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 통찰력 없는 철도박물관 유치포기

손규성 전 대전시일자리특보 | 기사입력 2018/11/28 [16:49]

대전시의 통찰력 없는 철도박물관 유치포기

손규성 전 대전시일자리특보 | 입력 : 2018/11/28 [16:49]
 
▲손규성 전 대전시일자리특보  
대전시의 통찰력 없는 철도박물관 유치포기!

1869년 5월 10일 미국 대륙횡단철도가 만나는 유타주 프로먼토리 언덕에서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진다. 철도가설의 접착지역에서 동서 간 철로 연결의 마지막 침목 못인 ‘골든 스파이크’를 누가 박을 것인가에 대한 다툼이었다. 서부에서 동부로 철로를 놓아가던 센트럴 퍼시픽 레일로드 대표이던 릴랜드 스탠퍼드가 황금 못을 박는다.
 
이로써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네브라스카 오마하를 연결하는 대륙횡단철도가 완공된다. 그 결과 릴랜드 스탠퍼드는 ‘철도왕’이라는 명예와 함께 막대한 부를 쌓고, 미국은 2차 산업혁명을 만끽하는 경제대국의 길로 들어선다.

세계적인 명문대학인 스탠퍼드 대학은 철도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상원의원을 지낸 철도왕 릴랜드 스탠퍼드가 설립했기 때문이다. 그는 고대유물에 심취해 있던 15살의 아들이 이탈리아 여행 중에 죽자, 아들을 기념하기 위해 대학을 설립한다.
 
흔히 스탠퍼드라고 부르는 대학이 그것인데, 정식 대학이름은 아들 이름을 딴 ‘릴랜드 스탠퍼드 주니어 대학교(Leland Stanford Junior University’이다. 스탠퍼드는 개교 이래 21명의 노벨수상자를 배출한데서 보듯 연구중심의 명문사학이 되고, 실리콘밸리의 진앙지가 돼 3차 산업혁명을 주도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대전의 도시정체성은 철도와의 관련성을 떼 낼 수 없다. 경부선철도 부설로 인해 성장을 시작한 도시이고, 시가지 자체가 대전역을 중심으로 확장돼 왔기 때문이다.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의 대전 입지도 그런 배경아래 이뤄졌을 것으로 이해된다.
 
다른 도시에는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한국전쟁 당시 김재현 기관사의 미군 24사단장 딘 소장 구출작전 참여 영웅담은 대전의 철도도시 정체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우리만의 소재이다. 이런 대전에서 국립 철도박물관 유치를 공식 포기했다는 것은 시 스스로 도시정체성을 부정했다고 보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박물관은 오래된 과거의 유물과 역사를 전시하는 곳만은 아니다. 겉으로는 오래된 것을 전시하고 보여주고 있지만, 비치된 유물은 당시에는 미래를 밝혀줄 첨단의 것들이었다. 그래서 박물관은 물목의 박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서 서서 오래된 과거에서 미래를 찾는 상상력의 보고이다. 옛것으로 새로움을 빚는 창의력의 잠재적 창고이고 지식산업의 현장이다.
 
철도는 증기기관차와 연결되어 2차 산업혁명의 핵심적 수단이고 기술이다. 그 박물관은 2차 산업혁명이 한 나라와 도시에게 끼친 영향을 보여주고 미래를 측정하도록 요구하는 응축물의 집합소인 것이다. 그래서 철도박물관의 있고 없음은 철도관련 산업의 미래가 없고 있음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 

철도박물관의 존재여부는 도시마케팅의 핵심요소를 소유하는 문제와 직결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연결된다. 철도박물관이 들어선다면, 아주 똑똑한 관광자원이 대전에 우뚝 서게 돼, 기존 관광요소들과 결합된 시너지 효과가 크게 일어나게 된다.
 
박물관이 들어서면 철도공사 등 관련기관에서 이의 활성화를 위한 관람객 유치를 왕성하게 하지 않을 수 없어, 대전은 관광객 유치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도시마케팅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또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하고 욕구충족을 위한 관광요소의 개발도 촉진될 수 있을 것이다. 시티투어의 활성화는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철도박물관 유치포기는 대전역 동편광장 쪽의 도시재생사업의 기회를 당겨오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곳에는 많은 철도관련 유산들이 산재하고 있어 박물관 건립과 함께 재개발이나 기능 복원 등이 앞당겨질 수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충청광역철도망 가운데 호남선 부분의 철로 직선화 사업도 속도를 내도록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대전역 주변 옛 도심지역의 신천지가 펼쳐지는 것이었다.

철도는 증기기관차와 그 운행철도 건설 등으로 2차 산업혁명을 주도했고, 철도로 쌓은 막대한 부는 대학을 세우고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 3차 산업혁명 발화의 불쏘시개가 됐다. 이제 4차 산업혁명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대전은 4차 산업혁명의 특별시가 되고자 한다.
 
하지만 과거 당대의 첨단물이 대전 성장과 진화에 어떤 효과를 가질지 판단을 못한 채,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돋아줄 철도박물관 유치를 스스로 차버렸다. 그래서 우리의 삶과 가치를 바꿔줄 4차 산업혁명의 내용과 미래를 제대로 이해할지 의구심이 든다. 시의 행태는 철도왕 스탠퍼드가 ‘자유의 바람이 불어온다(The wind of freedom blows)’고 스탠퍼드 대학 교훈을 정해, 3차 산업혁명의 바람을 예고했던 통찰력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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