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국외연수 직항 아닌 경유 왜?

의원들 자비 19만원 아끼려 경유노선 선택...무리한 연수계획 지적

김경훈 기자 | 기사입력 2015/04/17 [09:54]

대전시의회 국외연수 직항 아닌 경유 왜?

의원들 자비 19만원 아끼려 경유노선 선택...무리한 연수계획 지적

김경훈 기자 | 입력 : 2015/04/17 [09:54]
▲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국외연수 세부일정.     © 김경훈 기자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공무국외연수를 실시하면서 직항노선이 아닌 체류하지도 않는 경유노선을 선택해 무리한 연수계획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의원 5명과 공무원 2명 등 총 7명은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6박 8일간의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2개국 공무국외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들의 주요 방문지는 고암서방, 고암아카데미, 세르누쉬미술관, 라빌레트 과학예술산업 융합센터, 루브르박물관, 퐁피두종합문화센터, 쌍카뜨르, 헤센주 스포츠연맹, 스포츠센터 보른하임 등 프랑스와 독일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체류하지도 않는 터키를 경유하는 노선을 선택했다.
 
인천에서 프랑스 드골공항까지의 직항노선은 12시간 10분이 걸리고, 인천에서 터키 이스탄불공항까지는 11시간 50분이 걸린다. 경유노선은 공항 대기시간 1시간 25분에 이스탄불에서 파리 드골공항까지 걸리는 시간까지 감안할 때 총 4시간을 허비해야 하고 왕복까지 감안하면 무려 8시간을 공항과 비행기 안에서 금쪽같은 시간을 보내는 연수계획이다.
 
굳이 왜 이들이 직항노선을 선택하지 않고 무리하게  경유 노선을 선택했을까. 윤기식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은 15일 시의회 기자실을 방문해 공무국외연수 계획을 설명했다. 직항노선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윤 위원장은 "경비를 줄이기 위해 직항이 아닌 경유노선을 선택했다"며 "직항과 경유노선의 항공료 차이가 60만원이나 된다"고 했다.
 
하지만 취재결과 이들 의원들의 연수경비는 1인당 360만원으로, 비행기를 갈아타야(transfer) 하는 경유노선인 터키항공 왕복요금은 166만원, 직항노선인 에어프랑스는 185만원이다. 직항노선과 19만원 차이가 날 뿐이다.
 
19만원이라는 경비를 아끼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는 노선을 선택했다는 것인데 윤 위원장의 설명은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 자비 19만원을 들이지 않기 위해 힘든 여정을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결국 윤 위원장은 19만원 차이를 무려 60만원으로 뻥튀기 해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지역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직항과 경유노선 항공료는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데 굳이 터키에서 체류하지 않는 경유노선을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직항노선보다 8시간 이상을 비행기와 공항에서 보내야 하는데 여행객들로서는 힘든 여정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힘든 여정으로 제대로된 연수가 될런지도 의문스럽다. 자비 19만원이 아까워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이들의 공무국외연수를 심사했던 시민단체, 언론인, 학계, 전문가 등 6명이 포함된 9명의 심사위원도 국외연수계획서를 꼼꼼히 살펴봤는지도 의문스럽다. 한편, 대전시의회는 국외연수계획서를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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