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에게 '천안함횡재' 악재되어 부메랑

외신들이 본 지방선거, 젊은이들 반발 야당에 몰표

안태석 칼럼 니스트 | 기사입력 2010/06/03 [22:28]

이명박에게 '천안함횡재' 악재되어 부메랑

외신들이 본 지방선거, 젊은이들 반발 야당에 몰표

안태석 칼럼 니스트 | 입력 : 2010/06/03 [22:28]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6.2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것은 천안함 사건이라는 '호재'가 오히려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다른 외신들은 '대북정책에 대한 반발로 젊은이들이 투표소로 몰려가 야당후보에 투표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55%로 높았던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 젊은층이 투표에 참여했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천안함 사건이 여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을 결집시킨 것 같았지만 중도층과 좌파적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는데 역부족이었다"고 이신문은 분석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 오바마 미 행정부가 '단호하고 신중하며 적절하다'고 찬사를 내놓으면서, 선거 전 실시된 여론조사는 천안함 사건이 이 대통령에게 뜻밖의 정치적 '횡재(windfall)'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투표를 하는데 있어 천안함 사건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것이라고 답했고, 이는 이 대통령의 대북 제재 움직임이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이기려고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정부가 주도한 천안함 조사가 과연 객관적인지, 북한이 정말로 천안함 사건의 배후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래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며 쌀·비료 지원을 중단했는데,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표심은 이 대통령이 북한에 지나치게 세게 나가고 있다는 다수 유권자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대북 강경 정책이 안보 불안을 가져왔고, (보다 온건한 대북정책에 대한) 보수 여당의 비판적 태도가 현 정부에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3일 서울발 기사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잠정 투표율이 54.5%로 높게 나타났다고 전하면서 "북한에 연민을 느끼는 젊은층의 부동표가 현 정권의 대북강경책에 반발해 민주당으로 흘러갔다고 야당 선전의 원인을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정부의 대북 강경 대응에 대한 평가가 이번 선거의 최대 초점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국민의 지지를 자신했던 현 정권이 선거 결과로 의외의 비판을 받은 만큼 남북 긴장 완화 쪽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신문은 이번 선거 결과가 대북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점쳤다.
 
로이터통신은 천안함 사건이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주었고 정부·여당의 '싹쓸이'를 가져다 줄 수도 있었지만 현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심리가 오히려 승리를 어렵게 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세종시 문제가 야당을 분노하게 했고 여당 내에서도 깊은 균열을 만들었지만 이 대통령은 세종시 결정을 고수함으로써 한국 선거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부 지방의 민심을 잃었다고 이 통신은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 같은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친정부적인 개혁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yankeetim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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