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단위 미터는 'M'이 아니라 'm'입니다

성제훈 박사 | 기사입력 2006/07/10 [10:18]

길이단위 미터는 'M'이 아니라 'm'입니다

성제훈 박사 | 입력 : 2006/07/10 [10:18]

[고양꽃박람회 직진 200m]
 
주말 잘 보내셨죠?
저는 고양 꽃박람회에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가서 이틀간 퍼지게 놀다 돌아왔습니다. ^^*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생각한 건데요.
한국도로공사에서 만든 도로표지판에 있는 거리 표시는 단위가 정확합니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 만든 표지판의 단위는 많이 틀려있습니다.
오늘은 그 단위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단위’ 하면 할 말이 많은데, 차분히, 천천히 풀어가기로 하고,
오늘은 간단한 것만 할게요.^^*

놀러 가는 길에,
‘고양꽃박람회 좌회전 3.2km’라고 써진 간판이 있었고,
‘고양꽃박람회 직진 200m’라고 써진 간판이 있었습니다.

앞에 있는 것은 고속도로에 있는 간판이고,
뒤에 있는 것은 고양시에서 만든 간판입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우리는 흔히,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미터를 씁니다.
그 미터를 ‘m’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단위에서 ‘m’은 10의 6승인 메가를 의미합니다.
내 컴퓨터 하드 용량이 500메가일 경우, 500m으로 표시하죠.

길이의 단위인 미터는,
‘m’이 아니라, ‘m’입니다.
킬로미터도,
‘km’가 아니라
‘km’입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 12월에 만든
국가표준기본법에서 si단위를 법정단위로 채택하였습니다.
그 법에 따라,
미터를 길이 측정단위로 쓰게 된 겁니다.
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어쨌든,
길이를 나타내는 미터는
‘m’으로 쓰지 않고,
‘m’으로 씁니다.
 
무게 단위는,
'kg'이나 'g'이 아니라,
'kg'나 'g'로 씁니다.

제가 근무하는 사무실 입구에도,
‘공사현장 300m’라는 간판이 있습니다.
명색이 공학을 다룬다는 사무실 앞에
그런 간판이 버젓이 놓여 있으니
이를 어찌해야할지...쩝...^^*

이번 주도 많이 웃으세요. ^^*

[2리터, l]

“어떤 수량을 수치로 나타낼 때 기초가 되는 일정한 기준”을 단위라고 하는데요.
그 단위는 세계적으로 통일한 일정한 원칙이 있습니다.
국제도량형위원회에서 원칙을 정했고,
우리나라도 그 원칙을 따르게 되어 있죠.

그 원칙을 파일로 첨부합니다.
첨부한 파일 25쪽(파일내 인쇄된 105쪽)에 보면,
위에서 아홉째 줄에
‘litre l, l’이라는 게 보일 겁니다.
바로 그게 리터를 l과 l로 표기한다는 의밉니다.
표 밑에 있는 주석을 보면,
리터 단위는 1879년 국제도량형위원회에서 채택했고,
l과 같이 쓸 수 있는 l이라는 단위는
l이 숫자 1과 헷갈릴 수 있어서 이를 피하기 위해
1979년에 국제도량형위원회에서 받아들였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리터의 단위는
l과 l이 맞습니다.
 

단위 이야기가 나온 김에 몇 가지만 더 짚고 가겠습니다.
1. 단위기호는 본문의 활자체와 상관없이 로마체(직립체)로 쓰는 게 원칙입니다.
km, m 등은 km, m로 써야 합니다. km, m로 쓰면 안 됩니다.
2. 단위 뒤에는 마침표를 찍지 않습니다.
3. 단위는 앞에 오는 수치와 한 칸 띄어 씁니다. 다만, c(온도)와 %는 붙여 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내용입니다. 논문을 쓸 때는 단위를 띄어 씁니다.
그러나 우리말은 수관형사와 의존명사나 단위명사는 띄어 쓰되,
수 표기를 한글이 아닌 숫자로 표기했을 때는 붙여 씀도 허용합니다.
보편적으로 독서 능률을 생각하여 숫자는 의존명사나 단위명사와 붙여 씁니다.
또한, 의존명사나 단위명사 다음에 오는 접미사나 조사 역시 붙여서 한 단어로 처리합니다.
예를 들면 102 개 (x) -> 102개 (o)
10 원짜리를(x) -> 10원짜리를(o)
방 2 개 짜리(x) -> 방 2개짜리(o) 입니다.

리터 표시를
저도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지만,
심지어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컴퓨터의 os인
윈도도 틀려있습니다.
윈도에서 단위기호를 쓰기 위해서는 한글 자음을 입력하고 한자 키를 누르면 되는데요.
거기에도 리터 l을 필기체 ℓ로 써 놨습니다.
hwp도 마찬가집니다.
문자표에 ℓ, mℓ로 잘못 나와 있습니다.

또한,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발행한 사전에도,
ℓ로 나와 있고,
국립국어원에 전화해보니 답변도 역시 그렇더군요.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제대로 나와 있습니다.
초등학교 수학교과서 3-나,
64쪽에 리터는 l로 쓴다는 내용이 있다고 하네요.

[쾌감속도 300km]

오랜만에 기차여행을 하니 기분이 참 좋네요. ^^*
어제 새벽에 기차를 타고 전주에 갔었는데요.
기차간에 붙은 안내판이 눈에 거슬려서...

ktx를 선전하면서,
‘쾌감속도 300km’라고 썼더군요.
속도감을 나타내기 위해서 삐딱하게 썼는지는 모르지만 잘못된 게 있네요.

잘못을 짚어보면,
1. km는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이지 속도를 나타내는 단위가 아닙니다.
속도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거리를 시간으로 나눠줘야 합니다.
곧, km/h가 속도의 단위죠.
‘쾌감속도 300km/h’라고 하거나, 쾌감속도 시속 300km‘라고 해야 합니다.

2. 단위를 km라고 쓰지 않고 km라고 쓴 것은 잘한 것인데,
km를 삐딱하게 필기체로 쓰면 안 됩니다. 정자로 써야 합니다.
단위는 정자로 쓰게 되어 있습니다. ^^*

말이 나온 김에,
얼마 전 텔레비전 뉴스에,
한 기자가 미국에 또 큰 태풍이 온다면서,
‘최대풍속 200킬로의 강력한 태풍’이라고 말하더군요.
킬로는 10의 세 제곱을 의미할 뿐 단위가 아닙니다.
‘시속 200킬로미터’라고 해야죠.

오늘은 어제보다 더 따뜻할 거라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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