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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 헐값매각' 의혹
6억6천만달러 외면하고 UBS캐피탈에 매각?
 
송인웅

  지난 기사에서 기자는 '해태제과식품(?)의 몇 가지 이해하기 힘든 행태를 지적한 바 있다. 즉, '해태제과식품(주)'이 회사명임에도 불구하고 명함에서 봉투, 심지어는 표창장에 이르기까지 '해태제과'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그 배경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해태제과는 1945년 설립되어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민족기업이다. 불행히도 회사가 부도를 맞아 사명을 바꾸고 현재 정리 절차가 진행중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엄연히 2만450명의 주주가 있는 '파산되지 않은' 회사다. 그럼에도 멀쩡한 자사 이름을 숨긴 채 '해태제과'가 자사의 회사명인 것처럼 사용하고 있는 해태제과식품(이하 '해태식품')의 행태에 해태제과 소액주주들은 하나같이 어이없어 하고 있다.

  이해할 수 없기는 정리 절차를 밟고 있는 구 해태제과(?)의 정리 법인 하이콘테크 주식회사와 주채권은행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해태식품의 행태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끊임없이 그 부당함을 제기하고 있음에도 시종일관 입을 다물고 해태식품 측에 어떤 제재도 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해태식품 측을 변호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치 않는다.

  이것은 비단 구 해태제과의 소액주주들이 아니더라도 분명 정상이 아닌 일이다. 왜 이럴까? 모든 사람들이 두 눈 뻔히 뜨고 쳐다보고 있는 세상에서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하이콘테크와 주채권단, 그리고 해태식품 사이에는 구 해태제과의 주주들이 알지 못 하는 뭔가 다른 묵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구 해태제과가 해태식품 측에 매각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이같은 의혹이 전혀 황당한 것만도 아니다. 아니, 매각 과정을 살펴보면 살펴볼 수록 의혹은 더욱 짙어진다.

  해태제과 '헐값매각의 비밀'을 찾아서

감사보고서
회사명 : 하이콘테크 주식회사

1. 당사의 개요
하이콘테크 주식회사(이하 "당사", 구 "해태제과 주식회사")는 과자 및 빙과류 등의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1945년 10월에 설립되었으며 이후 건설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였습니다. 1996년 이후 시작된 한국경제의 침체등으로 인한 계열회사 부실과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인하여 당사는 1997년 11월 1일에 부도발생에 이르렀고 이로 인하여 금융기관과의 당좌거래가 중지되었습니다. 이에 당사는 해태산업 스넥부문 및 해태가루비의 합병 등을 통하여 유동성확보를 위하여 노력하였으며 1999년 12월 20일 채권금융기관과의 기업개선약정에 의하여 차입금 중 8,422억원을 출자전환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사는 기업개선약정 이후 기업개선약정서상의 경영성과를 달성하지 못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당사는 채권금융기관과의 기업개선약정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2001년 4월 11일 서울지방법원에 회사정리절차 개시신청을 하였고 2001년 8월 29일 회사정리계획안을 인가받아 대차대조표일 현재 회사정리계획을 이행 중에 있습니다.

당사의 주식은 1972년 5월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었으나, 2001년 11월 상장폐지되었습니다. 당사는 2001년 9월 28일자로 당사의 상호를 해태제과 주식회사에서 하이콘테크 주식회사로 변경하였습니다.

  현재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는 하이콘테크의 회계법인인 영화회계법인이 2004년 10월 4일부로 제출한 하이콘테크(주)의 2004년도분 감사보고서가 올라와 있다. 이 보고서는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 1항 '당사의 개요'를 통해 하이콘테크가 해태제과를 승계하고 있는 회사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오른쪽 박스 기사 참조).

  그리고 주석 중 19항 '제과 사업부분의 매각' 부분을 보면 "당사는 2001년 7월 18일 해태식품제조 주식회사(이하 "해태식품제조")와 체결한 영업양도계약서에 의하여 당사의 제과사업부분의 자산, 부채 및 영업을 2001년 9월 30일자로 4,150억원에 매각하였다"고 밝히고, 그 세부내역에서 매각당시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가격이 2,857억여원이고 명목상 매각대금 4,150억원에서 퇴직급여충당금. 사후조정금액, escrow 정산을 거쳐 총 2,857여억원이 실제 매각대금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해태제과(주)는 2001년 10월 해태제과(주) 제과 부문의 자산과 부채 일체가 명목상금액 4,150억원에 외국계 컨소시엄 회사인 ubs캐피탈 등에 매각되었고, 같은 해 7월 설립된 해태제과식품(주)에 자산에서 부채를 제한 2,857여억원에 해태제과(주)의 자산일체가 양수도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매각대금은 주주들 일반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헐값이었다. 실제로 당시 매각 주간사였던 abm-anro사가 해태제과(주)를 실사 평가하고 당시 해태제과(주)의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을 통해 발표한 해태제과(주)의 계속기업가치는 1조 2천억원이었고, 청산가치는 4천억원이었다. 이를 좀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흥은행의 '시세조정행위' 의혹

  2001년 1월 3일, 구 해태제과의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 홍칠선 여신본부장은 기자 간담회를 갖고 해태제과의 매각 협상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외국계 증권사 abn암로의 실사작업 결과를 들어 "해태제과의 청산가치는 4천억 원, 계속기업가치는 1조2천억원 정도"라고 설명하면서 "중간 가격인 7천억∼8천억 원 정도부터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를 전한 연합뉴스 2001년1월 4일자 기사 중 일부다.

