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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공짜였던 자연이 보낸 청구서...
 
조욱연(대전시 주거환경개선팀장)

<공짜였던 자연이 보낸 청구서>

 

▲ 조욱연 팀장    

무엇이 중요한가?


매 순간 들이 마시는 공기에 대한 대책은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해야 된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 공짜였다!


자연의 숨결인 바람도 공기도, 따사로운 햇빛, 물과 나무, 산과 들에 피어나는 꽃, 밤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꾸던 달도 별도 모두 공짜였다. 그래서 어떤 이는 자연을 오롯이 누릴 줄 아는 사람이라면 진정한 부자라고 했다.

 

하지만, 요즘 상황을 보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속담이 “정말 맞는 말이 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공짜처럼 보였던 것들도 사실은 공짜가 아니었다. 최근, 명사들이 나와 강연을 하는 모 TV 프로에서 그는 ‘미세먼지 청구서’라는 제목을 들고 나왔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된 계기다. 우리가 값싼 석탄과 화력발전 등으로 전기를 얻은 결과 미세먼지라는 청구서를 받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값싼 전기를 얻는 대신 우린 이 청구서를 받아 들었으니 우린 부자가 아니라 가난해지고 병약해질 운명에 처해 있다.

 

 침묵의 봄!


정확히 57년 전인 1962년 레이첼 카슨(TIME지가 뽑은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여성이 《Silent Spring》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고, 이 책은 인간이 지구를 바라보는 시각에 크나 큰 경종을 울렸고, 인간이라는 종이 자신의 근원인 자연에 대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세상에 알렸다.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책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이 책은 당시 언론의 비난과 화학업계의 거센 방해에도 불구하고 크나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결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내고 환경보호 운동을 가속화 시켰다고 한다.

 

과학기술을 오용하고 남용할 때 그것이 자연 생태계 파괴라는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하였던 것이다. “새 봄이 찾아와도 새 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 그것을 어찌 봄이라 하겠는가.”“봄이 왔지만 봄이 아니다” 이 책이 출간된 지 57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가 마주한 세상은 어떠한가,,,


미세먼지로 하늘이 보이질 않는 오늘날, 우리는 레이첼 카슨이 이 책을 통하여 전달하려 했던 의미를 되새기며 다시 상기해 볼 필요가 있으며, 자연이 인간의 편의를 위하여 존재한다는 의미를 가진‘자연을 통제한다’‘지구를 정복한다’라는 말이 얼마나 오만한 표현이었는지를 우리는 깨달아야만 한다.

 

 미세먼지라는 청구서는 왜 날라 오는 것인가. 이웃나라인 중국 탓인가?


최근 발표에 의하면 그 원인은 중국의 영향도 있지만 비슷한 비율로 우리나라 내부의 원인도 있다고 한다. 최근 조사에서 국내 미세먼지의 주범은 필자가 사는 대전 인근 충남 서해안의 석탄 화력발전소로 밝혀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세계 최초로 석탄을 사용했던 영국에서는 석탄 없는 날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도 접하고 있다.

 

작년 여름 많은 신조어가 양산되었다.


극강, 슈퍼, 최강 등등 폭염 앞에 많은 수식어가 붙었던 것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불유쾌한 자연현상과 신조어는 계속 양산될 것이다. 자연은 공짜로 누릴 수 없으며 순응하지 않고 우리가 문명의 이기만을 추구하여 ‘참아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을 때 자연은 파괴적인 역습을 가해 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린 이제 연중 자연이 공짜로 주었던 풍요로움이 아닌 자연이 주는 비싼 청구서를 받아야 하는 운명에 처해졌다. 사실은 우리가 산업혁명 시기부터 스스로에게 보냈던 청구서가 이제 도착한 것일 뿐이겠지만,,,


인간은 1시간에 평균 830번 숨을 쉰다고 한다. 미세먼지 대책은 호흡을 해야만 살 수 있는 지구상 모든 생물 중에서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있는 우리 인간이 가장 시급히 대응해야 할 골든타임에 직면한 과제다.

 

미세먼지 대책은 크게 실외와 실내 대책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실외 미세먼지 대책은 주 원흉으로 지목된 석탄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시멘트 공장, 화학공장, 자동차 등 다양한 배출원에 대한 통제와 제어다. 실내 대책은 지하철, 버스 등 대중이용교통시설과 다중이용시설 등 건축물의 실내 공기에 관한 대책이다.

 

현대인들은 하루 중 85% 이상의 시간을 실내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쉽게도 정부의 대책은 주로 실외 미세먼지 대책에 치중한 감이 있다. 실외대책 위주인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시행 2019. 2. 15) 하여 미세먼지 생성물질의 배출을 저감하기 위한 조처 등을 취하였으나, 실내 미세먼지 대책에는 소홀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정부에서 심각성을 인식하고 발표하고 있는 대책들인 차량운행 제한 조치, 인공강우, 야외용 공기정화기 개발 및 보급 등이 모두 실외 대책이라 할 수 있다. 국민들이 실내에서 숨 쉴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가전제품인 공기청정기를 스스로 구입해서 해결해야만 하는 것인지 불만이 생긴다.

