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당진항 상생포럼, 누구를 위한 상생인가?

상생은 핑계…헌법재판소 최종선고 앞둔 여론전 의구심

김정환 기자 | 기사입력 2019/10/21 [16:15]

평택·당진항 상생포럼, 누구를 위한 상생인가?

상생은 핑계…헌법재판소 최종선고 앞둔 여론전 의구심

김정환 기자 | 입력 : 2019/10/21 [16:15]
▲ 국화도 포함 아산만권 바다의 90% 이상이 경기도 수역이지만 관습법상 해상경계 때문에 수십 년을 용인해온 충남도민들. 지금부터라도 양안의 공동 평화와 번영을 위한 진정성 있는 상생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 김정환 기자


충남 당진시와 평택시, 충남도와 경기도의 당진항 충남도계 내 매립지 관할권 귀속 분쟁이 4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심판 최종선고를 앞두고, 평택시가 21일 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의 해결방안 모색을 취지로 ‘평택·당진항 상생포럼’을 개최했다.

 

충남도계 및 당진땅 수호 범시민대책위원회(당진대책위원회)는 이날 포럼에 대해 ‘상생’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의 집단이 서로 복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가는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 간 상생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빼앗긴 충남도와 당진시 입장에서는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심판 최종 선고와 대법원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평택시가 일방적으로 개최한 이번 포럼이 진정 상생을 위한 목적인지, 아니면 소송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의도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의구심을 던졌다.

 

특히 이번 포럼은 평택시가 주최하고, 평택시기자단과 평택언론인클럽 추진위원회가 주관하고 있다.

 

발제와 토론자 또한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 평택항수호범시민운동본부 연구실장, 경기도의원, 평택시 총무국장, 평택시의원, 평택지역 어촌계장 등이 나서 당진항 매립지 분쟁에 대한 평택시 대책과 경기도의회 차원의 대응전략 및 향후 추진방향 등을 주로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평택시와 당진시는 당진항 충남도계 내 매립지 관할권 귀속을 놓고, 오랜 갈등을 이어왔다.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는 관습법상 해상경계가 존재한다는 전제로 당진군과 평택시간의 권한쟁의 심판(사건번호 2000헌라2)에서 해당 아산만의 관할권이 당진시에 있다고 결정했으며, 이후 당진시는 충남도계 내 매립지에 대한 정상적인 토지등록과 함께 기업유치 등 자치권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평택시가 매립지에 대한 관할권은 행정자치부장관이 결정한다는 내용의 2009년 지방자치법 개정을 빌미로 평택·당진항 매립지 귀속 자치단체 결정 신청을 제기해 갈등이 재발됐다.

 

이 갈등에 대해 행정자치부(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지리적 연접성, 주민편의성, 지자체간 형평성, 행정효율성 등을 이유로 당진항 매립지 전체 96만 2350.5㎡ 중 67만 9589.8㎡는 평택시 관할로, 28만 2760.7㎡는 당진시 관할로 분할토록 결정했다.

 

이에 충남도, 당진시, 아산시는 헌법재판소에 행정자치부장관 등을 상대로 권한쟁의 심판을, 대법원에는 행정자치부장관의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충남도계 내 매립지 토지를 등록하고 기업을 유치하면서 적법한 행정행위를 해왔던 당진시 입장에서는 평택시가 야기한 분쟁으로 합리적 이유 없이 행정자치부장관의 결정만으로 땅을 빼앗겼고, 이 상황이 현재까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평택시가 개최한 평택·당진항 상생포럼에 대해 충남도민과 당진시민들은 불쾌할 수밖에 없다.

 

충남도계 및 당진땅 수호 범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양안을 끼고 있는 당진시와 평택시의 상생은 당연한 주제지만 이번 포럼은 진정성이 없다”며 “진정한 상생 포럼이라면 당진 측과 발제 및 토론내용은 물론 발제자 및 토론자 선정 등을 사전 협의해야 했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상생 운운하며 언론플레이 하듯 포럼을 개최한 이유가 무엇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진정한 상생은 말로만이 아닌 행동으로 이뤄지는 것이며, 서로가 상생을 원하는 만큼 향후 평택시의 진실한 행동을 기대해 본다.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