  "조흥은행 등 해태제과 채권단은 지난해 외국계 증권사 abn암로를 주간사로 선정, 연말께 실사작업을 마친 결과 해태제과의 청산가치가 4천억원, 계속기업가치(계속영업을 했을 경우의 브랜드 등 자산가치)가 1조2천억원 정도되는 것으로 판정됐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중간 가격인 7천억∼8천억원 정도부터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빠르면 이달말께, 늦어도 내달 중순께 매각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태제과의 매각설이 나돌면서 약간씩 활기를 띠어가던 구 해태제과 관련주는 새해 벽두에 나온 홍칠선 본부장의 기자간담회 소식이 전해지자 새 주인에 대한 기대로 관심이 커지면서 거래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해태제과의 매각과 관련한 장미빛 보도도 계속 이어져갔다.

  2001년 2월11일 관련업계와 채권단에 따르면 이날까지 "외국 메이저 식품회사들을 포함한 24개 외국 기업이 채권단측에 인수의사를 전달"했으며, 당초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됐던 롯데제과는 인수의사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 1위의 식품회사인 네슬레가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었다.

  6억6천만달러까지 제시했던 네슬레가 협상에서 물러난 이유는?

  '네슬레'가 '해태제과'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국내 시장에서 커피와 이유식 등을 판매하는 네슬레가 오래전부터 모 제과업체와 합작 생산까지 검토했을 정도로 제과, 빙과 시장에 관심을 가져왔고, 네슬레가 해태제과를 인수할 경우 전국 유통망을 이용, 과자, 빙과류 시장점유율을 단숨에 30%까지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동서식품과 양분해왔던 커피시장에서도 우위에 서는 것은 물론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한 종류의 제품들까지 시장에서 독점 공급할 수 있게 된다는 이점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제과시장에 네슬레가 진출하면 대대적인 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임금 체계 변화 등 부수적인 변화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업계의 관심에 해태제과는 3월 24일 "2001년 4월 30일 제과사업부문 자산매각과 관련한 최종 입찰을 실시한다"는 공시를 하기에 이른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해태제과 매각이 거론되면 가장 먼저 거론되는 업체가 '네슬레'였다는 사실이다. '네슬레'는 해태제과 매각설이 처음 나돌던 1998년부터 줄곧 1순위로 거론되었고(당시 제시가격 6억6천만 달러) 2001년 매각때도 네슬레는 제1순위였다. 이는 당시의 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다음은 1998년 3월 19일자 연합뉴스 陳炳太 기자의 ' 해태제과 네슬레에 1조원 매각 추진'이라는 제목의 기사다.

  "해태그룹은 모기업인 해태제과를 스위스의 다국적기업인 네슬레에 매각키로 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영국계 인수합병(m&a) 전문 증권사인 슈로더가 중개를 맡아 지난 7일 입찰신청을 마감한 결과 유니레버, 허쉬, 네슬레 등 세계 10여개 다국적 기업들이 참여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입찰참여 회사의 평균 매수제시 금액은 1조원 상당에 달했으며, 네슬레도 6억6천만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에서 해태제과 매각이 성사될 경우대상의 라이신사업 매각에 이어 또한번 성공적인 해외매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입찰신청 회사 가운데는 일본의 다국적 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롯데의 참여 여부는 확실치 않으며 제과업계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네슬레가 유리한 조건을 내 걸어 낙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사는 네슬레가 1998년도 매각협상에서 이미 1조원에 가까운 6억6천만달러라는 매각희망금액을 제시하였음을 전하고 있는데, 이것은 네슬레가 해태제과 인수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슬레는 결국 협상 테이블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네슬레는 왜 해태제과 인수 협상에서 뒤로 물러났을까?

  매각과 관련한 보도와 여러 설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해태제과 채권단은 2001년 3월 29일 운영위원 회의를 열고 "해태제과의 기업인수합병(m&a)이 완료될 때까지 만기도래하는 채권의 원리금 상환청구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다. 그리고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 관계자는 "채권기관들은 기존 mou 약정에도 불구하고 채권회수를 위한 모든 법적절차의 착수를 유보하기로 했다"면서 "매각완료는 오는 9월말로 예정돼 있다"고 밝힌다. 그리고 해태제과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해태식품에 헐값으로 매각된다.

