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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근교수의 행복한 삶을 위한 여행의 미학-경험의 행복
여행경험은 많이 할수록 한계효용이 증가한다.
 
이용근 공주대 교수

 
▲ 이용근 교수     ©김정환 기자 
한계효용은 소비하는 재화의 마지막 단위가 가지는 효용을 말한다. 즉, 빵을 하나 먹으면 빵 하나의 효용이 한계효용이고 빵을 두 개 먹으면 두 번째의 빵이 한계효용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소비의 단위가 커지면 재화로부터 얻게 되는 만족이 점점 감소하게 되는데 이것을 가리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라 한다. 예를 들면, 굶주린 상태에서 첫 번째 음식은 엄청난 만족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두 번째 음식을 받을 때에는 첫 번째 음식보다는 만족도가 훨씬 적게 된다. 세 번째 음식을 먹을 때의 만족감은 첫 번째의 만족에 비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은 여행에도 적용된다. 산티아고를 걷다보면 새롭게 펼쳐지는 경치, 바람, 햇빛, 자연소리 등, 보는 것도 피곤해지고, 지루해진다. 새로운 환경들이 피곤하고, 지루해지면 여행은 더 이상 여행이 아니라, 삶의 현장이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여행자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고, 미지의 세계에 호기심으로 떠난 여행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여행만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호기심으로 시작하지만 반복하다 보면 뻔한 일상이 된다.
 
새로운 경치만을 보며 사진을 찍고 기념으로 남기려는 여행은 많이 보면 볼수록 처음의 짜릿한 기쁨은 자꾸 줄어들어 한계효용은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한계효용의 체감법칙으로 발생하는 딜레마를 극복하지 못하면 장기 걷기여행은 하지 못하게 된다.
 
일상적인 여행을 탈피하기 위해서 집단을 이루어 수다를 떨면서 사람 속에서 새로움을 추구해 보지만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일반적인 여행은 주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에 지배를 받지만, 산티아고 걷기여행은 한계효용 증가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만이 걸을 수 있는 특별한 사람만을 위한 여행이다. 아니면 아무 것도 몰라도, 산티아고를 완주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걷기여행은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아니라 한계효용증가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뜬금없이 들리지도 모르겠지만, 무언가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다. 무엇을 본다는 객관적인 세계에서 육체의 한계에 도전하고, 정신적으로 극복하는 주관적인 세계로 사고를 전환하는 것이다.
 
매일 매일 똑 같은 거리를 걷는 것보다 하루하루 한 단위 더 걸음으로써 달성하는 성취감에 목적을 두면 한계효용은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더 증가하게 된다. 똑 같은 걸이를 걸어도 육체적 정신적 피곤함이 줄어들면 성취감이 더 증가하면서 한계효용도 증가하게 된다.
 
산티아고 걷기여행은 신기하게도 우리 일상에서 상식적으로 적용되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한계효용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증가하는 것이다.

마슬로우의 욕구 5단계에서 말하는 생리욕구, 안전욕구, 소속욕구 등과 같은 저차원적인 욕구를 추구하는 여행을 하면 한계효용의 체감의 법칙에 지배를 받지만, 자존욕구, 자아실현욕구 등과 같은 고차원 욕구를 추구하는 여행을 하면 한계효용 체증의 법칙에 작용하여, 여행이 더 이상 권태와 지루함을 주지 않게 된다.
 
에릭프롬이 ‘소유냐 존재냐’는 책을 통해 물질적 풍요가 가져오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의 폐해를 지적하고 소유의 삶에서 존재의 삶으로 옮겨갈 것을 강조하였다. 알버트 아인쉬타인은 “책상 하나와 의지 하나, 과일 한 접시 그리고 바이올린,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 이외에 무엇이 더 필요한가?”라고 하면서 소유와 존재의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에 기준하면 일상에서 자동차 등 물질을 소유하는 것은 처음에는 행복하지만 점점 소유가 증가할수록 행복은 감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연구에서 여행과 같이 함께 하는 경험은 많이 하면 할수록 행복이 증가한다고 밝혀졌다.
 
나눔을 통한 존재의 프레임은 한계효용 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우리 삶의 질을 더욱 향상시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걷기 여행은 행복을 주는 최고의 활동인 걷기와 말하기, 먹기와 놀기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 행복의 종합선물세트이다.
 
하지만 여행을 명품을 사고, 사진을 찍는 소유적인 측면에서 하게 되면 다시 한계효용의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어, 여행이 어느 사이에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 주지 못하게 되어 여행의 무용론이라는 권태감에 빠지게 된다.
 
행복한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그것을 꿈과 희망으로 가꾸고, 그것을 다시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을 경험하는 존재의 프레임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에릭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에서 언급했듯이 소유의 프레임은 풍요로움의 시대가 되면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어 행복감에 그 한계를 들어 냈다.
 
상대적으로 ‘나를 찾아 돌아오는 여행’, ‘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 ‘꿈을 실현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 등을 경험하는 존재의 프레임은 소비하면 소비할수록 행복감이 더 증가하는 한계효용체증의 법칙이 적용되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글쓴이  이용근 교수
          국립공주대학교 국제의료관광학과장 겸 한국의료관광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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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14 [14:54]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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