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대전시티즌, 창단 이래 최악 성적...전면적인 혁신 필요

K리그 클래식 승격 1년 만에 다시 챌린지로 사실상 강등

이호철 시민기자 | 기사입력 2015/11/24 [17:53]

<독자투고>대전시티즌, 창단 이래 최악 성적...전면적인 혁신 필요

K리그 클래식 승격 1년 만에 다시 챌린지로 사실상 강등

이호철 시민기자 | 입력 : 2015/11/24 [17:53]
 대전시티즌이 K리그 클래식 승격 1년 만에 다시 챌린지로 사실상 강등되었다.  
 
강등권인 대전 시티즌과 부산 아이파크를 제외하곤 동기 부여가 부족하여 사실상 비주전 선수들이 투입되고 있는 스플릿 시스템(Split System) 경기는 논외로 하고, 정규리그 경기만으로 본 대전시티즌의 성적은 ‘초라하다’는 말이 아까울 정도로 최악의 성적을 냈다.  
 
정규리그 33경기 중 승리는 단 2번뿐이며 패배는 24번으로 과거 1980년대 프로야구 꼴지팀이었던 ‘삼미 슈퍼스타즈’를 연상시키는 치욕적인 결과였다.   조진호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퇴하기 전에 11전 1승 2무 8패를 기록했던 대전시티즌은 최문식 감독이 부임하고 거둔 성적은 22전 1승 5무 16패로 오히려 전임 감독 시절보다도 승률이 떨어지는 등 구단의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승수를 기록했다.  
 
대전시티즌이 거둔 정규리그 2승은 1983년 프로축구가 출범한 뒤 18경기를 치렀던 1997 시즌 당시 부천SK가 기록한 2승과 타이 기록이다.   하지만 당시 기록이 2015 시즌 보다 경기수가 훨씬 적었던 만큼 대전시티즌의 2승은 역대 K리그 최소승 기록이며 앞으로도 깨지기 쉽지 않은 치욕적인 기록이다.   또한 정규리그 홈 무승 기록은 K리그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전무후무한 기록이며, 외국 프로리그에서도 좀처럼 나오기 힘든 최악의 기록이다.  
 
대전시티즌이 올 시즌 최악의 성적을 낸 가장 큰 원인은 선수 선발과 영입이었다.   선수선발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거쳐야 할 메디컬테스트 마저 건너뛰고 스카우트된 선수가 1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디컬테스트를 무시하면서 부상 중인 선수를 비싼 값에 영입했고, 그 선수를 대체할 또 다른 선수를 영입하면서 금전적으로 많은 손실과 혼란이 야기되었다.
 
통상 선수와의 계약은 메디컬 테스트 등의 결과를 확인한 뒤 해야 하지만, 서둘러 계약부터 한 이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승부 조작에 연루되었던 선수를 영입했다가 부정적 여론에 휘말려 영입 취소를 발표했지만, 연봉을 물어주는 등 후속 처리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으며, 용병 영입 실패로 인해 그들을 되돌려 보내며 재정 손실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선수선발위원회에 대한 의문점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선수선발위원회는 작년에  前대표가 도입한 제도로 감독이 요청한 선수를 선수선발위원회에서 평가하고 판단해 동의하는 형식으로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이며, 정치적 외압에 의한 선수 청탁의 위험을 차단하자는 의도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부각되어 매우 개혁적인 제도로 포장되어 있었으나, 실상은 축구전문가들의 의견은 외압으로 배제한 채 구단 직원 몇 명이 모여 자기네들끼리 담합을 통해 ‘자기들만의 기준’으로 선수를 선발하는 아마추어 위원회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야만 했다.  
 
이런 선수선발위원회의 문제점 때문에 전득배 대표는 외부 축구전문가를 영입해 시스템을 바꾸려 시도했으나 전득배 대표의 존재를 불신하는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전득배 대표에 대항하면서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전득배 대표는 최문식 감독을 영입하고, 후반기 시즌에 선수를 다시 대거 영입하면서 반전을 꾀하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최문식 감독 영입이 실패작으로 끝나면서 강등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프로축구팀 감독은 선수를 육성하고 길러내는 유소년 팀 감독이 아니다.빠른 시간 내에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결과가 안 좋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이다.  
 
2013년 8월 성적부진으로 사퇴한 김학범 감독의 후임으로 강원FC감독을 맡았던 김용갑 감독은 김용갑 매직으로 최하위였던 강원을 승강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켰지만 클래식 잔류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당시 김용갑 감독이 거둔 성적은 12경기에 6승 3무 3패라는 매우 좋은 성적이었지만, 결과에 책임을 지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간 탓, 선수 탓을 하며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은 프로스포츠에서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대전시티즌 홈페이지나 SNS 등에는 대전시티즌을 향한 팬들의 비난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여론의 대부분은 강등에 따른 책임자 문책 및 대대적인 개편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이사 및 감독 거취 등 민감한 부분은 여론을 수렴해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 현재 여론은 대대적인 개편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신뢰성을 상실한 기존 체제로는 더 이상 돌아선 팬 심을 잡을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한편, 대전시티즌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유스팀으로 내려가면 더욱 심각하다.  
 
U-18팀은 올해 K리그 주니어 B조 전반기 리그에서 단 1승만 거둔 채 참가 11개팀 중 10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었다.   예산이 부족한 시.도민구단의 경우, 현실적으로 정상급 선수를 비싼 돈을 주고 데려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팀을 명문구단으로 만들기 위한 좋은 방법은 유소년팀으로부터 좋은 선수를 공급받는 것이다.  
 
그런데 매년 전국고교 64개팀이 참가하는 왕중왕전에는 진출하지도 못하고 있으며, 전국체전에도 학원팀인 유성생명과학고에 밀려 대전시 대표로도 참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창단한 지 8년이 되었으면 이제 정상급 팀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창단한 상주상무U-18이나 충주험멜U-18에게도 밀리는 신세가 된 것이다.  
 
창단 8년 동안 황인범 외에는 프로선수로 뛸만한 선수를 길러내지 못했고, 대학 진학 실적도 부진해 전혀 프로 유스팀으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고교 연령별 대표에 한 명의 선수도 배출하지 못해 2017년 대전에서 열리는 U-20월드컵에 대전 소속 선수가 없는 U-20월드컵팀을 응원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어떻게 대전보다 재정 상황이 열악한 시민구단 유스팀인 인천 대건고와 광주 금호고가 좋은 성적을 내고 대표팀 선수를 배출하는 지를 그들에게서 배워와야 할 것이다.   시민구단 중 유일하게 클럽하우스에서 훈련하고 생활하는 최고의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모습은 대전시티즌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는 것이다.  
 
성인팀, 유스팀 할 것 없이 총체적인 난국이다.   어느 파트만 손 본다고 달라질 구단이 아니다. 대전시티즌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고, 그것만이 다시 대전시티즌이 축구특별시 대전의 영광을 되찾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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