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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보석같은 남자들이 꾸는 꿈
 
원용철 벧엘의집 담당목사

보석같은 남자들이 꾸는 꿈
 
엊그제 벧엘의집 보석같은 남자들이 만드는 보석같은 마당극 호박꽃이 극단 우금치 별별마당에서 대전충남세종 종교인평화회의 주관으로 공연을 했다. 풍물공연까지 하면 9차 공연이고, 마당극만 치면 이번이 일곱 번째 공연이다.
 
비록 관중은 많지 않았지만 배우들이 처음으로 출연료를 받고 올리는 공연이기도 했다. 그러기에 이번 공연은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고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공연이자 함께 꾸는 꿈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되기 시작하는 공연이었다.
 
지난 2012년 4월, 극단 우금치의 류기형 대표님과 의기투합하여 만들어 낸 보석같은 남자들은 5년을 지나오면서 참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공연을 얼마 남기지 않고 갑자기 배우가 사라지는 일도 있었고, 한 해를 보내고 나면 모두 못하겠다며 포기해 버려 단원 대부분을 교체하는 일도 있었고, 마당극은 그만두고 풍물이나 하자는 요구도 만만치 않았고, 아예 보석같은 남자들을 해체하자는 의견도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벧엘의집 담당목사의 고집과 우금치 이상호 선생님의 끈질긴 애씀이 어우러져 지금과 같은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다. 어쩌면 지난 5년 동안 보석같은 남자들의 명맥을 유지한 것 자체가 기적은 아닐까?
 
첫 공연을 올렸던 2013년 11월, 나는 인사말에서 보석같은 남자들의 창단의미를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호박꽃은 극이 아니라 보석같은 남자들의 과거 삶의 이력입니다. 자신들의 삶을 무대에서 관객에게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 돌덩이처럼 현재를 짓누르고 있는 과거를 털어내고 희망으로 미래를 가꾸어 가자는 것이지요.
 
또한 비록 가진 것은 없어도 우리도 똑같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들도 꿈이 있고, 그 꿈이 허황되고 무책임한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의 꿈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노숙인에 대한 편견이 심한 것 같습니다. 노숙인 하면 으레 알코올중독자, 게으른 사람, 무책임한 사람, 지저분하다, 이기적이다, 떠돌아다닌다, 뭔가 부족한 사람 등으로 규정해 버립니다.
 
세상이 하도 그렇게 낙인찍어 버려서 그럴까요? 이제는 자신조차도 그런 사람인줄 착각하고 살아갑니다. 심지어 노숙인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들조차도 여전히 다른 시각으로 판단합니다. 작은 실수만 해도 그것을 실수로 보지 않고, 그러면 그렇지 라며 당연한 것으로 여겨버리는 것이 세상인심입니다. 노숙은 단지 사회현상일 뿐입니다.
 
노숙인이기 때문에 무책임하고, 게으르고, 알코올중독자가 아니라 노숙인 중에 그런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사람 자체가 노숙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난한 것이 무슨 죄라도 되는 것일까요? 그저 가난한 것뿐이지, 사람자체가 가난한 것은 아닙니다. 노숙인이라고 해서 뭔가 부족한 사람도 아닙니다. 모두 똑같은 인격을 가진 사람입니다.
 
마찬가지로 노숙인에게도 보통사람이 꾸는 꿈도 있습니다. 이 호박꽃이 바로 그것을 말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비록 볼품없지만 호박꽃도 엄연히 꽃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꽃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꽃밭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는 것이 바로 호박꽃이 꿈꾸는 세상입니다.…”
 
사실 마당극 호박꽃은 벌을 의인화한 자신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열심히 일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다가 그만 기억을 잃어버려 집을 찾아가지 못하는 일벌, 택지개발로 터전을 잃어버린 땅벌, 알코올중독으로 쫓겨난 숫벌, 친구의 꼬임에 빠져 한 평생 모아 놓았던 재산을 몽땅 잃고 보증까지 잘못 서는 바람에 쫓겨 다니는 신세가 된 호박벌 등 바로 벧엘의집 울안공동체에서 생활하고 있는 가족들의 과거이력인 것이다.
 
그런 그들이 서로 의지하며 힘을 합쳐 지금의 절망을 넘어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호박꽃의 내용인 것이다. 호박벌의 마지막 대사인 “예전에 내 꿈이 뭔지 물어봤었지? 내 꿈이 뭔지 아나? 내 꿈은 꽃이 되는 거야, 꽃. 꿀을 나눠주고, 열매를 맺고, 또다시 꽃을 피우는 저기 거친 산과 들에 핀 꽃, 말이야...”
 
이제 진짜 시작이다. 보석같은 남자들이 꿈을 꿀 수 있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담당목사가 고집스럽게 밀어붙이니 마지못해 따라 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들을 가졌을 것이다. 공연을 마치고 류기형 대표님과 연기를 지도하는 이상호 선생님과 내년에는 제대로 된 유료 공연을 한 번 올려보자는 당찬 의기투합도 했다. 아니 전국 순회공연은 어떨까? 분명 혼자 꾸는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끝내 현실이 되고 마는 것이다. 보석같은 남자들이 꾸는 꿈이 현실이 되는 날을 위하여...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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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08 [16:35]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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