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없는 진동, 웰빙의 ‘적’

한국인의 진동에 대한 주관적 반응 측정

정현주 | 기사입력 2005/03/15 [11:03]

표준 없는 진동, 웰빙의 ‘적’

한국인의 진동에 대한 주관적 반응 측정

정현주 | 입력 : 2005/03/15 [11:03]

 트랙터, 자동차, 마사지 기계의 공통점은?

 바로 진동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물리량이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운동 에너지’로 정의되는 진동은 한번에 강력한 충격을 주지는 않지만 규칙적인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 마치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이 말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생활계측그룹 박세진 박사팀은 한국인의 진동에 대한 주관적 반응과 생리적 인체영향을 측정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진동에 의한 인체영향평가 지표’를 개발하였다.
 
 인간공학적 쾌적 환경 확립을 목표로 개발된 이 평가지표는 진동에 대한 한국인의 주관적 반응과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량 등을 측정하여 진동이 일으키는 감성적, 생리적 변화 정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흔들리는 차나 배에 탑승했을 때 멀미와 어지럼증 등의 불쾌한 감정이 생긴다. 박세진 박사팀은 물체의 질량에 따라 전달되는 진동의 정도가 다르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체형에 따라 진동에 대한 불쾌감 정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100여 명의 한국인 피험자들에게 불쾌감을 유발하는 10 hz이하의 저주파 진동을 적용한 후 안락함 정도를 설문한 결과, 한국인이 불쾌함을 느끼는 진동의 주파수 및 세기가 국제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iso 2631에 제시된 규격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와 같은 사실로 확립된 한국인 주파수가중함수에 따르면 같은 진동에 대해 서양인보다 상대적으로 체형이 작은 한국인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연구팀은 자율신경계의 심전도와 피부전기저항 등의 생체신호 및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량 측정 등을 통하여 진동이 어떠한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는지 밝혀내었다. 진동을 적용한 전후와 적용 중 혈액을 채취하여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cortisol(코티솔) 등이 진동에 노출된 후 서서히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어 진동이 스트레스 유발에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대형공사 장비 및 운송수단의 진동 등 산업 발전이 가속화됨에 따라 진동을 유발하는 시설과 환경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작업장에서 사용되는 진동공구의 발달과 보급은 진동에 의한 물리적, 심리적 불편을 유발하여 작업수행 능력을 저하시키고 직업관련 질병을 유발시킬 뿐만 아니라 관련제품의 품질을 저하시킨다.
 
 우리나라의 2000년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사례 가운데 진동·소음 분야가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1차 산업 종사자의 직업관련 외상의 약 40%가 진동에 의한 척추손상, 바이브레이션신드롬 등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진동에 의한 인체영향평가에 대한 임상학적인 접근과 구체적인 지표의 체계화에 대한 연구는 그 중요성에 비해 미진한 상태이다.
 
 박세진 박사팀이 확립한 ‘진동에 의한 인체영향 평가지표’는 생리적 반응의 측정을 통하여 진동에 의한 인체영향에 대해 임상학적인 실험방법을 체계화하고 정량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우수성과 창의성이 돋보인다.
 
 앞으로 이 평가지표는 우리나라 작업장의 특성과 한국인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작업장 위해인자의 예방 및 개선에 지침서로 활용되고 관련 법규 및 규정의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전망이다. 아울러 작업환경에서의 진동에 의한 인체영향 및 노출한계 등을 정량적으로 제시함으로서 직업 관련 질환의 예방 및 방진 장갑이나 매트 등의 제품 생산에도 기여 할 수 있다.
 
 이러한 진동환경관련 예측/계측/분석 기술은 국민의 경제활동 더욱 활성화시킬 뿐 아니라, 이동수단의 승차감, 주거환경에서의 쾌적감과 안락감을 추구하는 웰빙 시대에 부응하는 신산업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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