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대선은 박빙의 승부게임이 될 것

2012년 대선 전망 “중도노선의 후보들이 박빙으로 다툴 듯”

심상근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0/10/08 [18:40]

다음 대선은 박빙의 승부게임이 될 것

2012년 대선 전망 “중도노선의 후보들이 박빙으로 다툴 듯”

심상근 칼럼니스트 | 입력 : 2010/10/08 [18:40]
다음 대선은 다시 박빙의 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설명하자. 1997년 대선경주는 여당의 일방적 우세로서 시작하였으나 결국 박빙 중 박빙으로서 끝났다. 2002년 대선경주도 여당의 일방적 우세로 시작하였으나 결국 박빙 중 박빙으로 끝났다. 물론 2007년 대선의 경우, 야당(한나라당)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으나, 이는 예외적인 선거였다. 예외적인 선거라고 함은, 국민들이 무엇인가 마음에 응어리가 크게 져서 반드시 한 편이 이기도록 마음을 먹었을 때를 뜻한다. 
 
▲ 청와대 건물     ©브레이크뉴스
즉, 그 이전 10년 간의 소위 ‘햇볕정책’은 남한사람들의 자존심에 엄청 큰 상처를 주었다. 소위 ‘금전적 퍼붓기’는 2차적 사안이었다. 하다못해 동네 축구에서도 사람들은 편을 갈라서 열심이다. 그 것이 게임의 묘미이다. 그러나 그 ‘햇볕정책’은 북한이 남한 위에 군림한다는 이미지를 던져주었다. 해전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장례식조차 “쉬쉬..”하며 무슨 큰 죄를 지은 것처럼 치러졌다. 이는 남한의 햇볕정책 주도인사들의 큰 실수였다. 남한에는 돈은 많은 편이다. 관건은 실제로 돈 때문이 아니었다. 그러한 문제는 쉽게 잊혀진다. 그러나 자존심문제는, 동네 축구에서조차, 사람들을 완강하게 만든다. 그 것이 2007년 대선의 내역이다.
 
그러나 남한사람들은 이제 거의 그 상처를 느끼지 않는다. 세월도 지났지만 그 주역들, 특히 dj와 노무현 두 전 대통령들이 타계했기 때문이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의 정치철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높은 호감도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 정치사회 현실에서 얼마 안 되는 돈을 가지고 그를 자살로까지 몰고 간 것에 대하여 많은 남한 국민들은 애석하게 생각하며, 그 결과, 국민들 자신들이 2007년 당시 느끼던 자존심의 상처는 오히려 대수롭지 않았던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게 왕창 표를 몰아준 것은, 물론 여당의 독선에 대한 반감으로 시작하였지만, 2007년 당시의 국민정서가 거의 소진되고 희석되었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그 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여당에게 확실한 승리를 안겨준 것은 국민들의 마음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있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에 응어리로 굳어있는 중대한 이슈가 현재 전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즉, 다음 대선은 좌표의 원점에서 재출발하는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이는 그러므로 2007년 대선과는 다를 것이고, 오히려 1997년과 2002년 대선과 유사할 것으로 예측된다.
 
1997년의 경우, 보수 여당이 한보사태와 외환위기 등으로 민심을 이반했다. 그러므로, “한 번 진보에게 청와대를 주어볼까?”하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이와 같이 마음이 이리로 갈 수도 있고 저리로 갈 수 있는 경우, 정치인들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철칙을 하나 공짜로 일러주겠다.
 
유권자들은 그러한 경우, 자기 표가 별로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을 극력 피한다. 즉, 초반에서 이회창 후보가 김대중 후보를 70대30 식으로 앞서고 있는 경우, 그 중 20% 이상의 투표는 의미가 없는 표들이 된다. 심지어 39%의 유권자는 투표일에 하루 종일 낮잠을 자던가 등산을 하여도 된다. 이 경우, 민심은 아주 쉽게 급변할 수 있다.
 
