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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에 生生함 더하는 나노기술
 
김정환 기자

가상현실에 生生함 더하는 나노기술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상현실 체험 기기가 1200만대 이상 팔렸다. 삼성 기어VR이 500만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오큘러스 리프트(360만대), HTC 바이브(210만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2020년에 이르면 VR기기가 2억 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어VR은 구글이 내놓은 ‘카드보드’와 함께 가상현실에 접근하기 쉬운 기기로 꼽힌다. 기어VR은 고가의 장비 없이도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만 꽂으면 입체 360도 영상을 제공하는 가상현실 기기로 변신한다. 카드보드는 이름처럼 단단한 하드보드지 사이에 어안렌즈를 적절히 삽입한 형태다.
 
관련 콘텐츠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영화 트레일러(광고)는 물론 1인칭 게임, 성인용 콘텐츠 등 가상현실 체험과 어울리는 콘텐츠가 속속 만들어 지고 있다. 가령 ‘스타워즈7: 깨어난 포스’의 경우, 사용자가 마치 주인공 레이가 된 듯 스피더를 타고 제국군의 우주선이 추락해 있는 행성 자쿠의 사막을 내달릴 수 있다.
 
하지만 ‘가상현실’이라고 말하기엔 여전히 많은 것이 부족하다. 사람은 주위 환경을 시각 청각 정보로만 인식하지 않는다. 시각과 청각 외에도 후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이 이 과정에 작용한다. 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갈대숲 사이를 지나면서도 좌우로 스치는 갈대 하나도 만져볼 수 없는 것이 현재의 기술 수준이다.
 
나노기술로 촉감 구현하기
 
가상현실 기기를 만드는 개발사들이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선 기술은 바로 촉감 구현이다. 대표적인 기술은 ‘햅틱 기술’이다. 햅틱이란 말은 ‘나는 만진다’는 의미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가령 가상현실 속에서 자동차의 표면을 쓸어 만질 때 실감나는 느낌을 얻기 위해선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먼저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지할 수 있는 센서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나노기술이 응용된 압전소자가 이용된다. 압전 소자란 압력이 가해졌을 때 전기신호를 만들어내 압력을 감지하는 전자부품이다. 여기서 압전 소자는 작으면 작을수록 좋다. 손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도록 장갑이나 반지 형태의 장비에 장착돼야하는 데 크면 손의 움직임을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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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이태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팀이 개발한 스마트 섬유를 이용해 만든 장갑. 손모양에 따라 드론이 지정된 명령을 수행하도록 했다. 출처: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2015년 이태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팀은 압전 소자 대신 스마트 섬유를 이용한 장갑을 고안하기도 했다. 스마트 섬유의 핵심은 전기가 잘 통하는 은나노 입자다. 지름 70~90nm(나노미터·10억 분의 1m)의 은나노 입자를 섬유 사이 곳곳에 채워 넣었다. 섬유의 피복으로는 실리콘 고무의 일종인 폴리디메틸시록산(PDMS)을 썼다. 독성이 거의 없어 ‘탱탱볼’ 같은 아이들 장난감을 만드는 데 쓴다.
 
연구팀은 스마트 섬유를 X자로 엮어 압력센서 역할을 하도록 했다. 섬유와 섬유가 맞닿으면 전류의 흐름이 바뀌기 때문에 쌀 한 톨 무게인 8mg의 적은 압력도 감지할 수 있다.
 
손가락의 움직임을 인지했다면 이제는 가상세계의 물체를 만졌을 때의 촉감을 느끼게 할 차례다. ‘덱스모 로보틱스’는 외골격 형태의 장갑을 개발했다. 손등 너머로 부착된 외골격 장비가 손가락에 힘을 가해 사물을 만지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했다. 여기엔 뉴턴의 3법칙 ‘작용·반작용의 원리’가 들어간다. 자동차의 트렁크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손가락이 누르는 만큼 트렁크 또한 같은 힘으로 방향만 반대로 바뀌어 손가락을 누른다. 손가락으로 사물을 누를 경우 외골격 장갑이 반대 방향으로 손가락을 잡아당겨 사물을 만지고 있는 것과 같은 원리가 쓰였다.
 
가상현실과 나노기술 이우상칼럼리스트 사진 DEXMO 1
사진 2. 덱스모 로보틱스가 내놓은 가상현실(VR) 체험용 글러브. 손가락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물체를 쥐었을 때의 압력을 손가락에 전달해주어 정말 물체를 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출처: 덱스모 로보틱스

더 생생한 시각 정보가 필요하다
 
생생한 가상현실을 체험하기 위해선 디스플레이가 개선돼야 한다. VR기기를 거부하는 사람 중 일부분은 그 이유로 멀미 현상을 든다. 디스플레이의 해상도가 부족해 일어나는 ‘그물망 현상’은 멀미의 주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물망 현상이란 2개의 어안렌즈를 이용해 디스플레이를 확대해 볼 때 해상도가 충분치 않아 픽셀과 픽셀 사이 검은 부분이 눈에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 모습이 그물망과 유사해 그물망 현상이란 별명이 붙었다. 초기에는 눈에 보이는 화면 전체에 그물망 현상이 일어났다. 요즘엔 집중하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VR기기 보급을 위해선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재팬 디스플레이(JDI)가 개발 중인 스크린은 3.42인치 크기에 1440x1700 해상도를 낼 수 있다. 1인치에 들어가는 픽셀 개수가 무려 651개로 치밀한 영상을 보여줄 수 있어 바로 눈앞에서 보는 VR 헤드셋이라 해도 그물망 현상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기어VR과 처음 연동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6는 1인치당 577개의 픽셀을 썼다. 가장 최근 발매된 스마트폰인 LG전자의 G6는 1인치당 564개의 픽셀을 썼다. 빛을 내는 소자의 크기를 나노미터 수준으로 줄이고 제어하는 양자점발광소자(QLED) 기술이 성숙되면 그물망 현상을 완전히 없애는 수준의 디스플레이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외에도 나노기술은 후각 컨트롤러를 만드는 데도 응용될 수 있다. 가상의 꽃잎을 만질 때 나는 꽃향기 분자를 나노기술을 이용해 제조하도록 하는 것이다. 나노기술을 이용한 조향 기술은 최근 조향업계에서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더 적은 비용으로 더욱 다양한 향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 대학원 의용공학과팀은 2000년 일찌감치 멀티미디어용 칩타입 향 발생장치의 개념을 제안하기도 했다. 나노기술로 조향한 분자 등을 향 발생장치 위에 얹으면 발생장치에서 발생하는 열로 냄새 분자를 활성화시켜 VR 이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각종 나노 기술의 응용으로 시각과 청각뿐 아니라 나머지 감각을 채워주는 VR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려 본다.
 
지원 : 국가나노기술정책센터
글: 이우상 기자 / 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출처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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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18 [17:23]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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