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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방정부 대전총회 유치, 도시혁신의 최고 기회
 
손규성 전 대전시일자리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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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규성 전 대전시일자리특보    

세계지방정부 대전총회 유치, 도시혁신의 최고 기회

신전으로 추정되는 ‘괴베클리 테페’라는 유적이 있다. 터키 남동부 지역에 있는 신석기 시대 건축물이다. 탄소 연대 측정을 해보니 기원전 1만~8천 년께 축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가 그려진 것이 기원전 3만 5천부터 1만 1천 년 사이 구석기 시대이다. 이와 비교하면 괴베클리 테페는 인류가 구석기 시대 동굴에서 살다가 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지은 건축물인 셈이다.

이런 사실을 <어디서 살 것인가(2018)>라는 자신의 책에 전한 유현준 홍익대 교수는 “농업으로 건축이 시작된 것이 아니라, 건축하기 위해 농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렵 채집시기가 지나고 농업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이 한 곳에 머물며 살게 돼 도시가 만들어졌다는 기존의 도시 발생 학설을 뒤집는 것이다.

 

농업이 기원전 7천년 경에 시작된 것으로 본다면, 괴베클리 테페가 농업혁명 이전에 지어졌으니 그럴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며 장기간 공사를 하려면 지속적인 식량공급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원시형태의 농업이 시작됐다는 것이 유 교수의 해석이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도시는 인류문명의 효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대전시가 세계 최대의 지방정부 국제기구인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United Cities & Local Governments)의 2022년 제 7차 총회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6일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들려온 낭보이다.

 

세계지방정부연합 총회는 140여 개국 1000여 개 도시정상이 참여해 지방정부간 상호협력과 공동번영을 논의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이다. 이번 총회를 유치한 허태정 대전시장은 개최도시 선정 뒤 수락연설을 통해 “2022년 총회의 핵심 아젠다는 ‘풍요롭고 안전한 미래의 삶을 위한 과학기술의 활용방안’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전시는 이번 세계 총회 유치로 5000여 명이 대전을 방문하고, 약 384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약 76억 원의 소득 유발효과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대전방문의 해’ 이후 사이언스콤플렉스 및 국제 전시컨벤션센터 개관 시점에 맞춰 대규모 회의를 개최하게 돼 ‘관광거점도시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세계지방정부연합 대전총회는 지난 1993년 엑스포 개최 이후 대전에서 갖는 최대 규모의 행사가 될 것이다. 이때 대전은 무엇을 보여주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그리고 궁극적으로 누구를 위한 행사가 돼야 할까.

 

당연히 대전이라는 도시의 주인인 시민을 위한 국제이벤트가 돼야 한다. 시청만의 국제행사가 아닌 시민의 권리보장을 확인하고, 시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지속가능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논의의 장이 돼야 한다.

 

결국 이런 컨셉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치러지면 세계지방정부연합의 결성 목적에도 맞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모범적으로 연출하는 대회가 될 것이다.

대전엑스포 개최가 제시하는 방법과 효과를 기준지표로 삼을 수 있다. 엑스포 개최의 준비과정은 내적으로 도시정비와 인프라를 확충하는 계기를 됐다. 사회간접시설(SOC)은 물론이고, 도시생활을 하는데 필수적인 편의·지원시설인 ‘도시 유틸리티(Urban Utility)’의 설치와 확충이 획기적으로 이뤄졌다.

 

도시 유틸리티는 넓게는 도로, 교통망 등의 지원시설부터 좁게는 가로등, 공중화장실, 소규모 공원 등 생활 SOC 분야 등의 시설이 모두 포함된다. 이 부분은 대덕특구 조성 의의와 효과에 버금가는 대전의 도시발전과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대전이 전문 엑스포를 치를 정도의 과학기술도시라는 정체성을 더욱 확고하게 심어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대덕특구와 연관된 시너지 효과로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특별한 도시라는 인식을 국내외에 각인시켰다.

