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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아파트값 폭등 못 잡으면 ‘드림타운’도 없다
 
손규성 전 대전시일자리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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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규성 전 대전시일자리특보    

대전, 아파트값 폭등 못 잡으면 ‘드림타운’도 없다

전국 어디에도 없는 ‘트리플 역세권’이라고 했다. 세 개의 역이 인접해 있다는 뜻이다. 도시철도 3개 노선이 대규모 주거지를 껴안는 지역이다. 이런 대중교통망을 가진 주거지는 현실적으로나 현대적으로나 명당이다. 도시계획이나 행정적인 용어가 아니다.

 
순전히 복덕방 단어지만 멋있고 중심적이고 첨단적인 용어처럼 세련돼 보인다. 세 개의 도시철도망이 이 길지를 감싸려면 일러야 5년도 더 남았다. 하지만 트리플 역세권은 바로 곁으로 다가온 현실로 인식돼 대전 아파트값 폭등의 진앙지가 됐다.

대전시 중구 오류동 삼성아파트가 서울 기획부동산의 표적이 된 것은 대략 지난해(2018년) 가을. 이들에 의한 부동산 투기자금은 트리플 역세권이라는 신종 용어를 불쏘시개로 아파트 쇼핑에 불을 지폈다. 이어 초근거리 접근성을 가진 대형 유통점의 존재와 임박한 재개발 도래 시기 등의 투기요인을 첨가해 대구와 부산 등지의 제2차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계절이 두 번쯤 바뀌자 아파트 값은 1~2억 원 이상 폭등했고, 이 여파는 둔산, 유성, 도안 등 신도시 지역으로 물결치듯 번져나갔다. 이에 놀란 지역민들의 수요가 붙기 시작하고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1500만원을 가뿐히 넘어섰다. 1년 남짓 기간에 대전은 전국 최고의 아파트값 폭등지역으로 변했다.

대전은 최근 인구감소 등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미진했던 것은 사실이다. 대전지역 아파트 평균 가격이 서울은 물론이고 대구, 광주에 비해서도 낮은 것 또한 익히 알려져 있다. 10월 기준 대전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 4542만원으로 전국 평균 3억 4739만원보다 1억 원 이상 낮다. 특히 지방 부동산 열기를 이끄는 지역인 광주 2억 5903만원, 대구 2억 8976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렇다고 해서 최근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 원인을 신규 공급 미진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평균가격에서만 찾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투기적 요인의 힘이 더욱 크다고 봐야 한다. 시장의 왜곡이고 실패인 것이다. 이런 현실인데도 정부가 11.6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에서 대전을 제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투기자금의 부동산 유입에 따른 주택가격 폭등이 가장 큰 원인이라면 대전도 ‘부동산 금융화’나 ‘주택 금융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 금융화는 금융회사나 글로벌 자본들이 부동산에 투자해 이를 금융자산화 하면서 부를 ‘추출’해 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빈민가 주택은 물론 일반 가구도 집을 잃고 ‘축출(둥지 내몰림 현상)’된다는 것이다. 외지의 투기자본이 저평가된 아파트를 쇼핑하듯 마구잡이로 매입하는 현상은 부동산 금융화의 전형적인 행태이다.
 
“결국 우리 삶을 가르는 경계선, 우리 삶의 모든 불평등의 출발점은 개인의 소득이 아니라 부동산의 소유 여부, 그로 인한 주택자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영국의 신경제재단 수석연구원 조시 라이언 등은 그들이 펴낸 책 <땅과 집값의 경제학>에서 이렇게 말하며, 이제 우리는 주택이 가장 큰 자본이득을 일으키는 ‘주거 자본주의 시대(residential capitalism)’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작금의 대전 현실은 이를 증명하는 것과 같아 씁쓸하다.

대전의 아파트 값 폭등은 가뜩이나 허약한 ‘주거사다리’의 붕괴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당연히 서민이나 청년, 신혼부부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줄어든다. 폭등은 집값상승률이 소득증가율을 크게 앞지를 때 사용하는 용어이다. 대체적으로 내 집 마련은 월세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소규모 주택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과정을 거친다.
 
또 내 집을 마련했다고 해도 작은 규모에서 큰 규모로, 낡은 집에서 새 집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주거사다리의 층계를 밟는다.
 
소득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현 시점에서 주거사다리의 한 단계에서 주택가격의 기형적 상승은 주거사다리의 전형적인 경로진행의 단절을 가져오게 된다. 주거안전망의 부실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주거복지에서 ‘축출’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의 불평등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려되는 것이 대전시가 계획하고 있는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대전드림타운’ 3000호 공급 정책이다. 대전시는 민선7기 공약사업인 이 사업을 위해 지난 2월 주거복합건축물에 대한 용적률 완화 방안을 담은 '대전시 지구단위계획수립지침'을 개정했다. 민간투자를 끌어들여 원도심의 침체된 역세권 상업지역에 드림타운의 건설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도시철도 1호선의 대동역, 대전역, 중앙로역, 중구청역, 서대전네거리역, 오룡역, 용문역의 출입구로부터 250m 이내 지역, 동구 용전동 대전복합터미널 주변 상업지역의 1000㎡ 이상 면적이 해당된다. 해당 지역의 주거복합건축물은 상업시설 면적이 10%를 넘지 않으면 용적률(일반상업지역 1100%, 중심상업지역 1300%)을 최대치로 허용하는 인센티브를 적용했다.

문제는 대전의 아파트 값이 폭등하면 땅값 상승을 부채질 해 드림타운을 위한 용지확보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지가상승은 투자재원의 증가를 가져올 뿐 아니라, 민간아파트 건설 등의 더 큰 이윤확보를 위해 민간투자자의 참여할 이유를 없게 만든다.
 
이런 상황이 겹치게 되면 2025년으로 예정된 드림타운의 적기공급이 늦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대전시가 정부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에 대전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해야 하는 이유이다. 또 부동산 가격폭등을 조장하는 투기세력의 적극적 단속에 나서 부동산 가격의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대전드림타운 건설정책은 지금까지의 임대주택 공급정책과는 질적으로 다른 면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의 주거공급정책은 저소득층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소득계층 중심 정책이었다.
 
신혼부부용 공공임대는 정체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대전에서는 처음으로 실시되는 사회정책이다. 기존의 저소득계층을 위한 공공임대 제공이 최근 수년 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소득과는 관계없이 정체성 중심의 임대주택 제공은 저소득층의 소외감이나 박탈감을 가져올 수 있다. 이의 방지를 위한 정책의 다양화와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

드림타운 제공을 민간임대에 치중할 경우 주거사다리 구축에 허점이 생길 수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민간투자자는 일정기간 임대를 한 뒤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분양을 하면 정체성 중심의 공공임대 정책에 맞지 않게 된다. 공공임대아파트는 정책목표대로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으로 계속 이어져야 하는 것이다.
 
처음 입주한 신혼부부들이 소득의 증대나 가구여건의 변화로 다른 주택으로 이주하도록 해 주거사다리 단계를 거치게 하고, 해당 주택에는 다음 차례의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입주하도록 해야 한다. 정책성과를 지속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며, 주택의 사회화를 촉진하고 확대하는 일이다. 분양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드림타운의 성공은 본격화한 주거자본주의 시대의 불평등을 제어하고 주거복지 구현을 위한 주거안전망을 강화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또한 원도심의 공동화 방지, 민간투자자의 참여 등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복합적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교한 정책설계가 요구되고 있다.(2019. 11. 12. 전 대전광역시 일자리특별보좌관 손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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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12 [17:57]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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