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근교수의 행복한 삶을 위한 여행의 미학-자아발견

학교 밖으로 행군하는 것이 여행이다.

이용근 공주대 교수 | 기사입력 2017/05/28 [11:35]

이용근교수의 행복한 삶을 위한 여행의 미학-자아발견

학교 밖으로 행군하는 것이 여행이다.

이용근 공주대 교수 | 입력 : 2017/05/28 [11:35]
 
▲ 이용근 교수     ©김정환 기자 
최근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청소년 실업자, 정년퇴직을 실업자 등은 조직이라는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와 직위도 명함도 이름도 없는 사람이 되면 순식간에 생기를 잃어버리게 된다. 단순히 회사라는 작은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왔을 뿐이다.
 
우리는 여전히 지역사회, 국가, 지구, 우주라는 공동체에 소속되어 다수의 공동체에 속해서 살고 있다. 가정, 학교, 기업, 지역사회, 국가에 속해 있다. 청소년들은 학교라는 공동체만 자신들이 있을 유일한 곳이라고 생각하고, 직장인들은 회사를 유일한 곳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조직에 얽매여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가 없다. 조직에서 잠시 문제가 생겨 쫓겨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때 자신이 소속된 더 큰 공동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된다. 우리가 사는 인생은 작은 집단에 소속되어 그 작은 집단에서만 인정받고자 하는 편협한 시각에서 살아가고 있다.
 
왜냐하면 소속감은 작은 집단일수록 더 강한 소속감을 주어 자신을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속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립적이지 못하고 의타적이다. 아이들에게 가정은 가장 강한 소속감을 주지만 자립심을 주지는 못한다. 아이들이 집을 떠나면 몸은 개고생이지만, 정신은 독립심과 자립심이 강해져 오히려 호강하게 된다.
 
여행은 타인의 인정을 받아야만 유지되는 구속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삶의 자유를 보장해 준다. 여행은 직장 바깥에 더 큰 세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그리고 우리는 여행만 떠나면 누구나 그 세계의 일원이 된다.
 
가족, 학교, 직장 등에서 내가 더 이상 있을 곳이 아니라 생각되어 두려움이 생기면, 여행을 떠나 조직 ‘바깥’에서 내가 있을 만한 곳을 발견하면 된다. 만약 자기가 있을만한 더 큰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되면 자신이 느꼈던 고통이 ‘찻잔 속의 태풍’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찻잔 밖으로 나오면 거칠게 몰아치던 태풍도 실바람으로 변해 자신을 시원하게 해 준다.
 
작은 조직의 소속감 속에 틀어박혀 있는 것은 찻잔 안에 머문 채 비좁은 피난처로 대피하는 것이다. 잠시 비를 피할 수는 있지만 태풍은 가라앉지 않는다. 우리가 삶에서 곤경에 처해했을 때, 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더 큰 공동체가 있다는 것을 경험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야 한다.
 
여행을 더나 더 큰 세계를 경험하게 되면 나를 괴롭힌 절대적이었던 권력이나 권위는 작은 공동체에서만 통용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여행을 통해 더 큰 세계의 존재를 알게 되면 교사, 상사, 사장도 모두 대등한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더 큰 세계로 떠나는 여행은 타인에게 인정을 받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부자유스러운 삶에서 벗어나 ‘여기에 있어도 좋다’는 ‘세계 속의 나’를 경험함으로써 나 자신이 스스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여행을 통해 내가 많은 것들을 얻어 오기도 하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끼게 되어,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끼게 된다.
 
수직적인 조직에서 삶의 한계를 느끼고, 여행을 떠나 더 큰 세계를 경험하고, 자신이 발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더 큰 공동체로 나아간 사람들이 많이 있다. 바람의 딸 한비야, 제주 올레길 서명숙 등은 여행에서 조그마한 조직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신만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꿈을 이루어, 더 이상 타인이 인정하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자신이 더 큰 공동체에 기여하는 존재가치를 실현한 사람들이다.
 
여행은 우리를 우물 안의 개구리인, 작은 공동체에서 벗어나, 태평양인 큰 공동체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작은 공동체일수록 소속감이 강하여 안정감은 주지만 상대적으로 구속을 받게 된다. 큰 공동체일수록 소속감이 약해져 불안감을 주지만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다.
 
우리 인생은 가족이라는 작은 울타리에서 구속을 받으며 태어나서 지구 공동체라는 큰 울타리로 여행을 떠나 자신만의 꿈을 펼치며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은 그냥 현실을 사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꿈을 갖고 현실을 산다. 현실에서 꿈을 쫒는 게 인생이므로 인간 삶의 세계는 가상현실이다.
 
가상현실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것은 스토리이다. 내가 무엇이 되고 어떻게 살고 싶다는 이야기가 꿈이고 그것이 현실로 나타난 삶의 무대가 가상현실이다. 이렇게 현실 속에 꿈을 밀어 넣어야 꿈이 실현이 된다. 꿈으로 현실을 뒤집어야만 실현이 된다. 현실과 실현이 서로 친구이다. 꿈과 현실의 징검다리는 실현이고, 현실과 실현의 징검다리는 꿈이다.
 
현실은 꿈이 되고, 꿈의 실현은 다시 현실이 된다. 인생은 현실에서 꿈의 실현을 통해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는 삶은 행복하다. 꿈의 실현없는 현실은 오아시스없는 사막을 걷는 것처럼 절망스럽다. 꿈없이 살아가는 현실의 절망감이 헬조선이란 말을 만들어냈다 꿈을 재현하는 가상현실이 예술이지만 현실에서 꿈을 실현해 보는 가상현실은 바로 여행이다.
 
불확실성의 세상 살아가는 사람은 과거에 비추어진 현재를 사는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미래를 위한 현재를 살아야 한다. 앨빈토플러는 미래는 더 이상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라고 했고, 피터 드럭커도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 했다.
 
여행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미지의 세계를 상상하고, 그 상상력을 실현할 수 있는 꿈과 자유를 주는 것이다. 꿈과 자유는 많은 욕망을 포기하고 얻는 달콤한 선물이다. 미지의 세계에서 거친 풍파를 만날 때마다 ‘배가 고파도, 외로워 눈물이 나도, 잠자리가 불편해도, 아는 사람이 없어도 나는 행복하다’라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어야 한다.
 
여행에서 우리는 ‘나’와 ‘꿈’, ‘현실’과 ‘실현’, ‘실현’과 ‘현실’ 사이를 오가면서 차곡차곡 쌓여 꿈을 실현시키는 창의적인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확실한 것이 없어 예측할 수가 없는 불확실성은 아무 것도 없는 백지와도 같다. 백지에 무엇이 있는지 누구도 예측할 수가 없다.
 
그저 상상력으로 백지에 그려 넣으면 도화지 안에 새로운 것이 창조되면서 모든 것이 확실해진다. 미래를 상상하고 창조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똑같은 정답이 정해진 문제를 푸는 학교교육을 바꾸어야 한다. 정답이 정해진 시험경쟁으로 공무원이 되고 출세하는 국가는 행복한 나라일 수가 없다.
 
정답을 답습하는 학교형 인재가 아니라 학교 밖으로 행군하여 꿈을 꾸고 꿈을 실현하는 창의형 인재가 필요하다. 여행을 시작하는 게 대단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다. 여행은 자신의 꿈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것만으로도 창의적인 삶이 된다.
 
글쓴이  이용근 교수
          국립공주대학교 국제의료관광학과장 겸 한국의료관광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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