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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담백한 게 아니라 깔끔한 것 입니다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성제훈 박사

안녕하세요.

즐거운 월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날씨가 물쿠고 무덥다고 합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주말에는 유난히 먹을거리는 소개하는 방송이 많네요.
그 방송을 듣다 보면 '담백하다'는 낱말이 무척 많이 나옵니다.

이 담백은,
음식이 느끼하지 않고 산뜻하다, 또는 아무 맛이 없이 싱겁다는 뜻입니다.
썩 맛있다는 느낌과는 거리가 먼 이런 낱말을 먹을거리를 소개하면서 왜 그리 많이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책을 보면,
'담백'이 틀리고 '담박'이 맞다고도 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담백과 담박을 다 싣고,
복수 표준어로 봤지만,
한글학회 우리말큰사전에는 담백과 담박 어떤 것도 없습니다.

또 다른 책을 보면
단박이 아니라 담박이 맞고,
단백이 아니라 담백이 맞다고 합니다.

헷갈립니다.

제가 알기에 담백은
淡泊(たんぱく[단바꾸])라는 일본어에서 왔습니다.
묽을 담 자에, 배 댈 박 자를 써서
싱거운 맛 또는 산뜻한 맛을 뜻할 겁니다.

그럼,
"맛이 참 담백하네요."라고 하면 무슨 뜻이죠?
분명히 맛있다는 뜻일 텐데, 어떻게 맛있다는 거죠?
제 생각에는 너무 싱겁지 않으면서 짜거나 맵지 않고,
느끼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썩 고소하지도 않은 것을 말할 겁니다.
그렇다면 담백보다는 깔끔하다나 개운하다는 낱말이 더 잘 어울립니다. 산뜻하다고 해도 됩니다.

"맛이 진짜 담백하네요"보다는
"맛이 참 깔끔합니다."나 "뒷맛이 개운합니다."가 더 멋지지 않나요?

글을 쓰다 보니
깔끔하고 개운한 동치미국물을 마시고 싶네요. ^^*

오늘 점심은 시원한 동치미국물로~~~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물쿠다]

아침부터 무척 덥네요.
다들 휴가는 잘 보내셨나요?
저는 아직 못 갔습니다.
이 더운 날씨에 식구와 함께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질 않네요.

정말 엄청나게 덥군요.
텔레비전에서 이렇게 더운 날씨를 예보하면서,
찌는 듯한 무더위, 찜통더위, 불볕더위라는 말을 합니다.
바로 이런 때, '물쿠다'는 낱말을 소개하면 어떨까요?
"날씨가 찌는 듯이 덥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일기예보를 하면서,
방송하는 사람이,
"이렇게 날씨가 물쿠고 무더울 때는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생활해야 합니다."라고 말하고,
그 순간 화면 아래에,
'물쿠다'는 "날씨가 찌는 듯이 덥다"는 뜻의 순 우리말.
이라는 자막이 나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만날 '찌는 듯한 무더위'나 '찜통더위'만 듣다가
'물쿠다'는 낱말을 들으면 귀가 번쩍 뜨일 것 같은데...
제 꿈이 너무 큰가요?

그나저나 저희 집에는 그 흔한 에어컨도 없는데,
선풍기 한 대로 이 여름을 어찌 보낼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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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7/30 [18:09]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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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성제훈은 현재 농촌진흥청 농업공학연구소 정밀농업기계연구실에 근무하고 있으며 한글학회 정회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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