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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과학축제’, 왜 과학기술도시 대전에선 안 열리나?
 
손규성 전 대전시일자리특보

▲ 손규성 전 대전시일자리특보    

‘대한민국 과학축제’, 왜 과학기술도시 대전에선 안 열리나?

4월은 ‘과학의 달’. 이를 기리기 위한 ‘2019 대한민국과학축제’가 지난 4월 19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3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주관한 대한민국 과학축제는 ‘과학의 봄, 도심을 꽃피우다’라는 표어답게 과학과 예술을 융합한 다양한 전시와 공연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22년 동안 매년 8월에 실내에서 열던 것을 올해는 도심형 과학문화축제로 새롭게 개편했다.

 

축제는 과학기술광장(청계천), 과학문화공원(보신각공원, 서울극장), 과학문화산업밸리(세운거리), 과학체험마당(DDP) 등 4개 구역, 17개 행사장으로 나눠 펼쳐졌다. 이번 축제는 “가는 길마다 과학이 돌돌돌 굴러다니고, 걷는 발끝마다 과학이 차인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관람객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대한민국 과학축제는 우리나라 최대의 과학축제이다. 정부 주도의 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에서 과학대중화를 위해서 개최하는 최고 권위를 가진 축제인 것이다. 그럼에도 개최 장소는 매번 서울일원이다.

 

1회 때인 1997년부터 올해까지 23번을 모두 서울에서 열었다. 첫 과학축제를 제외하고 해마다 학생들의 방학기간인 8월 중에 개최해오다 올해는 도심형 축제로 바꾸면서 ‘과학의 달’인 4월에 열고,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연 것만 다를 뿐이다.

 

과학기술도시라는 대전광역시에서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대전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이 ‘과학기술도시’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 60% 이상이 대전의 현재 도시 이미지를 과학중심도시, 35%는 첨단산업도시로 인식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대전시, 도시마케팅 추진을 위한 도시브랜드 이미지 조사 결과. 2016). 그럼에도 국가주도의 과학축제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는 것은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대한민국 과학축제의 개최역사는 1997년 4월 21일 대전에서 열린 제30회 과학의 날 기념식으로 올라간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국민들에게 과학문화를 향유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그 해를 ‘과학대중화 원년’으로 선포한다. 김영삼 정부는 이를 위해 ‘과학기술혁신 특별법’을 제정하고 과학기술문화 창달을 위해 ‘과학문화기금’도 새로 설립한다.

 

또 이 특별법을 통해 당시 한국과학문화재단(현 한국과학창의재단)으로 하여금 과학대중화를 위한 과학기술문화 확산에 나서도록 조치했다. 이런 과학대중화를 위한 범정부적 조처를 축하하는 첫 기획물이 한강고수부지 여의도지구에서 열린 ‘제 1회 대한민국 과학축제’이었다.

대한민국 과학축제가 서울에서만 열리는 것은 주최 주관 부처와 산하단체가 모두 서울에 있고, 주거인구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축제라면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킬 필요가 있고, 참여시킬 자원이 많은 서울을 선택한다는 점에서는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축제를 서울에서만 전적으로 개최하는 것이 과학의 대중화라는 면에서 바람직한지는 재고할 때가 됐다. 서울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 과학축제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것은 서울 중심적이고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의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에서는 한 나라에서만 과학축제를 열지 않는다. 명분을 찾아 순회개최를 한다. 그것이 각국의 과학기술 수준의 차이를 떠나 과학의 대중화 정책에 들어맞기 때문이다. 유럽과학축제협회(EUSCEA)는 해마다 컨퍼런스(EUSCEA Annual Conference, EAC)를 개최한다.

 

지난 2011년에는 인구 58만 명의 스웨덴 서남부지역의 거점도시 예테보리에서 EAC 10주년을 맞아 창의성을 주제로 컨퍼런스(EAC 11)를 열었다. 유럽 각국에서 10만 명의 관람객이 찾은 ‘EAC 11’이 예테보리에서 열린 이유는 컨퍼런스 개최 아이디어가 이곳에서 처음으로 제안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컨퍼런스는 회의나 발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축제를 동반한다. 과학기술자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어느 누구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심어주기 위해, 과학자들과의 만남과 대화시간을 마련하는 다양한 방식의 축제를 함께 연다.

서울중심의 과학축제 개최를 탈피해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지방분권의 강화나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의 과밀화 해소나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도시들이 저마다 특색 있는 도시로 성장해야 한다.

 

대전은 각종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과학두뇌 양성기관인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이 소재한 과학기술집적도시이다. 과학기술도시답게 과학관련 문화도 집적돼야 한다. 우리나라 최고 최대의 과학축제가 대전에서 개최돼야 하는 이유는 따질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과학도시 대전에서 과학축제가 열리면 도시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일이 되고, 지방화 또는 분권화를 촉진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사실 서울의 대한민국 과학축제에 참가한 기관 중 상당수가 대덕연구개발특구 소재 정부출연 연구기관이었다. 과학축제 행사장 가운데 하나인 청계천의 ‘과학기술광장’ 구역은 과학기술이 이룬 성과물 53개 콘텐츠를 전시하고 체험하는 지역이다.

 

여기에 참여한 24개 연구기관 가운데 대덕특구에 소재한 연구기관은 한국과학기술원과 한국전자통신원 등 모두 14개 기관에 이르렀다. 출품된 콘텐츠도 32개나 돼서, 참여기관과 콘텐츠 모두에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대덕특구 연구기관이 참여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과학축제는 개최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는 심하게 말하면, 대전지역의 자원이 서울을 위한 이벤트에 역으로 동원된 것으로도 볼 수도 있다. 이러고도 대전을 ‘과학의 메카’라고 할 수 있을까?

 

범정부적으로 추진하는 과학축제가 대전에서 개최되면 과학기술도시 대전의 축제이자 대한민국의 축제도 된다. 사실 모든 형태의 축제가 지역의 축제이면서 동시에 대한민국의 축제여야 한다. 그렇게 발전돼야 한다.

영국의 최대 과학축제는 런던이 아닌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린다. 지난 4월 21일 폐막한 에든버러 과학축제는 유럽에서 가장 큰 과학문화행사이다. 25년 동안 유럽 28개국이 참여하며 매년 12만 명의 관람객이 오는 국제적인 과학 축제로 자리 잡았다. 대전시로서는 충분히 연구해볼 가치가 있는 사례이다.

대한민국 과학축제가 20년 넘도록 서울 독점개최가 이뤄지는 동안 대전광역시의 유치노력은 거의 없었다. 도시 정체성에다 축제참여 기관과 인력이 대부분 대전에서 차출되고 있는데도 서울개최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

 

과학기술관련분야 지역자원 대부분을 내주고 있는데도 중앙정부의 일로만 치부했다. 과학축제의 대전개최를 정당화할 수 있는 당위성과 그 파급효과가 엄청남에도 그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서울 과학축제에는 최소 4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이런 대규모 관람객을 동원할 수 있는 축제를 외면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올해부터 3년간 ‘대전방문의 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비록 늦었지만 내년부터라도 유치를 위한 정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대전에서 열린 30주년 과학의 날 기념식의 대통령 기념사가 대한민국 과학축제 개최의 시발점이고, 과학적 붐을 조성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가장 풍부한 대전이 그대로 있어서야 되겠는가?

 

과학축제의 대전유치로 도시정체성을 강화하는 한편 국제적인 과학도시로 도약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대전은 대한민국 부동의 으뜸 과학기술도시이기 때문이다.(2019. 4. 23. 전 대전시 일자리특별보좌관 손규성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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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23 [17:41]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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