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ISS, 대한민국 표준시계‘KRISS-1’개발

조선시대 역법과 대한민국 표준시의 공통점은?

장계원 기자 | 기사입력 2008/07/31 [00:32]

KRISS, 대한민국 표준시계‘KRISS-1’개발

조선시대 역법과 대한민국 표준시의 공통점은?

장계원 기자 | 입력 : 2008/07/31 [00:32]

세종이 천문을 담당하는 서운관의 보고에 따라 일식에 대비한 예식을 준비했다. 하지만 일식이 예상과 달리 늦게 시작되자, 세종을 반대하는 신하들은 하늘에서 세종을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세종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려 한다. 서운관이 일식 예측을 틀리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세종은 서운관이 우리의 하늘을 중국의 천문으로 해석하는 데서 오차가 발생했다고 판단
했고 반대 측 신하들이 주장하는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라 과학에서 찾았다. 이에 따라 세종은 학자들을 시켜 우리의 하늘에 부합하는 새로운 천문역법을 개발하도록 지시했고, 중국의 최신 천문학을 바탕으로 “우리의 하늘”에서 벌어지는 일식을 예측할 수 있는 “우리의 역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세종시대에만 우리 고유의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한 것은 아니다. 최근 kriss(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 정광화) 길이시간센터 시간주파수연구실은 100% 순수 국내 기술로 대한민국 표준시계 ‘kriss-1'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kriss는 해외에서 수입한 4대의 수소메이저와 5대의 세슘원자시계를 이용해 대한민국 표준시를 생성하고 있으며, 국제비교를 통해 국제표준(세계협정시)과 일치하도록 유지하고 있다.

 

상용의 원자시계에 의해 만들어진 시간은 1차 주파수표준기에 의해 보정이 되며, 이렇게 만들어진 시간을 국제원자시라고 한다. 1차 주파수표준기는 시간 단위인 초의 정의를 실현하는 실험실형 원자시계로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보유하고 있다.


kriss 시간주파수연구실은 지난 10년간의 연구활동을 통해 100 % 자체기술로 실험실형 원자시계인 ’kriss-1(개발한 원자시계에 붙여진 고유이름)‘ 개발을 완료했으며, 정확도 평가도 마친 상태이다.


기존의 세슘원자시계는 세슘원자를 이용해 만든 시계로, 초(1초는 세슘원자 복사선의 고유진동수를 이용해 정의함)의 정의에 이용하는 복사선과 관련된다. 하지만 복사선의 고유진동수는 자기장, 전기장, 빛, 온도, 중력 등 주변의 물리량에 의해 영향을 받아 변화한다. 변화한 값은 지속적인 보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상용 원자시계로는 보정이 불가능하며 단지 1차 주파수표준기와 비교해 주변 영향으로 변화된 값을 확인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개발한 실험실형 원자시계는 세슘원자 복사선의 고유진동수에 영향을 주는 10여 가지의 요인에 대한 변화를 정확히 결정하고 이 값들을 보정할 수 있다. 주변영향을 배제한 고유진동수를 찾아 이것으로 초의 정의를 실현할 수 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존의 세슘원자시계 보다 10배 이상 향상된 정확도의 시계를 구현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kriss-1’ 개발로 보다 정확한 주파수표준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간표준으로부터 직접 만들어진 주파수표준은 정확도가 시간의 정확도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정보통신, 방송, 첨단산업에서 사용하는 주파수기준기들의 정확도 평가에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전자상거래나 전자경매 등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면서 표준시의 활용 분야도 ▲인터넷 금융 ▲전자상거래, 전자경매 ▲인터넷 서버의 보안 기능 강화 ▲법적인 시점, 즉 사건의 정확한 발생시각에 대한 자료 ▲과학적, 역사적 중요사건의 발생시각의 기록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인공위성을 이용해 정확한 위치 정보를 얻어 활용하는 ▲내비게이션의 경우에도 시간의 정확도가 위치 정확도를 결정하는 필수요소이다.


kriss 정광화 원장은 “개발한 kriss-1은 현재 국제 등록 절차를 거치고 있으며, 등록 절차가 완료되면 시간의 정의를 실현하고 국제 원자시 생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kriss-1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는 진정한 의미의 시간원기라 할 수 있는 시간(초)의 정의를 실현하는 1차 주파수표준기를 가지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시간주파수연구실은 ‘kriss-1’의 성능개선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차세대 원자시계로 기대되는 광시계 개발을 위해 연구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기초연구를 확대하기 위해 고려대 물리학과와 원자분자광학 drc(degree and research center)의 설치를 추진 중에 있다.

 

확보한 기술은 산업체, 우주산업 등에 사용하는 원자시계 개발 연구에 활용해 현재 소형 원자시계의 자체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인공위성에 탑재하기 위한 위성탑재형 원자시계, 기존과 다른 레이저형 소형 원자시계, 칩(chip) 크기의 초소형 원자시계 개발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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