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성소수자 지원 조례개정 방식 ‘이견’

의원발의vs집행부 입안 놓고 의원들간 팽팽히 맞서

김경훈 기자 | 기사입력 2015/08/11 [14:21]

대전시의회 성소수자 지원 조례개정 방식 ‘이견’

의원발의vs집행부 입안 놓고 의원들간 팽팽히 맞서

김경훈 기자 | 입력 : 2015/08/11 [14:21]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소수자 보호·지원을 명시하고 있는 대전시 성평등기본조례에 대한 기독교계의 반발로 조례 개정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의회 의원들 간 문제의 조례 개정 방식을 놓고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1일 대전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소수자 보호·지원 항목을 삭제하는 내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집행부 입안으로 할 것인지, 의원 발의로 할 것인지를 놓고 의원들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집행부 입안의 경우 입법예고 기간(20일)과 해당 상임위의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11월 정례회때나 처리가 가능하지만 의원발의는 입법예고 기간(5일)이 짧아 9월 임시회 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행부 입장에서는 기독교계의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집행부 입안보다는 의원발의를 내심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교계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처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교계에 몸담고 있는 새누리당 소속의 심현영 부의장이 직접 나서서 의원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성평등을 양성평등으로 수정하고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소수자 보호·지원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심 부의장은 문제의 조례안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복지환경위원회가 아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이다.
 
심 부의장은 최근 의원발의를 위해 안필응 복환위 위원장 등 소관 상임위 의원들에게 일일이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소관 상임위 의원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발의를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은 문제의 조례안이 소관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통과된 마당에 22명의 의원이 통과시켜 준 조례안을 의원발의로 개정하는 것에 대해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소관 상임위 입장에서는 의원 발의보다는 집행부 입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관 상임위는 개정안이 의원발의로 제출될 경우 심사를 거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원 6명의 동의를 얻어 대표발의한 개정안이 해당 상임위에서 심사를 거부할 경우 교계의 반발만 더 키우는 셈이어서 심사 거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관 상임위는 이 문제를 가지고 의원들과 회의를 갖고 수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찬성하되 방법에 있어서 의원발의 보다는 집행부 입안쪽으로 중지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현영 부의장은 "교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 의원을 대신해 의원발의를 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는 지 모르겠다"며 "의원들 일부가 집행부 입안쪽을 선택하고 있지만 신속한 처리를 위해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개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김인식 의장은 "교계의 반발도 있고 해서 빨리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 "의원발의든 집행부 입안이든 9월 임시회 때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관 상임위인 안필응 복지환경위원장은 "의회에서 조례안 심사 때 꼼꼼히 챙기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의원이 통과시킨 것을 의원이 발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교계의 반발이 심하니까 의회 입장에서는 빨리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행부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충분히 연구해 수정안을 만들어 의회에 제출하는 것이 맞다"고 집행부 입안을 주장했다.
 
안 위원장은 또 "이 조례안의 공포 시행은 내년 1월 1일로, 현재 시행되지 않고 있어 올해안으로 처리하면 된다"며 "조급하게 서둘러 처리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안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일단 9월 처리가 목표이고 미흡하다면 11월에 처리할 수 있도록 이 문제를 원만하게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지역 교계는 지난 7일 대전 새로남교회에서 ‘대전 기독교 동성애대책 특별금식기도회’를 갖고 동성애자를 포함해 성소수자를 보호·지원하기 위해 성평등기본조례를 만든 대전시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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