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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은 왜 지워지지 않을까?
 
오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문신은 왜 지워지지 않을까?

수렵채집부족이나 지하세계 사람들만이 문신을 한다는 건 옛말이다. 요즘 젊은이에게 문신은 패션이다. 미국에서는 성인 5명 중 1명이 하나 이상의 문신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문신을 하고 싶다면 신중히 고민한 후 결정하라고 말한다. 문신은 새기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더 까다롭기 때문이다. 손톱 만한 크기라도 이를 제거하려면 오랜 시간에 걸쳐 10번 이상 시술해야 하고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 그렇다면 문신은 왜 이렇게 끈질긴 걸까?
 
진피의 대식세포가 문신을 유지하는 주인공
 
사람의 피부는 맨 바깥층인 표피, 그 아래층인 진피, 맨 아래층인 피하조직 세 층으로 이뤄진다. 표피층에서는 주기적으로 세포가 교체된다. 안쪽의 표피세포가 위로 올라와 이전 표피세포는 각질이 되고, 이 각질층은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간다. 이 과정이 4주마다 반복된다. 그래서 잘 지워지지 않는 잉크를 사용하더라도 피부 표면에 새기는 문신은 한 달 안에 사라진다. 흔히 ‘지워지는 문신’이라고 알려진 헤나가 그렇다.
 
반면 표피 아래층에 있는 진피세포는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 대개 문신은 바로 이곳 진피까지 바늘을 깊숙이 찔러 잉크를 넣는다. 즉 문신은 피부에 상처를 내서 색소를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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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문신을 새기는 모습. 과학자들은 피부에 들어간 잉크 입자가 어떻게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는지 궁금해 했다. (출처: pexels)
 
그렇다면 진피로 들어간 잉크는 어떻게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는 걸까?
 
문신을 유지하게 만드는 주인공은 면역 세포인 ‘대식세포’이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상처가 나면 감염을 막으려고 면역 세포를 보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대식세포는 상처가 난 곳으로 출동해 병원균을 잡아먹고 분해한 단백질을 다른 면역 세포에게 알려주는 등 다양한 면역 반응을 수행한다. 따라서 진피 속으로 잉크 입자가 들어가면 대식세포는 잉크를 몸에 침입한 병원균으로 인식해 잡아먹고 그 장소에 머무른다. 과학자들은 대식세포의 수명이 매우 길어 이 세포들이 남아 문신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식 세포의 ‘계주’로 유지되는 문신
 
최근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학교 연구팀은 대식세포가 다음 대식세포에게 문신 잉크 입자를 계주 경기의 바통처럼 넘겨주며 문신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원래 이 연구팀은 피부에 있는 대식세포를 연구했다. 그러다 우연히 쥐의 피부에서 특이한 유형의 대식세포를 발견했다. 색소 생성 세포는 죽을 때 멜라닌을 방출하는데, 이 멜라닌을 먹어 치우는 대식세포가 있었다. 이를 본 연구팀은 문신 유지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궁금했다.
 
연구팀은 피부 대식세포만을 죽이는 유전자 변형 생쥐를 만들었다. 이 쥐의 피부 대식세포에는 디프테리아 독소 수용체가 있다. 만약 연구팀이 쥐에게 디프테리아 독소를 주입하면, 이에 반응한 대식세포만 제거된다.
 
연구팀은 녹색형광잉크로 생쥐 꼬리에 문신을 새겼다. 꼬리 피부를 현미경으로 관찰하자 대식세포는 잉크 입자를 잡아먹었다. 이에 꼬리에 디프테리아를 넣어 대식세포를 모두 제거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꼬리에 있는 문신은 사라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또 다른 실험을 했다. 문신한 쥐의 꼬리 피부를 다른 쥐에게 이식했다. 6주 뒤 꼬리 피부 속에 있던 대식세포는 죽고 원래 쥐의 대식세포가 그 자리를 채웠다. 결과는? 그래도 문신은 여전히 남았다.
 
연구를 이끈 샌드린 앙리 박사는 “대식세포가 수명이 다해 죽으면서 주위에 잉크 입자를 방출하면, 근처의 다른 대식세포가 다가와 잉크 입자를 먹고 그 자리를 지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대식세포가 잉크 입자를 먹고, 방출하고, 다시 먹는 과정을 반복하며 문신은 계속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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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레이저를 이용해 문신을 제거하는 모습. 대식세포가 잉크 입자를 넘겨받기 때문에 완벽하게 지우는 건 불가능하다. (출처: wikimeida) 
 
문신 제거에 응용할 수 있어
 
연구팀은 이 결과가 문신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문신은 진피에 레이저를 쏘아 잉크 입자를 잘게 쪼개 제거한다. 쪼개진 잉크 조각들은 진피를 떠다니다 림프관에 들어가 배출된다. 한 번 시술에 모든 문신을 없애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차례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연구팀은 “대식세포를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방법을 찾아 레이저 시술과 함께 병행한다면 문신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식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면, 레이저로 쪼갠 잉크 입자들이 바로 대식세포에게 먹히지 않고 림프관을 타고 흘러 들어가 배출될 수 있다.
 
글: 오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출처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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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23 [17:19]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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