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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하지 않느냐구요?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왜, 일하지 않느냐구요?

노숙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가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말이다. 사지 멀쩡한데 일은 하지 않고 역 대합실이나 거리에서 구걸을 하거나, 역 광장이나 공원 등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판을 벌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맞는 말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정말 노숙인은 일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일까? 아니면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것은 아닐까? 그것도 아니라면 노동 자체를 거부하는 것일까? 무엇이 맞는 말일까?

답은 노숙인들도 먹고 살기 위해,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일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을 하고 싶어도 건강상의 문제, 사회적인 문제, 신분상의 문제, 장기노숙으로 인한 심리적인 문제 등 이런저런 문제로 인해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인 것이다.
 
노숙인도 보통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좀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일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도 그들이 일을 포기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고된 노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다만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노숙인들도 여건만 허락된다면 더 나은 삶을 위해 일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 여건이 갖춰지지 않기에 일 자체를 포기해 버린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원하지만 현실은 그들에게도 녹녹치 않은 것 같다. 특히 사회적 약자인 고령층에게는 더욱 심하다. 세계일보 7월 25일자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 고령층(55∼79세)은 70세 넘어 까지 일하기를 희망하지만 현실은 50세도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은퇴 후 연금을 받는 고령층은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그나마 연금 수령액도 한 달에 50만원을 갓 넘는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살기 위해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내놓은 ‘경제활동인구조사-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5월 기준 고령층 인구는 1291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한 반면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6.2%, 고용률은 54.8%로 각각 1.1%포인트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는 고령층 인구는 4.2%나 늘어났는데 경제활동참가율이나 고용률의 증가는 고령층 인구 증가율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령층의 연금 수령 상황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한다. 55∼79세 고령층 중 지난 1년간 연금(공적연금+개인연금) 수령자의 비율은 45.3%에 그쳤다. 1년 전보다 1.2%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이 연금 없이 긴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의미다.
 
그나마 월평균 연금 수령액도 52만원에 불과했다. 앞으로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의 비율은 62.4%(805만5000명)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일하고 싶은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탬’(58.3%), ‘일하는 즐거움’(34.4%)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을 더 하고 싶은 고령층은 평균 72세까지 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고령층 중에서 10명 중에 6명은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보통 사람들이 처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 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한 노숙인이야 어떻겠는가? 희망도 없고, 부양해야 하는 가족도 없고, 이미 몸은 망가져 고된 일이나 지속적인 일을 하기에는 불가능하고, 신용불량 등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장기 노숙으로 인해 정신적인 질환을 갖고 있다면 아무리 일을 하고 싶어도 그들에게 맞는 일자리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기존의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다른 어떤 준비도 없이 그대로 기존의 노동시장에 일자리가 많으니 다시 가라고 하는 것은 일을 하지 말라는 말이나 진배없다. 그런데도 무조건 노숙인은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말을 하기 전에 먼저 노숙인에게 맞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그래도 일을 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노숙인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옳은 말이 될 것이다.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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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03 [17:24]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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