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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 먹여 살릴 마지막 땅 도안...
 
손규성 전 대전시일자리특보

 
▲ 손규성 전 대전시일자리특보     ©김정환 기자 
대전을 먹여 살릴 마지막 땅 도안...
 
그리스가 ‘근대 올림픽 100주년’을 맞아 치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비용을 보면, ‘지혜의 여신, 아테네’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 같다. 지하철을 새로 놓는 등 사회간접시설을 크게 확충했다.
 
지금은 활용을 못해 애물단지가 된 36개에 이르는 모든 경기장도 새로 지었다. 테러에 대비한다며 패트리어트 미사일 수십 기도 사들였다.
 
그러다 보니, 애초 올림픽 예산으로 16억 달러(약 1조7600억 원)를 책정했지만, 정작 올림픽이 끝나고 보니 10배에 달하는 160억 달러(약 17조6000억 원)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올림픽 개최비용은 그렇잖아도 만성 재정적자 상태인 그리스의 국제신용도를 더 떨어지게 했고, 2010년 국제통화기금(IMF) 등 구제금융의 길로 가는 노둣돌 가운데 하나가 됐다.
 
그리스의 재정위기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대체로 3가지를 들었다. 첫째,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지속된 사회복지 지출과 방만한 재정운영. 둘째, 무리한 유로 단일통화권의 편입. 셋째, 특유의 산업구조이다.
 
특유의 산업구조는 심하게 말해, 관광 이외에는 특별한 수입원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스가 자구책 마련을 위해서는 물론 긴축재정안도 필요하겠지만, 국가의 산업구조 자체를 바꾸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비록 그리스가 지난해 8월 채권국의 승인을 받아 구제금융 체제 해방을 8년 만에 선언했지만, 산업구조 개편은 크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스의 경제 구조는 서비스업 70%, 제조업 및 건설 22%, 농업 7%로 구성돼 있다.
 
국가와 도시단위의 산업구조를 단순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대전의 산업구조가 그리스와 비슷하다. 지난 달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전의 경제구조는 서비스업 비중이 전년보다 0.1% 포인트 증가한 76.5%로, 서울 89.7%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로 나타났다.
 
제조업 비중은 18.1%를 기록했다. 생산 활동의 기초가 되는 제조업은, 고도화할수록 첨단산업으로 발전하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 편중현상은 경제위기에 취약하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150만 인구의 대전의 산업단지 수는 조성 중인 것을 포함해 모두 7개로, 지난해 말 현재 인구 31만8793명의 세종특별자치시 14개의 절반 수준이다.
 
대전시는 지난 10월 도안 3지구의 시가화(市街化)조정구역을 앞으로 10년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시가화조정구역은 난개발을 막기 위해 개발행위를 제한하는 도시관리계획이다. 대상지는 유성구 원내동, 교촌동, 대정동과 서구 관저동 일원 93만 3700㎡로, 전체 도안 3단계 면적(308만 9787㎡) 중 31.8%이다.
 
이 구역에는 대전교도소와 부영그룹 소유의 옛 충남방적 부지 일부가 포함돼 있다. 도안 3단계는 유성구 원내동, 대정동, 서구 관정동 308만 9787㎡에 3만 90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공동주택 1만 4000세대 등을 짓는 계획이다. 시가화조정구역 연장조처는 도안 3단계 공동주택 건설계획을 최소 10년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건설업체 부영은 비록 반려를 당했지만, 이곳에 9300세대가 넘는 아파트를 짓는 뉴스테이 사업계획서를 대전시에 낼 정도로 아파트건립 의지가 강하다. 특별한 조치가 없으면 ‘준공업지역’인 이곳은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 자명하다.
 
산업구조 개편과 산업단지 확대라는 측면에서 보면, 옛 충남방적 부지 77만㎡(23만 2925평)와 2025년 유성구 방동으로 이전할 대전교도소 40만 7610㎡(12만 3302평) 부지가 중요해진다. 이곳은 도심지에 굴뚝 없는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마지막 땅이라고 할 수 있다.
 
취약한 산업구조 개편을 위한 첫 방안으로 옛 충남방적 터를 대전의 주력산업 특화지역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유주 부영그룹으로부터 이 땅을 무상으로 기부체납 받고, 땅값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때 얻어지는 수익을 더한 금액에 상응하는, 다른 곳의 아파트 건설 부지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대전도시공사가 조성하고 있는 갑천호수공원 유성구 지역 1, 2블럭 아파트 부지(12만 9282㎡, 3만 9176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지역은 시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파트 공급 핫 플레이스 지역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옛 충남방적 터와 갑천호수공원 아파트 공급지역을 맞교환하자는 것이다.
 
이 방식이 성공한다면 대전시는 다운타운 인접한 곳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소유하게 된다. 이곳에 대덕특구의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연계할 수 있는 바이오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다.
 
과학기술도시 대전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대전의 취약한 산업구조를 개편할 수 있다. 바이오업체의 노동집약성도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특화된 주력산업 구축과 집적화에 따른 ‘양질의 대전형 일자리 창출’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대전의 아파트 규모는 절대량에서 부족하지 않다. 주택보급률이 110%에 육박하고, 인구는 최근 5년간 계속 줄어 150만 명을 밑돌고 있다. 주택을 아파트 등 새 것으로 교체하고 싶은 수요를 제외하면 사실상 낡은 아파트의 교체 물량만을 공급해도 주택수요 충족에는 큰 문제가 없다. 아파트는 건축된 뒤에는 더 이상 부가가치가 생산되지 않는다.
 
설령 아파트 값이 오른다고 해도 지역총생산량 증대와는 무관하다. 오히려 가격상승은 제조업 등 다른 생산 분야의 가치를 왜곡시킨다. 30년쯤 지나면 부수고 다시 짓는 시멘트 중심의 구조물인데다 형태도 비슷하다 보니, 문화적 가치도 제로(0)이다.
 
그리스에서 보듯, 산업구조 개편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혜의 신 아테네도 그리스에게 이런 당면한 사항을 풀 수 있는 지혜나 모든 것을 물리칠 수 있는 방패 이지스(Aegis)를 제공하지 못했다. 그리스가 구제금융에서 졸업은 했다지만 그 댓가는 앞으로도 혹독할 것이다.
 
특히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는 것은 청년세대들의 국외유출이다. 영국,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국가로 직장을 찾아 떠나는 대학교육을 잘 받은 유능한 청년들이 10년 새 5만8000명이나 됐다. 대전도 연간 1만 명이 떠나고 있다.
 
옛 충남방적 터와 갑천호수공원 아파트 부지의 맞교환 방식은 제도와 관행 등에서 상충되는 점이 있을 것이다. 이해관계의 충돌은 머리를 맞대면 풀 수 있다. 산업구조의 개편, 도시의 경제력 향상, 일자리 창출 등을 고려한다면 시도해봄직 하다.
 
아파트만 짓는다면 소를 잡아먹는 일이고, 산업단지를 만든다면 소도 키우고 농사도 짓는 일이 될 것이다. 새해에는 그런 기대를 해본다.
 
“정치란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여 불가능해 보이는 그 무엇을 실현하는 종합예술이다.” 민주화운동가이며 체코공화국 초대 대통령 바츨라프 하벨(Vaclav Havel, 1936~2011)의 말을 기억한다면 못할 것도, 안 될 것도 없다. <2019. 1.3. 전 대전시 일자리특별보좌관 손규성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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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1/03 [16:32]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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