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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장에 서지 못 한 '80대 만학도'
대전예지중고,만학도들 졸업 4일 남기고 퇴학 처분
 
김정환 기자

▲    예지중고 총동문회 제공

졸업을 4일 남기고 퇴학처분 당한 80대 만학도가 끝내 졸업식장에 설수 없는 사연이 알려 지면서 처분이 가혹 하다는 여론이 일고있다.

 

바로 대전예지중고등학교의 만학도 이야기다.

 

매년 이맘때면 만학도의 대학진학 소식 또는 평생학습 실천사례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주곤 한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전해진 ‘졸업을 나흘 앞둔 만학도 무더기 퇴학처분’ 소식은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대전예지중고등학교 총학생회와 총동문회는 퇴학처분 당한 당사자와 직위해제 된 교사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2월 2일 오전 10시 졸업식이 열리는 서구청 1층 로비에서 조촐하게 졸업 축하와 위로의 시간을 가졌다.

 

동문회에서 후배들을 위해 준비한 장미꽃 한 송이를 받아든 총학생회장 김기임 씨. 그녀는 나이 60이 넘어서 중학교 과정에 입학한 뒤 4년 만에 고교 졸업과 대학진학을 코앞에 두고 꿈에 부풀었던 순간 퇴학처분 통지를 받았다.

 

“퇴학처분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우편물을 받아들었을 때 그 허망함과 억울함, 그 분노감을 뭐라고 형언할 수가 없었어요. 나이 어린 학생도 아니고 만학도에게, 그것도 졸업식을 나흘 앞두고 재를 뿌리듯 퇴학을 시켰어요. 4년 내내 마음 편히 공부도 못했고 중학교 때도 무자격교장 사건으로 졸업식을 못 열었었는데, 고등학교 졸업마저도 끝내는 사랑하는 가족들의 축하 속에 빛나는 졸업장 한 번 받아볼 기회를 박탈당하고 만 거죠. 억울하게 누명쓰고 사형선고 받는 느낌이 이런 걸까요?”

 

주간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기임씨는 지난해 말 학교 측의 졸업사정회를 거쳐 이미 교육감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하지만 재단이사회가 교사 19명을 직위해제하고 학교가 복직교사 체제로 바뀌자마자 성적우수상과 개근상 등 당연 수상자를 제외한 모든 추천된 수상자의 명단은 교체되었다.

 

대학에 진학하여 사회복지학을 공부해보고자 부푼 꿈도 꾸었다. 이 또한 퇴학처분을 받음으로써 힘든 법적인 절차를 다 거쳐야만 가능하게 되었다. 김기임 씨의 말이 이어졌다.

 

“너무도 충격적이라 재단과 학교 측에 대한 원망보다도 처음엔 내 신세가 한탄스러웠고, 다음은 가족들 얼굴이 차례로 떠올랐어요. 하지만 충격이 가시면서 동료 학우들이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힘들 때 후배님들은 오죽할까? 그래서 동문 선배님들과 상의한 끝에 비록 졸업식장엔 못 들어가더라도 다른 학우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도 해 줄 겸 또 퇴학처분 당한 학우들과 후배님들을 위로하는 시간이 되게 하자고 결정한 것입니다. 이렇게 함께 모여서 축하와 위로의 시간 갖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고3 졸업을 4일 남기고 퇴학처분 당한 권옥자(여, 80세)씨가 동문 선배들로부터 장미꽃을 받고 있다. - 자료제공 예지총동문회  

오전 9시 즈음하여 졸업식 장소인 서구청 1층 로비에 모인 퇴학생들은 직위해제 교사들과 선후배들을 붙잡고 눈물을 짓는가 하면 울분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예지중·고교의 학사파행 사태는 지난해 12월부터 재단에서 복직처리 된 교사들이 무리하게 학교에 진입하면서 촉발되었다.

 

3년 전부터 학생들과 갈등을 빚어온 휴직교사와 재임용에서 탈락된 계약직 교사 등 7명이 만학도를 상대로 법원에 접근금지 가처분신청을 통하여 학교에 진입하자 만학도는 수업을 거부하였다.

 

그러자 1월 7일 재단에서는 이사회를 열고 학교장을 해임함과 동시에 교사 23명 중 19명을 직위해제하고 복직교사들 중심으로 학교체제를 바꾸어버렸다. 졸업식 및 학기 종료일을 한 달도 채 안 남긴 시점에서 80%가 넘는 교사를 직위해제하자 학사파행이 극에 달하였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하루아침에 담임 선생님과 수업 선생님을 잃어 학습권을 빼앗긴 만학도는 급기야 1월 18일부터 11일 간 대전시교육청에서 항의 농성을 하게 되고, 시교육청은 재단과 학교 측에 수차례에 걸쳐 학교운영의 시정을 요구하다가, 마침내 1월 28일 2019학년도 신입생모집 중지와 보조금지원 중단을 통보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와중에 퇴학처분 당한 만학도는 결국 평생소원이었던 졸업식에 참석할 수가 없었다. 총동문회까지 나서서 성명을 통해 학교 측에 후배들이 존경하는 선생님들과 졸업식에 참석할 수 있게 조치해 달라고 호소하였으나 재단과 학교 측은 요지부동이었다.

 

총동문회 이상현 부회장은 “말도 안 되는 퇴학처분은 반드시 법으로 그 부당함을 밝힐 것이다. 오늘 소중한 졸업의 기회를 빼앗겼지만, 우리 자랑스러운 만학도 후배님들은 이를 승화시켜 동료 학우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후배들은 비교육적이고 비정상적인 것들과 싸웠고 마치 훈장처럼 퇴학처분을 받았다. 처음엔 이 모든 것에 분노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제 정의로운 재학생 후배님들은 학교 안에서, 졸업한 선배들은 학교 밖에서 더욱 응집된 힘으로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다. 예지정상화를 위해 뭉친 예지인들이 자랑스럽다.”고 소회를 피력하였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1월 28일~31일까지 실시한 학교와 재단에 대한 정기감사에서 서류 미제출 등과 관련하여 감사기간을 2월 8일까지 연장 실시한다고 밝혔다. 향후 예지재단의 학생과 교사들에 대한 조치결과와 시교육청의 감사결과가 상식과 부합되는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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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07 [16:03]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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