  구 해태재과의 소액 주주들은 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 해태제과 주주들이 제기하는 해태제과 매각과 관련한 의혹은 다음과 같다.


  구 해태제과 소액주주들이 주장하는 해태제과 헐값매각 관련 의혹들

  첫째는 1998년도부터 이미 매각금액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된 바 있고 2001년도에도 매각 의사를 밝힌 바 있는 네슬레와의 매각이 왜 성립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특히 최종 매각 대금이 네슬레가 처음 제시한 6억6천만 달러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액수라는 점에서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둘째는 2001년 4월 30일에 최종 입찰을 하겠다고 공시했으면서도 입찰을 했는지 안했는지에 대한 발표조차가 없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당시 예비 입찰에 참가한 24개 업체 가운데 속하지도 않은 ubs캐피탈에 낙찰되었다는 점과 ubs캐피탈과의 최종 입찰을 국내가 아닌 홍콩에서 그것도 공개 방식이 아니라 비밀리에 수행했다는 점이다(홍콩에서 입찰 후 ubs캐피탈에 낙찰되었다는 사실은 전 하이콘테크 법정관리인 금유식 관리인이 확인해준 내용이다).

  셋째는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2001년 3월 29일에 조흥은행이 이미 "매각완료는 오는 9월말로 예정돼 있다"며 매각 완료일을 발표했고 그대로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즉 이미 결정은 이미 내려져 있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기망성 정보를 흘리므로써 결국은 소액주주만 손해를 보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는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 측의 이해하기 힘든 행보 때문에 의혹이 더욱 강하게 제기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2001년 1월 15일부터 같은 달 28일 사이에 주채권단인 조흥은행은 주당 5천원인 자신들의 출자전환 보유주식을 평균단가 1천여원에 장내에서 매도했는데, 이 시점은 조흥은행의 홍칠선 본부장이 abn암로의 실사 결과를 들어 "해태제과의 청산가치가 4천억원, 계속기업가치가 1조2천억원 정도되는 것으로 판정됐다"면서 그 중간 가격인 "7천억∼8천억원 정도부터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한 직후였다.

  즉 소액주주들이 조흥은행이 발표한 내용을 믿고 열심히 주식을 사모으는 동안 조흥은행은 자신들의 주식을 팔고 있었던 것이며, 소액주주들이 애써 사모은 그 주식은 다름아닌 조흥은행이 헐값에 매각한 주식이었던 셈이다. 구 해태제과의 소액주주들이 가장 분통을 터뜨리는 부분이면서 조흥은행의 이같은 행위는 명백한 증권법상 금하고 있는 '시세조정행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이다.

  넷째는 앞서 잠깐 언급한 바 있는 네슬레 측의 태도다. 자신들이 매수하기를 바랬으면서 자신들이 제시한 가격에 턱없이 모자란 가격에 타사가 낙찰을 받았는데도 이를 묵인하며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하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이밖에도 소액주주들이 주장하는 의혹은 많다. 예컨대 정부-주채권단-박건배 회장으로 이어지는 라인에 대한 의혹과 조흥은행 위성복 은행장의 행보에 대한 의혹 등이 그것이다. 이에 대한 의혹은 다음 기사에서 계속 다루게 될 것이다. 여기서는 이상의 의혹과 관련하여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한 몇 가지 사실을 전하기로 한다.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한 우연들

  2001년 9월 28일 외국계컨소시움에 해태제과(주)의 제과부문을 최종 매각할 당시 여신본부장이던 홍칠선 상무는 이듬해 부행장으로 승진했으며, 2003년 7월 9일 조흥은행이 신한금융지주회사와 예금보험공사의 계약이 체결된 뒤 합병승인 임시주총 때까지 조흥은행장 대행을 하다가 현재는 신한금융지주회사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해태제과(주) 매각 당시 여신관리본부의 김모담당자(과장급)는 이듬해 두 단계 승진했고, 김모 담당차장 역시 승진하여 지점장으로 나갔다. 한모 담당부장은 상무급 임원이 되었고 홍 상무는 부행장이 되었다. 그리고 조흥은행장 연임을 바라던 위성복 행장은 정권이 바뀐 이후 이사회 상임의장이라는 은행장의 옥상옥이 되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한 우연으로 해태제과 주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 또한 의혹이라면 의혹으로 "해태제과 매각의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를 되뇌일 수밖에 없는 결과들이다.

  다음 기사에서는 해태제과 처리 문제를 둘러 싸고 벌어졌던 해태제과(주)의 주거래은행이자 주채권단으로 해태제과(주)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조흥은행과 당시 위성복행장에 대해 밝혀진 사실을 살펴보고자 한다. 국민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던 기업 해태제과 매각에 얽힌 진실 찾기에 네티즌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을 바란다.

▲▲ 하이콘테크(주)의 2004년도분 감사보고서 중 제과 사업부분의 매각 항목 ⓒ 금융감독원     ©송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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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0/19 [09:03]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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