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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보는 세상 읽기(65) - 주공(周公)과 384효사
 
이응국


*주공(周公)과 384효사

  주공(周公)은 문왕의 아들이요 무왕의 동생으로 이름은 단(旦)이다. 무왕이 천하를 평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자 무왕의 아들인 성왕(成王)이 13세에 제위에 오르게 된다. 이에 주공은 섭정으로 주나라 왕실을 도왔다. 주공은 노나라의 제후로 봉해졌으나 임지로 갈 수 없었고, 대신 아들을 제후로 봉했다. 주공은 임지로 떠나는 아들에게 신신경계를 하였다.

  “나는 문왕의 아들이요 무왕의 아우이며 지금 임금인 성왕의 삼촌이다. 이런 지위에 있는 나로서는 천하의 어진 선비들을 맞이하기 위해서 한 번 머리를 감다가도 세 번이나 그것을 중지하고 머리카락을 움켜쥐었으며(一沐三握髮), 밥상을 받았다가도 선비들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세 번이나 입 속에 든 밥을 뱉았다(一飯三吐哺). 이번에 네가 부임해 가거든 나의 이런 일을 명심해서 만 가지 일을 삼가야 한다”

  주공의 사적은 예기에서도 나온다.『예기』명당위에 「주공이 무왕을 도와서 주(紂)를 벌하고, 무왕이 붕어하자 성왕이 유약함에 주공이 천자의 위를 밟아서 천하를 다스렸다. 6년에 명당(明堂)에서 제후를 입조(入朝)시키고 예절과 음악을 제작하고 도량(度量)을 반포하니 천하가 크게 복종했다」하였다. 시경의 대아(大雅)와 주송(周頌) 등이 바로 이를 찬양한 노래이다.

  주나라가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주공의 덕분이었다. 공자는 꿈에서라도 주공을 보고 싶어 할 정도로 그를 찬양했다.(논어 술이편). 논어 양화편에서도 “만약에 나를 쓰는 자 있다면 나는 그 나라를 동주(東周)와 같은 나라로 만들 수 있다”라고 하며 공자는 주나라를 정치의 이상향으로 삼았다. 그의 사상의 한 중심에 주공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주공은 주역의 저술에도 공이 있었다. 주역을 문왕이 저술했다고 했지만 문왕은 단지 64괘를 해설한 괘사(卦辭:주역에서는 이를 단사(彖辭)라 말한다)를 지었고, 주공은 384효사(爻辭)를 지었다. 한 괘마다 6효씩 있으므로 64괘는 384효가 되는 것이다. 혹 괘사와 효사 모두 문왕의 소작이라는 설이 있지만, 주역의 효사를 살펴보면, 문왕 후의 일이 많이 나오고 있다. 승괘(升卦) 육사효에서의 ‘왕이 기산에서 형통함을 쓰다(王用亨于岐山)’라는 내용이 그 예이다. 여기에서 왕은 문왕을 가리키는 것으로, 문왕이란 칭호는 무왕이 은나라를 친 뒤에 시호로 추존한 것이므로 문왕 생존 시 사용한 구절로 보기 어렵다.

  명이괘(明夷卦) 육오효의 ‘기자가 밝음을 상했다(箕子之明夷)’라는 내용 또한 그러하다. 문왕이 유리옥 속에서 역을 지은 것이니 만큼 ‘기자지명이’라는 예언적인 내용은 마땅치 않은 것이다. 이런 점으로 살펴본다면 괘사는 문왕이 짓고 효사는 주공이 지었다는 설이 대체로 일리가 있다 하겠다.

  7년 동안 섭정한 후, 주공은 성왕에게 정권을 물려주었다. 성왕이 낙읍(洛邑)을 영조(營造)하게 하니 이는 선왕인 무왕의 뜻을 이어받고자 함이었다. 소공(召公)이 집 지을 곳을 살피고 주공(周公)이 낙읍에 이르러 왕성(王城)을 건축하여 구정(九鼎)을 안치하였으니, 호경(鎬京)은 서도(西都)가 되고 낙읍이 동도(東都)가 된다. ‘구정을 안치했다’ 하는 이야기는 사기(史記)에 나온다. 아마도 역사적 사실이 그러하다면 이 구정은 과거에 하우(夏禹)씨가 주조했다는 구정일 것이다. 낙읍은 옛날 하나라가 도읍했던 곳이다. 하나라의 우임금이 치수(治水)할 때 신령한 거북이 나타났고, 그 거북의 등에 새겨져 있었다는 낙서(洛書)를 보고 홍범의 도를 펼친 곳이다. 거북의 등장은 다분히 설화적이지만, 우임금은 낙서의 원리로 홍범의 제도인 정전법을 실시한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명당(明堂) 역시 낙서의 원리에서 나온 것이다. 주공은 성왕에게 말하기를 “낙읍은 천하의 중심이 되니 사방이 조공을 바치러 들어옴에 거리가 똑같습니다.” 했다. 이후「소고(召誥)」「낙고(洛誥)」의 글을 지었다. 서경에 나오는 내용이다.

  낙읍이 천하의 중심이 되며 낙읍을 중심으로 천하의 방향을 정했다는 사실을 살펴보면, 이는 문왕팔괘의 방위와 그대로 부합된다. 문왕팔괘를 보고 낙읍에 도읍을 정할 것을 생각했는지 아니면 낙읍을 보고 문왕팔괘를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문왕팔괘와 낙서는 유관(有關)함이 틀림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낙서를 보고 문왕팔괘를 그렸다는 뜻은 아니다. 만약에 문왕팔괘가 낙서에서 나왔다고 한다면 문왕이 낙서를 보았다는 말인데,『서경』홍범에서 무왕이 기자를 방문해서 홍범구주의 도, 즉 낙서의 원리를 물은 것을 보면 무왕이 낙서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고 결국 선왕이신 문왕도 낙서를 보지 못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문왕은 무엇을 보고 팔괘를 그렸을까? 이것에 대해서는 좀 더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데, 결론만 말하자면, 문왕팔괘는 복희팔괘에서 도출해낸 것이지 낙서를 보고 그린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문왕은 복희씨의 도를 계승한 것이지 하우씨의 도를 계승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서는 후일에 설명할 기회를 가지기로 하고, 다만 건괘 문언전의 구오효사를 참조하라고 일러두고 싶다. 하도는 선천을 주장하고 낙서는 후천을 주장하듯이 복희팔괘는 선천을 주장하고 문왕팔괘는 후천을 주장하니, 낙서와 문왕팔괘는 이치로서 볼 때 맥락이 서로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문왕의 아들인 무왕이 낙읍에 도읍하려 한 것이고, 주공이 이를 실천했던 것이다.

▶ 필자는 대전광역시 유성문화원과 학회에서 주역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14:00~16:00 : 주역상경.(학회강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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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4/28 [11:59]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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