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과학연구원 ‘속살’ 공개한다

정문 옆 콘크리트 담장 없애

정현주 | 기사입력 2005/03/08 [21:47]

표준과학연구원 ‘속살’ 공개한다

정문 옆 콘크리트 담장 없애

정현주 | 입력 : 2005/03/08 [21:47]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담장을 허물면서 국민에게 다가서는 ‘친구 같은’ 연구원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표준연은 지난 2월 24일, 연구원 정문 옆으로 200 m가량 둘러쳐져 있던 담장을 허물었다. 2 m 높이의 담장으로 그 동안 외부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았던 연구원의 푸르른 ‘속살’이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30년 동안 외부와 표준연의 경계선 역할을 하던 담장은 그 역사를 보여주듯 빗물 침투로 인한 백화현상이 하얗게 일어나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오래된 담장을 새롭게 바꾸자는 의견이 연구원 내부에서 제기되어 왔다.
 
▲표준연 정문 옆 벽이 헐리고 있다     © 정현주

 
 하지만 표준연이 전격적으로 담장을 허물게 된 배경에는 연구원의 홍보를 주도해오고 있는 홍보위원들의 목소리가 크게 작용하였다. 30주년을 맞이하여 상징조형물 설치를 논의 하던 중 국민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서는 연구원임을 보여주기 위해 “담장을 아예 허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온 것.
 
 아무리 멋진 조형물을 설치한다고 해도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봄꽃 축제를 개최할 정도로 아름다운 조경을 연구원 내부에서만 감상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같이 담장을 허무는 과감한 시도는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표준연이 지금까지의 고립된 이미지를 벗고,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연구원으로 새로 태어나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표준연의 기술이 결국 국민을 위해서 쓰이고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 

 허문 담장의 자리에는 연구원을 향한 시야를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1 m 정도 높이의 나무 울타리가 대신할 예정이다. 현재 물망에 오른 나무로는 봄에 색색의 꽃을 피우는 영산홍, 산당화, 해당화, 쥐똥나무 등이 있다. 공사는 봄꽃 행사가 개최되는 4월 말쯤 완료될 전망이다. 표준연은 매년 벚꽃축제를 맞이하여 연구원을 개방하고 있다.
 
 ‘벽은 인간의 삶을 보호해주지만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집단들을 가르기도 한다.’ 프랑스의 건축가 겸 건축학과 교수인 에블린 페레 크리스탱이 지은 ''벽-건축으로의 여행''에 나오는 말이다.
 
 표준연 관계자는 "국민에게 더 다가가려는 한 연구원의 작은 노력이 과학과 국민 사이에 존재해온 보이지 않는 벽도 함께 없앨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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