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방정부 대전총회 유치, 도시혁신의 최고 기회
알타미라 동굴 벽화가 그려진 것이 기원전 3만 5천부터 1만 1천 년 사이 구석기 시대이다. 이와 비교하면 괴베클리 테페는 인류가 구석기 시대 동굴에서 살다가 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지은 건축물인 셈이다.
농업이 기원전 7천년 경에 시작된 것으로 본다면, 괴베클리 테페가 농업혁명 이전에 지어졌으니 그럴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며 장기간 공사를 하려면 지속적인 식량공급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원시형태의 농업이 시작됐다는 것이 유 교수의 해석이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도시는 인류문명의 효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세계지방정부연합 총회는 140여 개국 1000여 개 도시정상이 참여해 지방정부간 상호협력과 공동번영을 논의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이다. 이번 총회를 유치한 허태정 대전시장은 개최도시 선정 뒤 수락연설을 통해 “2022년 총회의 핵심 아젠다는 ‘풍요롭고 안전한 미래의 삶을 위한 과학기술의 활용방안’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연히 대전이라는 도시의 주인인 시민을 위한 국제이벤트가 돼야 한다. 시청만의 국제행사가 아닌 시민의 권리보장을 확인하고, 시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지속가능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논의의 장이 돼야 한다.
결국 이런 컨셉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치러지면 세계지방정부연합의 결성 목적에도 맞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모범적으로 연출하는 대회가 될 것이다.
도시 유틸리티는 넓게는 도로, 교통망 등의 지원시설부터 좁게는 가로등, 공중화장실, 소규모 공원 등 생활 SOC 분야 등의 시설이 모두 포함된다. 이 부분은 대덕특구 조성 의의와 효과에 버금가는 대전의 도시발전과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은 과학도시 브랜드에 국제도시라는 위상을 추가로 심을 수 있었고, 시민들에게는 인구학적이나 지리적인 기준 이상의 기준으로 도시 가치를 평가하는 안목을 선사했다. 대전시민이라는 자부심을 충만하게 만들었다.
이는 총회 핵심 아젠다인 “시민들의 삶의 풍요로움과 안전한 미래”에 대한 비전제시의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이를 매입하기 위한 재정투자가 만만치 않지만, 자연자원을 시민친화적인 것으로 자리매김하는 ‘시민 자산화 내지 공동체 자산화’ 사례이다.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정책인 것이다.
이런 개발사례는 회원 도시들에게 미래를 위한 경험적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고, 도시의 지속가능성의 한 방법을 전파하는 일도 될 것이다.
2, 3호 도시철도의 완비와 함께 교통망 확충을 완결시킬 수 있는 도심공항터미널 신설 배치 등이 필요하다. 이 터미널이 설치되면 지상과 지하의 교통망이 하늘까지 확대되는 편의성을 갖추게 된다. 또 정부청사와 둔산동 시외버스 정류장의 도시 유틸리티 확충은 시급하다.
이곳은 서울, 광주, 인천공항 등 각 노선의 절대 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시민들의 이용이 많지만, 화장실 등을 갖춘 곳이 없거나 시설의 빈약함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프랑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앙리 르페브르가 말하는, 도시를 성장시키고 가꿔온 시민들의 “도시에 대한 권리”, 즉 도시권을 유린하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반란의 도시(2014, 한상연 역)>로 유명한 데이비드 하비 뉴욕시립대학원 교수는 “오늘날 도시에 투입된 집단적 노동이 생산해낸 방대한 공유재가 곧 대도시”라고 단언한다. “도시는 집단적 노동의 결과물이고, 따라서 도시 생산자들 모두의 것”이라는 명쾌한 정의를 내린다.
여러 분야에서의 도시 유틸리티를 개선하고 확충하는 것은 도시를 혁신하자는 것과 같다. 이는 세계지방정부연합 대전총회 준비과정에서의 과제이면서 최고의 기회이다.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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