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이 네오콘에게 명분과 기회 제공

추미애 전의원 오랜만에 홈페이지에 글 올려

김기석 기자 | 기사입력 2005/03/14 [14:03]

9·11이 네오콘에게 명분과 기회 제공

추미애 전의원 오랜만에 홈페이지에 글 올려

김기석 기자 | 입력 : 2005/03/14 [14:03]

 미국으로 외유를 떠난 뒤 정치적 발언에 대해 자제를 해 오던 추미애 전의원이 오랜만에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 '4·30 재보선 경기 부천원미갑 민주당 후보'로 추미애 전의원이 언급되고 있는 시점에 추의원은 "저의 발언이 곡해와 오해로 덧씌워져 도로 제게 화살처럼 꽂히던 편치 않았던 일이 많았기에 인사드리는것도 망설여졌다"고 말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조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추전의원은 "미국에서 국제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있다"고 전하며 "네오콘들이 이끌어온 미국의 패권추구가 국제사회로부터 지탄 받을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침 9·11이 그들에게 적절한 명분과 기회를 제공해줬다"고 말해  정확히 1년전 탄핵사태당시를 잊지 못하고 있음을 또 그 당시의 행동에 대해 당당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추전의원은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빚이 많은 저로서는 나라의 생존을 지킬 수 있는 연구와 연마를 더 하고자 한다"고 말해 당분간 국내에 귀국 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다음은 추전의원이 올린 게시판 글 전문
 
개나리, 진달래가 흐드러진 고국의 들녘을 보고 싶은 그런 날입니다.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전주는 제가 한 때 근무했던 부임지로 향토법관으로서 평생 근무하고 싶었던 곳이었고 올해 열두살이 된 저의 막내가 태어난 곳입니다.

사실 그동안 저의 발언이 곡해와 오해로 덧씌워져 도로 제게 화살처럼 꽂히던 편치 않았던 일이 많았기에 여러분께 인사드리는 것도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여러 바쁜 일도 제쳐두고 모이신 여러분들을 상상할 때 제가 글로나마 안부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았습니다.
 
저와 같이 일방적으로 사랑을 많이 받는 사람은 큰 빚이 있습니다.

미국 영화 “라이언 일병구하기”는 전쟁의 참상을 잘 묘사한 작품입니다. 2차대전에서 아들 3형제가 다 사망하고 하나 남은 아들 라이언일병도 독일군에 포위되어있는 상태입니다. 세명의 전사자 통보를 한꺼번에 받고 망연자실한 그 어머니를 위하여 미국 정부는 라이언일병을 꼭 구해 오라는 작전명령을 내립니다.
 
어려운 명령을 수행하게 된 톰행크스를 비롯한 여덟명의 대원들은 한 명의 병사를 구하기 위해 과연 여덟 명의 생명을 걸어야하는가에 대한 회의가 들지만 최선을 다합니다. 결국 톰행크스와 대원들 대부분은 사망하고 라이언은 살아 돌아옵니다. 그리고 인생의 황혼을 맞아 톰행크스의 묘지를 찾은 라이언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고귀한 희생들을 회상하면서 그 때문에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독백합니다. 마치 톰행크스가 들으라는 듯 그는 부인에게 자신이 좋은 사람으로 살아왔음을 확인하는 질문을 합니다. 부인은 당신은 훌륭한 사람이라고 답해줍니다.
 
그 라이언 일병처럼 여러분의 무궁한 사랑은 저를 열심히 살도록 채근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저 괜찮게 살았습니까?”라고 물어도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까 합니다.

 
여러분의 귀중한 시간과 열정을 뺏은 저로서는 ‘과연 부족한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라고 자문도 해봅니다만 오히려 그런 태도보다는 그에 상응하는 가치 있는 일로 여러분께 마음의 보답이 되도록 하는 것이 저의 소명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국제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구소련의 해체 후 국제사회를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고민해왔습니다.
유럽이나 아시아 등 지정전략 권역과 이익을 공유하면서 윈-윈하자는 온건 전략가와 거대 국가의 생존은 국제기구가 보장해줄 수 없고 스스로 힘으로 해결해야한다는 현실주의를 바탕으로 힘의 과시로 세계를 제압하고 관리하자는 네오콘이 대립해왔습니다.

 
네오콘들이 이끌어온 미국의 패권추구가 국제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을 수 있는 것이었는데도 마침 9.11이 그들에게 국제사회를 그들의 목적대로 끌고 갈 적절한 명분과 기회를 제공해준 셈입니다.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시각은 단순히 위험관리의 대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강제된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성취하는 것만이 민족의 활로를 여는 것이기에 미국의 위험관리정책과 우리의 평화통일정책은 일정한 부분은 공통되면서도 또한 미국의 한계를 벗어나는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바로 이부분이 때때로 한미간에 오해를 야기하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평화통일 정책의 일관성과 이를 이해시키는 외교적 역량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에게 빚이 많은 저로서는 나라의 생존을 지킬 수 있는 연구와 연마를 더 하고자 합니다.
 
새봄에 전주에서의 만남이
서로 희망과 우의를 나누는 한마당이 되어
모두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건강과 행운을 빌면서 인사를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5년 3월 10일 추 미 애 드림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