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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로 재탄생하는 태양전지
 
김진호 칼럼니스트

나노기술로 재탄생하는 태양전지            

‘봄에는 얇게, 겨울에는 두껍게’ 
우리는 날씨에 따라 체온을 보호하기 위해 옷을 바꿔 입는다. 우리 몸을 덮고 있는 피부조직의 보온능력이 가진 한계를 ‘옷’으로 보완한다. 태양전지와 나노기술의 관계도 이와 닮았다. 현재 상용화된 실리콘계 태양전지의 평균 효율은 17~23% 정도다. 1958년 처음 우주선에 태양전지가 도입됐을 때의 효율이 4%였으니, 60년 동안 최대 6배까지 높아진 결과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태양전지의 효율을 더욱 극대화하여 지속적으로 청정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현재 과학자들은 나노 코팅기술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태양전지 사진 1 태양전지 셀 하나를 확대한 예 출처 GIB
태양전지 셀 하나를 확대한 모습 출처 : gettyimagesbank
 
나노스타일의 옷을 입는 태양전지
 
태양전지는 빛에너지를 받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로 효율을 높이려면, 빛을 흡수하는 능력과 흡수한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능력이 우수해야 한다. 여기서 빛을 흡수하는 능력, ‘광흡수효율’은 태양전지를 이루는 기본 요소인 반도체의 능력에 좌우된다. 이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능력은 광전기화학 소자라 불리는 반도체 위에 코팅된 금속의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 태양전지의 에너지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미국 UC버클리대 화학재료과학과 폴 알비사토스 교수팀은 반도체에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빛을 다시 모으는 방법을 구상했다. 단일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나노물질로 만든 거울을 활용한 연구 결과를 2015년 2월 학술지 ‘ACS 포토닉스’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중심부를 카드뮴셀레니드, 겉껍질을 카드늄설마이드로 구성한 나노입자 복합체로 거울막을 만들어 태양전지용 반도체 주위를 감쌌다. 외부에서 반도체로 들어왔다 흡수되지 않고 나가는 빛을 재방출해 들뜬 광자가 태양전지로 잘 모아지도록 복합체의 나노구조를 조정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가 흡수하는 전자의 양이 82%의 확률로 최대 30배까지 높아졌다. 

국내 연구팀은 태양전지의 기본요소인 반도체에 직접 나노기술을 적용해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이용했다. 조창희 DGIST 신물질과학전공 교수팀은 반도체에 나노 디자인을 입히기 시작한지 2년 만인 2016년 2월 광흡수효율을 높이는데 성공해 학술지 ‘어드벤스드 머티리얼즈’에 발표했다. 현재 사용되는 일반적인 반도체의 표면을 확대하면 소장의 융모 세포처럼 지름이 410nm 정도인 가늘고 긴 원통형의 돌기가 솟아 있다. 이런 표면은 특정 진동수를 가진 빛만 흡수할 수 있다. 연구팀은 반도체 표면 위에 원통형 돌기 대신 물결치는 파도와 같은 규칙적인 간격을 갖도록 나노물질 층을 쌓아 올려 반도체가 가시광선 영역의 다양한 빛을 흡수하도록 설계했다. 
 
태양전지 사진 2 축소
조창희 DGIST 교수팀에서 사용하고 있는 나노 신물질로 만든 광전환효율 측정 장치 출처 : 김진호 칼럼니스트
 
그 결과 가시광선 영역대의 빛이 반도체에 더 오래 머물면서 광흡수율이 평균 24.2% 가량 높아졌다. 조 교수는 “반도체가 흡수한 빛이 전기신호로 바뀔 때는 금속이 필요하다”며 “이 금속에도 나노 디자인을 입혀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는 효율 향상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롭게 각광받는 태양전지들
 
산업적으로 생산설비가 갖춰진 실리콘 반도체를 이용한 일반적인 태양전지의 개선 노력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태양전지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제조 가격을 낮춰 대량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유기 태양전지와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개발이다. 기본 원리는 유리와 같은 무기물 기판위에 비싼 반도체 물질 대신 광합성에 쓰이는 클로로필같은 유기물이나 페로브스카이트 등의 염료를 코팅하는 것이다. 

유기 태양전지의 경우 제조가격은 기존 전지보다 최소 3분의 1이상 최대 5분의 1정도로 저렴하지만 최근까지만해도 상용화 가능한 최소 에너지 효율인 7%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2009년 처음 개발되었던 페로브스카이트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경우, 2015년 한국화학연구소의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20.1% 효율을 달성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러시아 우랄산맥에서 처음 발견된 결정질 광물로,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낮은 온도에서 패널 생산이 가능하고 이론적 변환 효율의 한계가 실리콘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유기 태양전지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모두 빛을 받아 자유전자(-)와 홀(+)을 생성하고 각각 전자전달체와 홀 전도체를 통해 전극으로 이동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하지만 전지 내부에서 전자와 홀 간 이동속도 차이 때문에 전지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을 안고 있다.  
 
차세대 태양전지 효율도 나노기술이 관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연구팀이 유기 태양전지와 페로브스카이트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효율과 수명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계면 제어 물질’을 개발해 지난해 6월 학술지 ‘에너지환경과학’에 발표한 바 있다. 계면 제어 물질이란 태양전지에서 전자의 이동을 제어하는 물질이다.
 
진성호 부산대 화학교육학과 교수와 노용영 동국대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은 산화아연(ZnO) 위에 ‘트리아진 분자’와 ‘포스핀옥사이드’라는 물질을 얇게 코팅해 계면 제어 물질을 만들었다. 연구팀이 만든 새로운 계면 제어 물질을 실험한 결과 자유전자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산화아연에서의 전자이동량이 약 2배 늘어났다. 
 
연구결과를 실제 적용한 결과,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한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광전환효율이 13.6%에서 16.23%로, 일반적인 유기 태양전지의 광전환효율도 8.55%에서 10.04%로 향상됐다. 또 전지 제작 후 40일이 지나도 초기 광전환 효율의 85% 이상을 유지하면서 수명문제를 해결할 가능성도 확인했다.
 
2017년 7월 25일에는 김진영 울산 과학기술원 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은 기존에 넘기 어려웠던 광전효율 11%를 초과 달성한 적층형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불소 작용기'를 활용한 유기 공액 고분자를 활용해 제작 공정과정의 불필요한 전류 손실을 줄여 고효율의 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첨단디스플레이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유무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등 적층 구조의 효율을 높이는 데도 활용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전지 사진 3 김진영 UNIST 교수팀이 개발한 고효율 적층형 태양전지 출처 UNIST
김진영 UNIST 교수팀이 개발한 고효율 적층형 태양전지 출처 : UNIST
 
태양전지는 청정에너지원인 태양빛이라는 무한히 공급받을 수 있는 에너지원을 사용한다. 때문에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친환경에너지로서 시대적 요구에도 부응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더 광범위한 영역에서 대량 시스템으로 각계각층의 상황에 맞게 상용화되려면 생산성과 효율, 수명 등 다양한 문제가 지금보다 개선돼야 한다. 그 중심에 눈으로는 절대볼 수 없는 나노세상이 펼쳐져 있다. 
 
글 : 김진호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 : 이명헌 작가
출처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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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23 [18:22]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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