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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우는 자와 함께 울라
 
원용철 목사

우는 자와 함께 울라
 
올해 부활절은 공교롭게도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3주년이 되는 날과 겹쳤었다. 그래서 한국교회협의회를 중심으로 안산 분향소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통해 어른들의 가만있으라는 말만 믿고 기다리다 희생당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을 기억하며 다시는 우리사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교회가 앞장서자는 다짐과 함께 세월호참사를 영원히 잊지 않고 하루빨리 제대로 된 진상을 밝혀내 세월호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출발로 부활할 수 있기를 기도했다.
 
세월호사건이 국민들을 슬픔과 절망에 빠트리고 분노하게 했던 이유는 어린 학생들이 배가 침몰하고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무책임한 어른들의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믿고 배안에서 구조되기만을 기다리다 대부분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또한 사고 직후 최선을 다해 승객들을 구출하겠다던 정부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우왕좌왕하다가 단 한 명도 구출해내지 못한 무능과 무책임, 구조과정에서도 국가적 재난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재난자본주의의 악마적인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참사가 일어난 직후 우리사회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며 야단법석을 떨기도 했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모든 것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하겠다고 했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국회에서도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하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조직하기도 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무엇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고 국민들이 염원하는 안전한 대한민국은 요원한 상황인 것 같다. 심지어 아직도 세월호야! 이젠 지겹지 않니, 보상도 많이 받았는데 이제 자식 시체 파는 장사 그만해라는 등 진실을 밝히려는 세월호 가족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사람들도 있다.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시체장사가 되는 사회,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요구가 지겨운 사회, 이런 사회를 향해 세월호는 지금 무엇이 정의며, 진실이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세월호 참사를 당한 유족 중에는 크리스천도 많이 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세월호에 대한 무관심한 교회로 인해 실망하고 아파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집사님의 증언에 의하면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려고 활동하는 것에 대해 교회가 무관심을 넘어 은근히 교회를 떠났으면 하는 무언의 압력을 느끼기도 했다고 한다.
 
어떤 권사님은 세월호 이전에는 세상이야 어떻게 되든 내 가족만 잘 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며 주위에서 일어나는 아픔에 대해 무관심했는데 그것이 얼마나 이기적인 신앙인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우는 자와 함께 울어야할 교회가 슬픔을 당한 이웃들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했던 것이다.
 
교회는 이웃의 아픔에 철저하게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신약성서 누가복음7:12-13에 보면 “예수께서 성문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에, 상여가 나오고 있었는데, 죽은 사람은 그의 어머니의 외아들이고, 그 여자는 과부였다.
 
그런데 그 동네 많은 사람이 그 여자와 함께 상여를 뒤따르고 있었다. 주께서 그 여자를 보시고, 가엾게 여기시며 울지 말라고 하셨다 ”는 말씀이 있다. 이 말씀 중에 ‘가엾게’ 라는 말을 헬라어 원문으로 보면 ‘스플랑크니조마이’(σπλαγχνιξομαι)로 애 간장이 끊어지는 듯한 마음으로 ‘불쌍히 여기다, 측은히 여기다, 마음속에서 움직이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예수님은 한 과부의 고통에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아픈 마음으로 공감하셨다. 이렇듯 교회는 이웃의 아픔에 스플랑크니조마이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세월호의 아픔 뿐만은 아니다. 오늘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이웃의 모든 아픔에 스플랑크니조마이 하며 함께 울어주어야 하는 것이 바로 오늘 한국교회가 가야할 길이다. 지금까지 공감하지 못했다면 철저하게 회개하고 우는 자의 자리로 내려서야 하는 거시다.
 
하나님은 당신의 공의를 세우기 위해 인간의 몸으로 역사의 한복판으로 오셔서 십자가의 고난을 통과하여 부활하셨다. 그것은 우리를 만나기 위함 이었고, 하나님의 참 됨을 보여주기 위함이었고, 우는 자와 함께 울기 위한 하나님의 사랑이었고, 부활을 통해 하나님 정의의 승리를 보여주셨다.
 
인간의 고통에 스플랑크니조마이 하신 하나님의 공감이 오늘 한국교회가 공명해야 하는 모습인 것이다. 헨리 나우웬은 하나님의 긍휼은 비를 맞는 이에게 우산을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그의 곁으로 다가가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듯 오늘 한국교회가 내 이웃의 아픔을 외면한다면 그 자체가 불의요, 하나님을 외면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정의를 세워가는 길은 이웃의 아픔을 스플랑크니조마이 하며 함께 울어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글쓴이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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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18 [16:44]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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