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으로 보는 세상 읽기(69) - 공자의 十翼傳(1)

이응국 | 기사입력 2008/06/11 [10:37]

주역으로 보는 세상 읽기(69) - 공자의 十翼傳(1)

이응국 | 입력 : 2008/06/11 [10:37]


* 공자의 十翼傳(1)

공자는 춘추를 지으면서 주역에 해설을 붙였으니 이른바 십익(十翼)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성인(聖人)의 말씀을 ‘경(經)’이라 하고 현인(賢人)의 글을 ‘전(傳)’이라 한다(聖經賢傳). 따라서 공자는 성인이므로 공자의 모든 글에 대해서 경(經)이라 말해야 하나 주역에서만큼은 공자의 말씀을 전(傳)이라 한다. 그만큼 주역은 큰 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공자가 말년에 노나라로 돌아와 육경(六經)을 정리하였을 때 다른 글에는 첨삭(添削)을 가하였으나 주역만큼은 한 글자도 고치지 않았다 한다. 『논어(論語)』술이(述而)에서 ‘나는 전술(傳述)만 했지 창작(創作)치 아니했노라(述而不作).’하신 말씀은 주역의 이 같은 배경을 단적으로 설명한 글이다.

또한 논어에서 공자 말하기를 ‘봉황이 오지 않고 하수에서 그림이 나오지 않으니 내가 그쳐야만 하는구나(鳳凰不至하고 河不出圖하니 吾已矣夫인져)’ 하였으니, 봉황이니 하도니 하는 말은 성인의 출세를 의미한다. 과거 문왕 때에 봉황이 나타났고, 복희씨 때에도 용마가 그림을 지고 나타났다. 그런데 공자 당시에 이 같은 영물이 나타나지 않아 공자는 탄식한 것이니, 이는 ‘술이부작’의 의미를 비유해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신 공자는 주역에 십익(十翼)을 붙였다. 십(十)이란 ‘완성의 수(數)’요 익(翼)은 ‘보익(輔翼)’의 뜻이다. 주역을 보충 설명함이 열 가지라는 것이다. 이 십익전 속에 대과시대를 근심하는 내용이 담겨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후천시대의 이상을 그리는 공자의 간절하고도 섬세한 배려가 담겨 있다. 또한 십익 속에는 선성(先聖)이신 복희씨와 문왕 주공의 도를 잇겠다는 취지도 담겨 있다.

옛날 복희씨는 양효(陽爻: ─  )와 음효(陰爻: -- )로써 괘를 그려서 음양의 심오한 이치를 포괄(包括)했으니 이로써 문자가 없이도 사람들을 깨우칠 수 있었다. 문왕에 이르러서는 이미 문자가 있었으므로 복희역을 착종(錯綜)해서 64괘의 순서를 세우고(서괘(序卦)), 문자를 붙여서(彖) 역도(易道)를 밝혔으며 그의 아들 주공은 384효사를 지었으니, 이는 당시에 복희역만으로는 역도를 깨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래구당은 이를 두고 표현하기를 ‘복희씨가 그은 한 획은 부처님의 염화미소요(羲皇之一畫은 拈花微笑요), 문왕과 주공의 단(彖)과 상(象)은 문수보살의 사치스런 말이다(文王周公은 文殊饒舌이라)’ 하였다. 즉 괘상(卦象)에 모든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며 문자는 다만 장식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문왕과 주공의 말도 장식에 불과하다는 것인데 공자는 어찌해서 또 십익을 붙였을까? 사실 알 수 있는 사람이라면 괘만 보고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기운이 순박한 복희씨 당시에는 그것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왕 당시에 이르러서는 괘만 갖고서는 알 수 없는 시대가 되었으니, 문왕과 주공이 이에 단(彖)과 상(象)을 붙였을 것이다. 문왕으로부터 또 500여 년이 지난 공자 시대에 와서는 세태는 더욱 혼란스러웠고, 진도(眞道)는 세월이 흐를수록 아득하기만 하였다. 따라서 공자가 십익을 붙인 것도 문왕의 괘사(卦辭)와 주공의 효사(爻辭)만으로는 당시의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부득이 10가지의 전(傳)을 붙인 것이다.

십익에 대해서는 혹 공자가 지은 것이라고도 하고 혹 그의 문하(門下)에서 이루어졌다고도 하는데 하여간 공자의 말씀일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설이다. 그리고 공자의 十翼을 나누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이 분분하다. 자료에 의하면 숭산(崇山) 조씨(晁氏)가 처음으로 경전(經傳)에 대한 설을 언급하였는데, 그는 고경(古經)을 고정(攷訂)하여 8권으로 개정하였다 한다. 8권으로 분류한 내용을 보면, ①괘효(卦爻) ②단(彖) ③상(象) ④문언(文言) ⑤계사(繫辭) ⑥설괘(說卦) ⑦서괘(序卦) ⑧잡괘(雜卦)이다

처음에는 8권으로 분류하였으나 후에 동래(東萊) 여조겸(呂祖謙)이 경(經) 2권과 전(傳) 10권으로 정하여 고경(古經)으로 삼았으니 주자(朱子)가 그의 저서인 본의(本義)에서 이를 따른 것이다. 여조겸은 주역을 상경(上經) 30괘와 하경(下經) 34괘의 2권으로 나누고, 공자의 십익을 ①단상전(彖上傳), ②단하전(彖下傳), ③상상전(象上傳), ④상하전(象下傳), ⑤계사상전(繫辭上傳), ⑥계사하전(繫辭下傳), ⑦문언전(文言傳), ⑧설괘전(說卦傳), ⑨서괘전(序卦傳), ⑩잡괘전(雜卦傳)으로 분류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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