 

이에 따라 대전은 과학도시 브랜드에 국제도시라는 위상을 추가로 심을 수 있었고, 시민들에게는 인구학적이나 지리적인 기준 이상의 기준으로 도시 가치를 평가하는 안목을 선사했다. 대전시민이라는 자부심을 충만하게 만들었다.

세계지방정부연합 대전총회는 과학기술도시만이 가진 특성을 이용한 도시 유틸리티의 활용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가령 IT기술을 이용한 ‘시내버스 도착시간 안내시스템’과 ‘스마트폰 앱을 통한 노선안내 및 소요시간 안내시스템’ 등은 자랑할 만한 좋은 사례이다.

 

이는 총회 핵심 아젠다인 “시민들의 삶의 풍요로움과 안전한 미래”에 대한 비전제시의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원해제에 따른 월평공원 갈마지구의 민간사업 특례조치 불허사례도 도시의 지속가능성 노력에 부합하는 좋은 사례가 된다.

 

비록 이를 매입하기 위한 재정투자가 만만치 않지만, 자연자원을 시민친화적인 것으로 자리매김하는 ‘시민 자산화 내지 공동체 자산화’ 사례이다.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정책인 것이다.

대덕특구의 조성과정을 성과와 함께 제시하는 것도 환호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저개발 또는 개발도상국가의 도시 가운데에는 한국의 발전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연구단지 조성이나 운영의 효율적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알고 싶어 할 것이다.

 

이런 개발사례는 회원 도시들에게 미래를 위한 경험적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고, 도시의 지속가능성의 한 방법을 전파하는 일도 될 것이다.

대전 내부로 눈을 돌리면 도시 유틸리티를 개선하거나 확충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유틸리티 제고가 이뤄지면 시민들의 총회준비 지원도 활성화될 것이다.

 

2, 3호 도시철도의 완비와 함께 교통망 확충을 완결시킬 수 있는 도심공항터미널 신설 배치 등이 필요하다. 이 터미널이 설치되면 지상과 지하의 교통망이 하늘까지 확대되는 편의성을 갖추게 된다. 또 정부청사와 둔산동 시외버스 정류장의 도시 유틸리티 확충은 시급하다.

 

이곳은 서울, 광주, 인천공항 등 각 노선의 절대 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시민들의 이용이 많지만, 화장실 등을 갖춘 곳이 없거나 시설의 빈약함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프랑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앙리 르페브르가 말하는, 도시를 성장시키고 가꿔온 시민들의 “도시에 대한 권리”, 즉 도시권을 유린하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 1994년에 발견된 괴베클리 테페 신전은 인간의 사후세계를 믿었던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었고 이 과정 속에서 도시를 형성하게 됐다. 그러니까 도시는 애초 만들어질 때인 신석기시대부터 지금까지 많은 부류의 사람들의 협업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반란의 도시(2014, 한상연 역)>로 유명한 데이비드 하비 뉴욕시립대학원 교수는 “오늘날 도시에 투입된 집단적 노동이 생산해낸 방대한 공유재가 곧 대도시”라고 단언한다. “도시는 집단적 노동의 결과물이고, 따라서 도시 생산자들 모두의 것”이라는 명쾌한 정의를 내린다.

하비 교수의 분석과 정의를 꼭 적용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의 뜻을 반영한다면, 도시 유틸리티를 확충하는 것은 도시라는 공유재를 생산하는데 참여한 사람 즉 시민에게 결과물을 일부라도 돌려주는 것이 된다.

 

여러 분야에서의 도시 유틸리티를 개선하고 확충하는 것은 도시를 혁신하자는 것과 같다. 이는 세계지방정부연합 대전총회 준비과정에서의 과제이면서 최고의 기회이다.
(2019.11.19. 전 대전광역시 일자리특별보좌관 손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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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19 [17:57]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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