즉, 눈곱만한 빌미만 있어도 불리한 후보 쪽으로 민심이 건너간다. 그래서 50대50이 되는 방향으로 급변한다. 이 경우, 모든 국민들의 한 표 한 표는 진짜로 귀중하게 된다. 유권자들은 그러한 상황을 좋아한다. 이 경우, 길에서 폐품을 주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조차 스스로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를 결정하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 한국 보수정치인들과 언론들은, 내가 이전의 칼럼에서 지적하였듯이, “jp같이 썩은 보수정치인을 수용하느니 xxxx”식으로 온통 포만감에 젖어 있었다.
 
2002년 대선도 비슷했다. 초반에 다시 70대30 식으로 보수진영 후보가 앞섰고 다시 보수진영 사람들은 백일몽에 젖어 있었다. 이번에는 노무현 후보의 급진적 진보성향에 대한 불안감이 그러한 일방적 게임의 이유였다. 그러나 정몽준 보수진영의 후보가 단일화에서 승복을 하자 “억만장자도 믿겠다는데…”하는 마음으로 안도감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쉽게 안도감을 가진 이유는, 상술한 바와 같이, 유권자들이 마음에 응어리가 없이 그 대선을 맞았기 때문이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그러한 경우, 눈곱만한 빌미만 주어도 판세는 하룻밤 새에 70대30에서 50대50으로 돌변한다.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모두 가장 보람되고 즐거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학교선생님이 가르친 것들을 달달 외워 일류학교 진학하는 데에만 재주가 있는 대부분 보수진영 인사들은 이러한 사안에 있어서는 아주 젬병이다.
 
상술한 바와 같이, 현재 남한의 유권자들은 시소의 가운데 걸터앉아서 관망상태에 있다. 물론, 역대 한국 대통령들이 일제히 한 것처럼, 현 대통령이 국민들 오장을 뒤집어 놓고 임기를 마치면 진보진영에 단연 유리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 즉 지금과 유사한 분위기로 다음 대선이 치러지는 경우, 그 양상은 2007년 대선보다는 1997년과 2002년 대선의 양상이 될 확률이 높다. 즉, 유권자들은 자기 한 표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아주 쉽사리 쏠릴 것이며, 눈곱만한 빌미만 있어도 판세를 곧장 50대50으로 만들 것이다.
 
현 국민들의 마음상태에 미루어 보아서는 결국 ‘산토끼들’을 많이 포획하는 편이 단연 유리하다. 보수의 경우, 보수유권자들은 어디로 안 간다. 관건은 중도 및 중도경향의 진보유권자들의 마음을 많이 사로잡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 될 것이다. 이는 진보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1997년 및 2002년, jp, 이인제, 박찬종, 그리고 정몽준 등 보수 정치인들의 직접적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이길 수가 없었다. 아무리 달달 외워 일류학교 진학하는 데에만 재주가 있는 보수 정치인들 및 언론인들일지라도 이제는 그런 상황을 방지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 한 쪽에서 희미하게나마 떠오를 것이다.
 
그러므로 또 다시 요행이 온다면 더 없이 다행스럽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물론, 내부용으로서는 강경론과 강경노선이 유리할 것이고, 온갖 강경한 주장들이 민주당 내에서 대두될 것이다. 그러나, 수학적이고 논리적인 계산으로서는 승리의 길은 중도 내지 중도성향의 보수들을 설득하여 끌어들이는 방도 이외에는 이길 수 있는 길이 없다.
 
물론 한 변수는 대북정책이다. 보수진영이 계속 소극적 내지 비효율적 자세로 일관하여 동북아 내지 세계 정세의 흐름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우, 즉 답답하다는 인상을 주는 경우, 진보진영은 상당히 유리한 고점에 설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다음 대선은 지루할 정도로 큰 이슈가 없이, 어떻게 보면 좀 한가한 심리적 분위기에서 치러질 확률이 높다. 이 경우, 손학규 신임 당대표 같은 인사가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물론 내부적으로 강경파들은 그를 인정하거나 추종하지 못할 것이지만, 대선에서 이겨야 무슨 게임이고 성립한다는 현실이 궁극적으로 우세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다음 대선도 명색이 대선이다. 웬만한 tv 드리마 50개 합친 것보다 더 흥미진진할 것이다. ssheem@hotmail.com
 
*필자/미 버클리대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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