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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결정, 밀레니얼세대의 부담도 고려하라
 
손규성 전 대전시일자리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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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규성 전 대전시일자리특보    

정책결정, 밀레니얼세대의 부담도 고려하라

지난 2일 대전시의회 본회의에서 '하수처리장 민간투자사업 채택동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하수처리장 민간투자 사업’은 현재 유성구 원촌동의 대전시 하수처리장을 민간 기업이 비용을 부담해 유성구 금고동으로 옮긴 뒤 30년 동안 운영권을 갖는 내용이다.

 
비용을 댄 기업이 시민들로부터 받는 하수도 요금으로 투자액에 자금조달 금융이자와 적정 수익을 합한 금액을 30년에 걸쳐 회수해 가는 사업방식이다.

이번 의회의 동의안 채택으로 하수처리장 이전사업은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화되겠지만, 이런 사업방식을 ‘공공재의 민영화’라고 규정한 시민단체의 반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는 근본적으로 현재 원촌동 하수처리장을 고쳐서 사용하면 재정투자가 많지 않고 국고보조도 받을 수 있다며 혈세 낭비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상·하수도는 공공재이므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이를 민간 기업에 운영을 맡기는 것은 민영화라며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민간투자 제안서에 나온 투자금액 8000억 원의 3배 가까운 2조 2000억 원을 갚아야 하는 시민부담 가중조처이며 기업특혜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간투자에 의한 하수처리장의 이전과 현대화사업은 ‘도시 인프라 외부화’ 조처이다. 도시 인프라 즉, 도시계획 시설물을 국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운영하지 않는 것이 외부화 조처이다.
 
민영화 규정여부는 대전시와 시민단체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있어 쉽게 결론을 낼 수는 없지만, 이번 민간투자방식의 하수처리장 이전 등은 지방정부의 직영화가 아닌 외부화 조처가 틀림없다. 따라서 외부화 조처는 민영화로 가는 전 단계라고 해도 논리의 비약이 아니다.

외부화든 민영화든 시민부담은 늘어나게 된다. 시민부담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으나, 경제 원리상 시민부담은 증가될 수밖에 없다. 외부화는 지자체의 직영관리에서 민간 기업으로의 운영 위탁이고 민간기업의 존재명분은 이익창출이다. 기업이라면 수익이 없는 곳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

법에서도 참여기업의 수익보장을 장려하고 있다. 손실보전과 이익공유형 민간투자방식(BTO-a)을 택한 대전하수처리장 이전사업이 대표적 모형이다. BTO-a는 이익이 발생하면 정부와 민간이 7대 3 비율로 이익을 배분하고, 손실이 발생하면 30% 이하는 민간 부담, 30% 초과는 재정지원을 받는 방식이다.
 
투자액의 70%는 무조건 보전해 준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위험부담이 현격하게 줄어들어 대기업들의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가능이 아주 높다.

특히 BTO-a방식은 기획, 설계, 자금조달, 건설, 운영 등 민간투자의 모든 절차를 비교적 투자 리스크 없이 실행할 수 있고, 또 그런 노하우와 수익창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대기업들이 이런 방식의 시장개척과 진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상상할 수도 없었던 철도의 일부가 민영화 됐듯이 하수처리장과 전기, 가스, 인터넷 망 등 시장규모가 큰 도시 인프라 시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재벌회사의 출현을 예고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번 논란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특히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의 성격 논란에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잠복돼 있다. 후대 세대에게 떠넘겨질 막중한 부담이 과연 온당한가에 대해 물음표를 던진 것과 같다. 세대별 비용부담 문제를 어떻게 정책적으로 배려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이다. 바로 ‘세대의 경제학’을 보이지 않게 밖으로 꺼내든 것이다.
 
이 문제를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할 세대가 현재 가장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평가받는 20대의 밀레니얼세대이다. 민간에게 하수처리장 운영을 맡길 경우, 이들 세대는 가중된 부담을 지금부터 30년이 경과한 50대 중후반 나이가 될 때까지 고스란히 떠맡게 된다.

하수처리장 처리용량을 확대한다면 그 부담액이나 부담시기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현재 민간투자 제안서를 보면 하루 처리용량을 65만t으로 규정했으나 이는 현재 처리용량 90만t에서 3분의 1이 줄어든 설계치 이다.
 
대전시는 인구가 감소하고 처리기술의 고도화로 가능하다는 설명이지만, 앞으로 더욱 확대될 1인 가구의 증가와 6개의 산업단지 완공 등으로 오히려 용량이 늘어날 수도 있어 설계용량의 적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만약 처리용량 확충이 필요하게 되면 이들 세대의 부담은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들 밀레니얼세대는 이외에도 도시철도 2호선 8000억 원대, 야구장 및 한밭운동장 이전 건축 6000억 원대 등 늘어나는 재정수요를 온몸으로 감당해야 한다. 또 인구학적으로도 생산가능 인구는 줄고 초고령화 되는 시기를 맞아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세대별 부담의 공정성을 기하는 대전시의 정책적 배려가 요구되고 있다. 우선 대규모 재정투자 사업에 대해 사업별 단일한 목표 달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 가지 사업목표 보다는 다중적인 정책 목표를 이루도록 통합적인 정책을 펼치자는 것이다.

하수처리장을 이전 현대화할 경우, 지하에 처리장을 넣고 지상에는 에코공원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이 공원에 스포츠기능을 배치하는 방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수처리장 지상에 야구장이나 축구장과 육상트랙 스타디움을 건설하는 방안이다.
 
두 개 또는 세 개 사업의 융합으로 사업비 절약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에코-스포츠 공원이 들어설 금고동이 외진 곳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면 신설 하수처리장 후보지 자체를 변경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방안이 가능하면 중구 부사동 한밭야구장 터는 혁신도시 지정 후 수도권의 공공기관 이전장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용계동의 스포츠콤플렉스 단지를 굳이 많은 돈을 들여 조성할 이유도 없게 된다.

밀레니얼세대의 사회정의는 불공평·불공정 해소가 가장 큰 개념이다. 하수처리장 민영화 논란의 핵심은 비용부담의 공평성을 제기한 것이다. 실제로 민간투자 사업으로 하수처리장이 완공되면 비용부담은 세대 간 갈등요소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따라서 세대 간 암묵적 사회계약을 기초로 청년세대들의 삶의 질을 현재 기성세대보다 악화되지 않게 하려는 담대한 전략 속에서 대전시의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정책적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다.(2019. 10. 9 전 대전광역시 일자리특별보좌관 손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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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09 [17:26]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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