 

학교나 군부대 등의 실내에 공기정화기 보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건축물 자체에 공기정화설비를 설치하여 1차적으로 미세먼지를 거를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가 아닐까? 지난 해 3월 정부에서는 2019년까지 수도권의 모든 지하철에 공기 질 개선장치를 설치하고 차차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내가 사는 대전과 같은 지방의 지하철에서는 당분간 미세먼지를 더 마셔야 하는 것인가 라는 한숨이 나왔다. 최근 정부에서 추경 확보를 통해 공기정화기 지원을 확대한다는 발표가 있었음으로 기대해 보아야 하겠다.

 

 미세먼지 대책은 모든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대처해야만 그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실내공기 관련해서는 환경부 소관「실내공기질 관리법」이 있으며, 다중이용시설 ․ 신축 공동주택 ․ 대중교통차량 ․ 취약계층이용시설 등에 대한 실내공기 질 유지기준과 권고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내 공기질 유지를 위하여 건축물에 설치해야 하는 ‘공기정화설비’와 직접 연관되는 법령은 국토부 소관의 「건축법」 및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과 「공동주택관리법」「주택법」등이다. 그럼에도 건축 및 주택관련 법령에서는 자연환기 또는 기계환기 설비를 갖추도록 하는 오래된 규정에만 머물러 있으며, 아직‘공기정화설비’라는 용어도 담고 있지 않음은 아쉽게 느껴진다.

 

이러한 현실에서 몇 가지를 제언해 본다.


첫째, 건축물의 설계는 기본적으로 「건축법」의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다. 건축법에 의거 건축사만이 할 수 있으며, 설비 등 전문분야에 대하여는 관계전문기술자의 협력을 통하여 건축법 등의 제반규정을 준수하여 설계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건축물 설계자가 가장 많이 다루고 있는 건축법 및 관련법령에 ‘공기정화설비’라는 용어와 그 정의(실내공간의 오염물질을 없애거나 줄이는 설비로서 환기설비의 안에 설치되거나, 환기설비와는 따로 설치된 것을 말한다)를 담고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의한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공기정화설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해당 조항을 신설하는 것은 미세먼지 등에 대한 실내 공기질 유지를 위한 실효성을 제고하는데 매우 효과적이고 당연히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이젠 하늘이 온통 잿빛으로 가득해져 미세먼지 경보가 울리는 날 창문을 열고 자연환기를 하거나 기계설비로 바깥공기를 들여와 환기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실내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전제품인 공기청정기의 개별적 구입을 떠나, 건축물 자체에 전통적인 환기시스템을 통한 공조시스템의 기능에 머물지 말고 공조시스템과 환기설비에 미세먼지를 여과할 수 있는 필터를 내장토록 하여 1차적으로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고 지속적으로 교체 및 청소를 통하여 관리하여야 한다.

 

둘째, 실내 미세먼지 농도 측정 장치 구비 및 이를 알리는 전광판을 앞에 언급한 시설이나 공공시설 등의 실내에 설치토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건물이용자는 그 건물의 쾌적성을 알고 건물 이용 시 참고하게 됨으로써 건물관리자가 자발적으로 공기정화를 위한 노력을 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작지만 유효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셋째,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기전 이미 종전의 공조시스템으로 건축된 많은 건축물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새로 신축되는 다중이용시설 등은 개정된 실내공기질 관리법의 기준을 적용하여 건축될 수 있지만 기존 건축물들은 ‘공기정화설비’가 미설치되어 있어 새로 설치하는데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어려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차원의 지원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다중이용시설과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 취약계층이용시설 등에서는 스스로 공기정화 기능을 체크하여 필요한 개선 조치를 취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어야 한다.

 

노자는 “무위“를 주장했다!


무위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무위는 억지로 하지 않고 인공의 힘을 가하지 않은 자연스런 행위를 뜻한다. "완전한 행위란 그 뒤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모든 자연의 과정에서 인위적인 것이 끼어들게 되면 그것은 항상 의도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되거나 실패로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진보는 혼란을 야기하고, 기술의 진보는 파괴를 가져온다. 이제 와서 무위를 언급하는 것은 정말 부질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키고 후손에게 물려줘야만 되는 자연은 가끔씩이라도 무위의 의미를 되새길 때 지켜질 수 있지 않을까?

 

 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이고 재난이다!


우리가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 상황이 우리 삶에 계속된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지 않은가. 미세먼지를 줄이고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의료비 지출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일이며,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다.

 

57년 전 카슨은 이렇게 말했다.“우리는 지금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 곳에 서 있다. 우리가 오랫동안 여행해온 길은 놀라운 진보를 가능케 한 너무나 편안하고 평탄한 고속도로였지만 그 끝에는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가지 않은 다른 길은 지구의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라 할 수 있다.”

 

지금은 2019년 3월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글쓴이 조욱연 (대전광역시 주거환경개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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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20 [19:12]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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