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심한 날은,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 착용을

황사 심하면 급성호흡부전으로 이어져

안희중 | 기사입력 2005/03/13 [15:54]

황사 심한 날은,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 착용을

황사 심하면 급성호흡부전으로 이어져

안희중 | 입력 : 2005/03/13 [15:54]


 지난 7일과 8일 연이어 황사가 우리나라에 내습했다. 이번 황사는 당초 기상청이 예보한 3월 말보다 무려 3주 정도나 빠른 것이라고 한다.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의 불청객 황사는,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3월말부터 4월까지는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호흡기 환자들로 병원이 유난히 북적거린다. 이제는 아예 연중 행사가 되어버린 황사시즌의 호흡기 건강관리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호흡기내과 이양덕(李洋德), 안과 이성준(李晟準), 피부과 구대원(具大元)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황사, 호흡기∙안∙피부질환 등 일으켜

  황사는 봄철 건조해진 중국의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사막 및 황하 상류지대에서 발생한다. 

 겨울 내내 얼어있던 토양이 녹으면서 잘게 부서져서 대기 중에 떠다니기 쉬운 20㎛(마이크로 미터) 정도 크기의 먼지가 되는데, 이 흙먼지가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3㎞ 이상의 상공으로 올라갔다가 편서풍을 타고 바다를 건너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것이다.

 이때 우리나라로 한꺼번에 날아오는 황사의 양은 약 백만 톤 가량으로, 10톤 트럭 10만대가 옮겨야 하는 엄청난 양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흙먼지가 대기를 오염시켜 공기 중의 먼지량이 평균 4배나 증가한다.

 이 황사에는 특히 중국의 급속한 공업화로 인해 실리콘,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이 포함돼 있어 인체를 위협한다. 이 작은 황사입자가 사람의 호흡기로 깊숙이 침투하면 , 후두염,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 결막염, 안구건조증 등의 안질환, 가려움증, 발진, 발열 등의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호흡기 환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들도 위협

 황사가 심한 날에는 호흡기 환자들의 건강에 비상이 걸린다. 황사는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응급실 방문 및 입원횟수를 증가시키는데, 실제로 기관지천식 환자나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가 황사를 흡입하면 기관지 수축 및 기도염증이 심해져서 호흡곤란이 유발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급성호흡부전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황사에 포함된 여러 가지 중금속의 미세 먼지들이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이 생성되는데 이 물질들은 만성기도질환 환자들의 호흡기증상을 악화시키며 면역기능이 저하된 노인과 영아에게는 폐렴과 같은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황사는 평소 건강한 사람들의 호흡기까지도 위협한다. 을지대학병원 호흡기내과 이양덕 교수(042-611-3154)는 “황사 자체는 입자가 커서 대부분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기도를 자극해 기침이나 가래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가 하면, 몸의 1차 방어선인 코와 기관지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바이러스나 세균 등이 우리 몸 안으로 쉽게 침입하여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쉽게 노출되게 한다.”고 지적한다.

 황사로 인해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으로 후두염이 있다. 후두염에 걸리면 목이 칼칼하고 침을 삼킬 때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목소리가 변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 경우 되도록 말을 하지 않고 목구멍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실내습도를 조절하며 담배와 같은 자극제의 사용을 피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후두염은 원인을 제거하고 안정을 취하면 자연치유 되는 경우가 많지만 합병증의 예방을 위해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 또한 심한 재채기와 맑은 콧물이 흐르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해 콧물이나 코막힘을 줄일 수 있으나, 졸리거나 입이 마르는 부작용이 따른다. 코점막 충혈을 완화하기 위해 혈관수축제를 콧속에 뿌리기도 한다.

 해마다 이맘때 알레르기성 비염의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라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은 후 예방약을 복용하여 비염 증상을 줄여 주는 방법도 있다.
 
 황사 심한 날,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 착용을

 황사에 함유돼있는 철, 규소, 구리, 납, 카드뮴, 알루미늄 등의 중금속과 대기중의 오염 물질은 호흡기 질환 외에도 이물질에 의한 자극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안구건조증 등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할 수 있다.

 황사가 눈에 붙으면 각막에 이물반응을 일으키거나 자극이 느껴져 눈을 비빌 때 각막에 상처를 줄 수 있으며, 기존에 있던 안구건조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비염과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으며 눈이 가렵고 눈물이 나며 빨갛게 충혈되고 눈에 뭔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이 느껴진다. 눈을 비비면 끈끈한 분비물이 나오고 증세가 심할 때는 결막(흰자위)이 부풀어오른다. 이때는 외출을 삼가야하며 부득이 외출을 할 때는 보호안경을 끼고 귀가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깨끗이 씻어야하며 이때 소금물은 눈을 자극하므로 피해야한다.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틀어 습도를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을지대학병원 안과 이성준 교수(042-611-3139)는 “충혈을 가라앉히기 위해 시중에서 함부로 약제들을 사용하면 녹내장이나 백내장 등에 걸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며 “전문의를 찾아 처방에 따라 안약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또 황사현상이 있는 날에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은 특히 주의를 기울여한다.

 황사에 포함된 중금속과 먼지는 콘택트렌즈 표면에 붙어 결막과 각막을 자극하여 결막염을 일으키거나 각막에 상처를 유발할 수 있으며, 소프트콘택트렌즈의 경우에는 렌즈 변색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황사와 함께 찾아오는 바람은 렌즈의 건조감과 이물감을 악화시키며 눈을 빡빡하게 하여 콘택트렌즈 착용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황사가 심한 날에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선글라스를 쓴 채 외출하거나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황사가 심한 날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경우에 눈이 따끔거리고 통증이 느껴지면 콘택트렌즈를 즉시 빼서 잘 세척한 후 다시 착용해야 한다.
 
 이성준 교수는 “황사가 심한 날에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지만 굳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경우에는 가능하면 소프트콘택트렌즈보다는 하드 rgp렌즈를 착용하는 것이 알러지 결막염이나 안구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외출 후에는 눈을 깨끗이 씻고 물을 충분히 마셔 눈물이 원활하게 분비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외출 후, 귀가해선 반드시 씻어야

 황사는 가려움증, 따가움, 발진, 발열 같은 피부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건조한 날씨와 황사와 겹치면서 실내공기가 오염돼 피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을지대학병원 피부과 구대원 교수(042-611-3036)는 “황사가 있는 날에 외출할 때는 피부 보호를 위해 외출 전에 꼭 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으며 집에 돌아와서는 자신의 피부특성에 맞는 클렌징 제품을 선택해 클렌징 후 다시 비누로 씻는 이중 세안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이때 너무 강하게 세안하지 말고 깨끗한 물에 여러 번 헹구어 내는 식의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만약 얼굴이 가렵고 열이 나거나 발진, 뾰루지 같은 피부 트러블이 생기면 식염수로 닦아내고 냉타월을 이용해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이 좋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에는 외출을 자제시키고 부득이 외출을 할 때는 모자나 마스크를 사용해 피부가 황사와 접촉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외출 후 집에 돌아와서는 반드시 손발, 눈, 코, 얼굴 등을 깨끗이 씻도록 해야한다. 또한 유모차를 타는 어린 아기라면 유모차에 비닐덮개를 씌워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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