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좋다 "대전의 산과 하천"

송용길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 기사입력 2016/05/25 [17:41]

대전이 좋다 "대전의 산과 하천"

송용길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 입력 : 2016/05/25 [17:41]
시인은 말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그동안 우리는 대전에 살면서 얼마나 대전에 대해 오래 보았고, 얼마나 자세히 보아왔던가. 삶의 터전인 우리의 대전. 이제부터 그 정체성을 찾아보고 긍지와 자부심을 갖도록 하자. 그래서 더욱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시켜 나아가 보자는 취지로 매주 수요일 ‘대전이 좋다’를 2부에 걸쳐 총 20회 연재한다. 두 번째 순서로 ‘대전의 산과 하천I’을 소개한다.
<2> 대전의 산과 하천I
대전은 대둔산과 계룡산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가 아름답게 둘러싸고 있는 분지형의 도시다. 대전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든 그 배경에는 반드시 아름다운 산이 둘러서있다, 이러한 지형은 자연재해가 적어 기후가 온화하고 살기가 좋아 예로부터 우리나라 지방고을의 중심지가 되어 왔다. 또한 우리 대전은 갑천, 유등천, 대전천 등 3대 하천과 그 지류, 지천들이 마치 실핏줄처럼 골고루 펼쳐져 비옥한 땅을 촉촉하게 적셔주고 있는 천혜의 친환경 자연도시다.

대전은 한 마디로 남고북저형의 도시다. 즉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지형인데, 그로인해 일조량이 풍부하여 농사짓기에 아주 유리할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3대 하천이 만든 충적토로 인해 땅도 매우 비옥하다. 하천의 하류 지역에 발달한 갑천들, 관평들, 새일들 등의 충적평야에서 자라나는 품질좋은 벼를 비롯하여 특히 배(유성), 포도(동구) 등의 농작물들은 전국에서도 그 당도를 자랑하는 명품들이다. 여기에 더하여 금강 물줄기가 통과하는 신탄진 지역의 무 또한 얼마나 고소하고 맛 좋기로 유명한가.

대전에는 대덕구의 계족산(424m), 동구의 식장산(598m), 중구의 보문산(457)m, 서구의 구봉산(264m), 유성구의 금수봉(532m) 등 5개 구를 대표하는 큰 산들이 있다. 그리 높거나 험하지 않아서 웬만하면 힘들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어 친근하고 살가운 둘레산들을 이루고 있다. 물론 저마다 뚜렷한 특색들을 가지고 있고.

먼저 김정호 선생의 <대동여지도>에도 나오는 계족산은 봉황산이라고도 하는데 대전에서 가장 큰 산성인 계족산성이 잘 보존되어 있다. 산성 아래쪽에는 장동산림욕장이 있고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이 있어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힐링테마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계족산을 올라 정상에서 동남편을 내려다보면 놀라울 정도로 믿지 못할 절경들이 펼쳐져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우리 대전에 ‘저렇게도 아름다운 산들과 호수, 그림같은 섬, 깨끗한 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대청호를 두 눈 가득 담아볼 수 있다. 한 마디로 푸른 물과 초록빛 잔치에 우리 모두 초대받은 기분이다.

식장산은 대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그 이름처럼 삼국시대 백제의 장군이 군량미를 저장하여 신라의 침공에 대비했다는 전설의 산이며, 그 중턱에는 신라의 고찰 고산사가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식장산 동편 아래에는 옛 대전 시민들의 식수원이었던 수원지가 있고, 그 중심으로 세천공원이 있다. 매년 4월에 만개한 벚꽃과 10월 붉은 단풍나무숲은 그야말로 속세를 벗어난 선계의 장관을 이룬다. 특히 식장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대전의 도시 야경은 ‘아, 우리가 이렇게 아름다운 화원 속에 들어와 살고 있었구나!’할 정도로 형형색색 보석처럼 빛나는 황홀경이다.

대전에도 케이블 카가 있었다. 중구 보문산에. 2005년 공원 내 놀이시설인 그린랜드가 문을 닫으면서 철거되었지만 아직도 중장년층 이상의 시민들 가슴속엔 잊을 수 없는 젊은 날의 추억으로 생생하게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식장산은 야경이 명물이라면 보문산은 대낮의 도시풍경이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확 트이게 한다. 특히 보문산의 남쪽 산자락에는 사정공원과 오월드가 자리잡고 있어서 언제나 사랑받는 시민들의 쉼터가 되어주고 있다.

서구에 있는 구봉산은 그리 높지 않아서 쉽게 등산도 할 수 있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관저동일대의 바로 뒷산이다. 특히 구봉정에서 내려다보는 풍광 또한 대전의 또 다른 모습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다. 산 너머 흑석동 일대를 비롯한 서남쪽 방향은 갑천이 휘돌아 나가는 노루벌이 자리잡고 있어서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과 천혜의 풍경을 맘껏 즐기고 감상할 수가 있다. 대전이란 도시가 잘 짜여지고, 잘 다듬어진 도농복합의 친환경 자연도시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정말이지 그 편안함과 조화로움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곳에서 맞이하는 석양의 아름다움과 황혼녘은 각박한 삶에 큰 위안을 주리라 생각한다.

유성의 금수봉은 계룡산 천황봉에서부터 힘차게 뻗어나왔다. 대전시민 누구라도 이 금수봉 정상에 올라 계룡의 정기를 받아봤으면 좋겠다. 흥미롭게도 금수봉 아래 수통골에서는 ‘계(鷄)’ 자가 들어가는 산 이름처럼 닭, 오리 등 가금류를 요리하는 식당들이 장사가 잘 되고 있다. 그리고 금수봉 남쪽에는 성북동 삼림욕장이 있고, 북쪽에는 삼면이 아찔한 절벽, 도덕봉이 우뚝 솟아나 있다. 바로 이러한 산과 봉우리들이 우리 대전을 이루는 몸체들이요, 강건하고 아름다운 영혼들인 것이다.

 

 

 

 
 
광고
광고
대전학 과 함께 하는 대전이 좋다! 많이 본 기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