치 않은 행보를 보일 것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일과 관련 당시 자민련 관계자가 한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자민련도 힘들고 한나라당도 힘든데 왜 자꾸 이런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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